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의 산마루서신
리더의 조건과 노숙인들 



지난 화요일 노숙인 형제들의 자활 프로그램을 새로이 시작하였습니다.

15분이 오시기로 하였는데 10분이 오셨습니다.

비가 오는 아침 7시에 모였기에

분명한 자활의 의지를 가진 분들만이 오셨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너무 힘이 들고 손이 부족하기도 하고,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자 노숙인 형제님들 중에서 리더를 세워야겠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전도사님께 5가지 기준을 가지고 살펴서 이에 합당한 분이 계시면

한 달 후에 그분을 리더로 세워서 자율적으로 운영하자고 하였습니다.

 

1.     시간을 지켜서 나오시는 분

2.     열심히 일하시는 분

3.     끝까지 일하시는 분(시종일관)

4.     말이 없는 분(시끄럽지 않는 분)

5.     남을 돕는 분

 

저는 이런 분이 과연 한 분이라도 있을까 생각하며

리더의 기본 조건을 기준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다수의 분들이 이 기준에 접근하였던 것입니다.

그 가운데 특별히 두 분은 120%를 충족시키는 분이셨습니다.


아예 새벽 3시에 오셔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고,

비가 오는 중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하시고,

묵묵히 말이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이 다 끝나자 흩어져 있는 농기구를 물로 닦아 제자리에 두고

뒷정리까지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한분 한분 봉투에 붓펜으로

이름을 써서 3만 원씩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건전한 사람들까지도 일자리가 없어 헤매며

뜻하지 않은 실패로 가정을 잃고 거리에 내몰리고 있는가!”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나쁜 말을 들으면

내게서 멈추게 하십시오.

아름다운 세상이

내게서 시작될 것입니다.<>


 

*사진 설명

5월 12일 산마루 수도원 사랑의 농장에서

자활을 위해서 함께 노동하시는 노숙인 형제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