"장군님이 그립다"는 노수희, 북한 군인과
                       [무단방북 11주째 범민련 부의장, 그는 누구인가]
                      우리 대한민국 국민, 이들을 두고만 볼 것입니까?

 시위 투쟁력 인정받아 지도부로 - 세운상가 노점상 출신집시법 등 전과 19, 김일성이 작명한 범민련 '원년 멤버' - 일간지 광고 보고 찾아가 "통일운동 하고 싶다" "김정일은 위대한 령도자" 찬양 - 방북 직전엔 한명숙·이정희와 야권연대 기념촬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100(325)을 맞아 무단 방북한 뒤 11주째 북한에 체류 중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의 노수희 부의장이 지난 5일 판문점을 방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7"(노수희가) 4일부터 7일까지 판문각, 정전협정 조인장 등을 참관하고 군사분계선 남측지역에 구축된 콘크리트 장벽을 보았다"고 전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에는 노수희가 잿빛 인민복 차림으로 판문각 2층 난간에 서서 북한군 장교와 얘기를 나누며 남측을 응시하는 장면도 담겼다.

 ◇"장군님이 그립다"는 노수희
노수희는 통일부의 방북 승인 없이 북한에 갔다. 325일 김일성광장에 내걸린 대형 김정일 초상화 앞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고 쓴 조화를 바쳤다. 326일에는 김일성 생가인 평양 만경대를 찾아 방명록에 '국상(國喪)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 대신 조국 인민에() 사과를 만경대에 정중히 사죄드림()니다'라고 썼고, 같은 날 평양 개선문에서는 "아 그 이름도 빛나는 김일성 장군님"이라는 가사의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불렀다.

 지난 324일 무단 방북해 10주 이상 북한에 체류 중인 노수희(왼쪽)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지난 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을 방문해 북한군 간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수희는 무단 방북 11일 전인 지난 3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권 연대 공동선언 행사에 참석해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표 등과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노점상 출신 범민련 '원년 멤버'
공안 당국에 따르면 노수희는 68세로 30대 후반인 1980년대 초반부터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노점상 생활을 했다. 1980년대 후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던 전국노점상연합회 간부를 맡으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1993년에는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열 운동권 단체의 총집합체인 전국연합 산하 서울연합 공동의장이 됐다. 그는 집회·시위 현장에서 물불을 안 가리는 '활약'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두 번째 줄 동그라미)이 무단 방북하기에 앞서 지난 313일 국회에서 열린 야권 연대 공동선언 행사에 참석한 모습. 노 부의장 앞줄에 백낙청(앞줄 가운데) 서울대 명예교수와 한명숙(백 교수 오른쪽)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 이정희(백 교수 왼쪽) 통합진보당 대표 등이 앉아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김일성 지령에 따라 출범한 범민련 남측본부와는 19911월 결성준비위원회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전국노점상연합회 부회장이었던 노수희는 한 일간지에 난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준비위원회 광고를 보고 준비위를 찾아가 "통일운동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 뒤 준비위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수희는 2005년 범민련 서울연합 의장에 오르며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을 겸하게 됐고,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작년 12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법정 구속된 뒤로는 의장대행 역할을 해왔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집시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 전과(前科) 19"이라고 했다.

 ◇판문점으로 오나?
노수희의 귀환 시점은 점치기 어렵다. 노수희는 지난 425일 평양에서 열린 범민련 북··해외본부 대표회의를 끝으로 공식 방북 일정은 모두 마친 상태다. 지난달부터는 묘향산·금강산 등 북한 명승지를 찾아 유람을 다니고 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4월 말부터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과 폭력사태로 국내에서 종북주의 논란이 거세지자 귀국을 늦춘 것 같다"고 말했다. 귀환 루트는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과거에도 유엔사가 동의해주지 않았는데도 한상렬 목사 같은 남측 인사들을 막무가내로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한이 대남 공작 차원에서 1990년 남북한과 해외의 재야단체들을 연계해 만들어낸 종북(從北반한(反韓) 통일전선조직. 해외본부(당시 의장 윤이상)는 그해 1216일 독일 베를린(1992년 도쿄로 이전)에서, 북측본부(윤기복)1991125일 각각 결성됐다. 남측본부는 1991123일 발족한 결성준비위 활동을 통해 1995년 정식 출범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직접 조종하는 범민련 남측본부는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로 판결 받았지만 해산하지 않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다른 이적단체들이 간판을 바꾸는 식으로 조직을 보전하는 것과 달리, 범민련은 김일성이 직접 이름을 지어줬기 때문에 개명(改名)도 해산도 못 한다"고 말했다. 이지경인데도 야권은 이들 편만 들고 감싸고 있으니....어찌할꼬....

이용수 기자 이메일 hejsu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