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부리 찌르레기가 나뭇잎을 물고 둥지로 돌아왔다. 이 모습을 보면서 문득 감람나무 잎사귀를 물고 노아가 기다리는 방주로 돌아온 비둘기가 생각났다. 하나님의 심판이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 돌아왔던 그 비둘기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지금 우리가 절실하게 목말라 하는 기쁜 소식을 기다려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가벼운 문제가 아니니 하루아침에 뚝딱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 트럼프가 해 왔던 말들을 생각 해 보면 이건 너무나도 실망스런 수준이다. 차라리 그의 말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기사 합의문 서명은 예정에도 없던 것이었으니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결정들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합의문 수준을 크게 뛰어 넘을만한 내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결정이 있다면 분명 합의문에 포함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미리부터 포기하기 보다는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 홍해바다 속의 길을 드러내 보이듯이 우리가 전혀 예상도 못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새 일을 이루어 가실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노아는 홍수가 멈춘 후에 밖의 상황을 알기 위하여 까마귀와 비둘기를 창밖으로 내보냈을 때 빈 입으로 돌아온 비둘기를 보고 실망하지 않고 7일이 지난 후에 두 번째 비둘기를 내보냈고 마침내 감람나무 잎사귀를 통해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감람나무 잎사귀를 물고 올 비둘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음 소식을 기다려 보자.
공주에서 곽완근 기자(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