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십자가에 표출된 사도영성


사도영성 홍항표 목사.jpg 십자가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죄에서 구원하며, 적대적인 악의 세력을 극복하고, 하나님과 화목케 한다. 복음주의 영성과 신학에서 십자가가 차지하는 위치는 십자가는 언제나 우리의 교리를 규정하고, 설교를 지배하며, 헌신을 고취시키고, 선교의 동인이 된다는 것이다. ‘영성이란 하나님을 체험하는 것, 곧 신자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는 내적인 삶, 우리로 하여금 변화되고 행동을 취하게 하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경건 생활과 훈련, 그러므로 다른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축을 말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무엇보다도 십자가로부터 비롯되고, 감사함으로 십자가에 반응하며 겸손하게 십자가를 본받는 가운데 살아가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대한 묵상과 그분의 살아있는 말씀에 대한 순종에 기초한 영성보다 더 풍성한 영성은 있을 수 없다. 잘못된 것은 영성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십자가의 의미는 언제라도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사 자신을 주셨기 때문에, 신자들 또한 복음을 전하고, 사회 참여를 하며, 화평케 하는 자가 되고, 자기희생과 부인을 통해 자신을 드린다.

 

모든 섬김과 선교는 십자가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사하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역에서 시작되고 유지된다. 왜냐하면 영성의 근본이 되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십자가에서 온전히 회복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십자가 모양이다. 우리가 죄와 이기적인 개인주의와, 욕심과 야망, 세상의 사고방식과 그리고 옛 성품이 지시하는 삶에 대해서 죽고, 그리스도의 죽음 안에서 그분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십자가 중심의 영성에는 분명 몇 가지 위험이 있다.

 

먼저 불건전한 병적 상태에 빠져 갈보리의 어두움에만 너무 머무를 위험이 있다. 또 그리스도를 계속 십자가에만 계시게 하고 성육신과 부활 그리고 오순절의 중요성도 폄하할 위험이 있으며, 이 세상을 하찮게 여기고 왜곡된 방식으로 세상을 부인할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 지심으로 우리가 죄인이면서도 아무런 장벽 없이 하나님의 사랑과 죄 사함을 알 수 있게 하셨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어떤 비인격적인 정의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과 우리의 인격적인 도덕적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의 대속물로 죽으셨음을 의미한다. 죄를 대속한다는 개념은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법적인 것이 결코 아닌, 관계에 대한 것이다. 곧 거룩하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과 죄 많고 자격 없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 관계에서 하나님은 단절의 대가를 스스로 지심으로 회복을 위한 행동을 취하신 것이다.

 

사도영성은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체험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친밀한 만남과 교제가 형성되고, 실존 속에서 영적인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제시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내적인 경험과 현실적인 통합을 통해서 삶에 실현될 때 비로소 기독교 핵심에 이르는 것이다. 이렇듯 사도 영성은 성경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인격적인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그리고 이웃과의 수평적인 관계를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연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