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염원 ‘일치’에 교단·교파 초월 석학들 한 자리

혜암신학연구소 개소…제1회 자문위원 겸 편집위원회

분열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목도하며 한국교회의 오랜 염원인‘일치’와‘화합’이라는 과제를 놓고,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한국 신학계 최고 학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혜암신학연구소 자문위원 겸 편집위원회 첫 회의가 17일 오전 안암동 소재 크로스빌딩 5층 연구소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초대 소장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를 비롯하여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전 세계 YMCA 회장),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 김영한 숭실대 전 기독교대학원원장,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 조인형 강원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기장, 통합, 합동, 성결교단 등 다양한 교단과 교파의 인사들이 두루 참여해 다양성 속의 일치의 면모를 보여줬다.

인사말에서 이장식 초대 소장은 "본 연구소는 인류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선교와 막중한 사명을 모든 교회가 하나가 되어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게 신앙과 지성의 힘을 초교파적으로 모아 연구하고저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초대 소장은 연구소의 목적에 관해 "본 연구소는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교회의 선교와 관련되는 분야의 학문을 포함한 기독교 학문의 연구를 향상시키며 그 지평을 넓히는 것으로, 한국교회를 섬기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또 사업으로는 △매년 2회 이상 연구지를 간행해 보급하고, △매년 1회 이상 공개 강연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도서출판 사업을 겸하고, △국내 신학자들의 연구업적을 디지털화하여 보존키로 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아젠다로는‘연구소 헌장과 사업에 대한 검토’,‘연구지 명칭’,‘연구지 제1호 제목과 내용 검토’,‘연구지 성격’,‘다음 호 제목 및 연구지 주제’,‘집필자 발굴과 선정’,‘연구논문 고료’,‘편집위원장 호선’등이 제시됐으며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토론했다.

결정된 내용으로 연구지 명칭을‘신학과 교회’로 하기로 했으며, 초판 주제는‘한국교회의 어제와 오늘’로 정했다. 덧붙여, 초판 세부 주제들에 대한 필진도 정했다. 이 밖에 편집위원장으로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추대됐으며, 1년 임기로 하되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자문위원도 개방하여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강근환, 김균진(연세대 명예교수), 김영한, 김이곤(한신대 명예교수), 서광선, 이장식, 정일웅, 조인형(가나다순)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기타 토의에서 서광선 편집위원장의 제안으로 참석자들은 혜암신학연구소 창립기념 강연회를 오는 6월 30일에 갖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9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한국교회와 신학을 위해 봉사하는 이 초대 소장의 열정을 높이 샀으며, 에큐메니칼과 복음주의 학풍 간 대화의 물꼬를 틀 유일한 신학계 거장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혜암신학연구소의 개소가 갖고 있는 의의에 대해 연구소측은 "기존 신학계 연구 활동은 교단과 교파의 이해관계에 얽혀 기독교 학문의 자유로운 연구 활동이 제한된 측면이 많다"며 "학문의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보장하며, ‘교회’가‘교회’되게 하는 가치에 초교파적으로 신앙과 지성의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혜암신학연구소의‘혜암’(惠岩)은 초대 소장 이장식 박사의 호(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