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이 밤마다 시달리는 악몽

                     장마당 군중봉기, 측근의 배신, 인민군대의 모반

백승목 논설위원, hugepine@hanmail.net

 
 저 멀리 북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작년 12월 17일 과일노점상을 하던 26세 청년이 경찰의 과잉단속과 과일압수, 억울함을 호소하러 갔던 시 당국의 무반응과 냉대에 격분하여 분신자살을 기도하여 중화상을 입고 치료 중 1월 4일에 사망하게 된 것을 계기로 전국적인 반정부시위로 번지자 벤 알리 대통령이 14일 사우디로 탈출, 23년 독재가 무너졌다.

사망 219명과 부상 510명의 희생자를 낸 튀니지 시민혁명여파가 인접 아프리카 전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예멘, 수단, 알제리, 이집트에서 장기집권 독재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내외로 부터 강력한 사임압력을 받고 있어 얼마나 더 버텨낼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사우디 역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런 소식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랍 아프리카는 물론 인도양을 건너 태평양을 거쳐 남중국해와 황해에 이르면서 중국도 긴장을 하고 특히 북괴 김정일은 좌불안석이 되어 밤마다 측근의 배신, 형제의 난, 군중봉기와 인민군대의 반란으로 김일성 무덤이 파 헤쳐지고, 동상 목이 잘려나가는 악몽에 시달릴 것이다.

더구나 북에는 1개 군에 1~2개, 시에는 3~5개, 전국적으로 350여개의 장마당이 있어 언제 어디서라도 튀니지에서처럼, 장마당 상인과 단속에 나선 보안원간에 마찰과 충돌이 자주 발생하여 어느 순간에 이것이 격화되면서 군중폭동으로 비화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병든 김정일이 스물여덟 살 철부지 삼남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내려주고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감투까지 씌워 3대 세습을 서두르는 가운데, 김일성 패션으로 김일성 이미지를 연출하고는 있지만 북한주민 중 누구하나 이에 승복하는 자가 없을 게 사실이다.

김정일은 어제 밤에도 그제 밤에도 믿었던 매부 장성택 인지, 사랑하는 새끼 김정은 인지, 아니면 믿고 싶은 이영호 인지, 믿었던 오극렬 인지, 어쩌면 마음속깊이 아껴 준 누이 김경희 인지 누군가 분명치는 않지만, 새파란 비수를 목덜미에 들이대고 독기어린 눈으로 노려보는 모습에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가위눌려 발버둥 치다가 겨우 깼을 것이다.

김정일은, 교통사고로 꾸며 먼저 보낸 김책, 남일, 김용순, 리제강 같은 ‘동지’ 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너 죽고 나도 죽자”며 달려드는 악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이다. 1300여 년 전 고구려 독재자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그랬듯이 행여 중국으로 도망친 김정남이 중국을 등에 업고 '왕자의 난' 이라도 일으킬까봐 좌불안석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것이다.

요즘은 웬일인지 김정일 눈에 국방위원이면서 당 군사위원을 겸한 김영춘, 장성택, 주상성, 우동측, 주규창, 김정각의 눈치도 달리 보이고, 김정은을 둘러 싼 당 군사위원회 신진세력 이영호, 김정각, 김명국, 김경옥, 김원홍, 정명도, 이병철, 최부일, 윤정린, 최상려, 최경성 들이 저희끼리 무언가 쑤군댈 것 같아 한 날 한 시도 편히 잠들지 못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영호 총참모장, 김원홍 보위사령관, 윤정린 호위사령관 등 믿는 도끼에 언제 발등을 찍힐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욕심 많고 무모한 정은이 녀석이 1000년 전 후백제 견훤을 연금하고 왕위를 찬탈한 신검처럼 언제 어느 순간 병든 애비를 유폐하고 스스로 왕 노릇을 하겠다고 반역하는 악몽에 시달리다 못해 잔명(殘命)부지조차 어렵게 됐다.

저 멀리 아프리카 튀니지와 알제리, 이집트와 수단에서 불어온 <인민봉기>의 불길이 北 전역에 널려 있는 350여개 장마당에 옮겨 붙고, 김정일 생일이라는 2월 16일 아침에 김정숙 사적지가 불타고 김일성 생일날인 4월 15일 아침에 만경대가 불타고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 황금동상 목이 잘려 나갈 때 김정일이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김정일이 매일 밤 시달리는 여러 가지 악몽 중에 악몽은 김정은이 이영호등에 업혀 궁정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고 병든 자신을 유폐하는 것이요. 군 보위사령관 김원홍이나 언제나 총을 차고 있는 호위사령관 윤정린이 역심을 품고 이를 실행하는 일이요. 믿었던 매부 장성택과 피붙이 김경희가 모의하여 배신을 때리는 일이다.

그 보다도 더 무서운 꿈은 장마당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김일성광장에서 봉기가 일어나 진압에 내보낸 인민군대가 총구를 돌려 김정일 가슴에 복수의 총탄을 안기는 일이 될 것이다. 김일성 동상 목이 잘리고 김정일이 차우세스쿠 뒤를 따라 총살대에 매달릴 그 날이 2011년 2.16이 될지, 2012년 4.15가 될지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