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도 웃지도 못할 조문
인터넷 동호회 여자 회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평상시 알던 회원들에게 전화해 병원 영안실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난처한 일이 생겼다. “오늘 상주 ‘수선화’ 님 이름이 뭐야?” 상주 이름은 모르고 아이디만 알았던 것이다. 10년 넘게 알아 온 회원 이름도 모르다니···
결국 전화로 이름과 빈소를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가 회원들의 부의 봉투를 받아 갔는데, 일일이 이름을 적으라는 것이었다. 난감했다. 다들 ‘홍길동’ ‘고목나무’ ‘ 불도사’ ‘사냥개’ 등 아이디로만 활동했는데 이름을 쓰면 나중에 상주가 어떻게 알겠는가?
고민 끝에 일단 ‘황토방’ 이라고 내 아아디를 적었다. 같이 온 회원들도 머뭇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회원들이 ‘보리쌀’ ‘사과개짝’ ‘거북이 사자’ 라고 쓰니 접수받는 분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누가 볼까 얼른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그다음 회원이 한참을 머뭇거렸다. 빨리 하라고 재촉하니 키도 덩치도 큰 회원이 봉투 구석에 깨알 같은 글씨로 ‘캔세라난세’ 라고 쓰는 것이었다. 얼마나 글씨가 작은지 접수 받는 분이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 읽으며 회원 얼굴을 위아래로 살폈다. 우리는 바짝 긴장했다.
그때 이 광경을 지켜본 마지막 회원이 갑자기 밖으로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뛰쳐나가는 회원을 향해 소리쳤다. “염라대왕 님 어디 가세요?”
출처 /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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