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양 목회

4-2.이춘복 목사.jpg 양의 주인은 하나님!

그동안 목사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대개 이렇게 말한다. 목회가 너무 어렵습니다. 심지어 목사의 은 개도 안 먹습니다. 그런데 목회가 쉽다고 하니까 교만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목회는 분명 어떤 직업보다도 쉽다. 우선 목사는 출근 전쟁이 없다. 만원 전철을 타 보면 출퇴근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다. 그러나 출퇴근은 아무것도 아니다. 회사에 가면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동료들 간의 경쟁, 계속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항상 긴장 속에 있다.

 

사실 성도들은 생존 경쟁에 시달리면서도 교회에 와서 물질로 몸으로 시간으로 봉사하며 섬긴다. 그런데 목사는 사례비를 받으며 믿음 생활하고 정년도 세상 직업 중 가장 많은 칠십 세다. 직업으로 보면 목사처럼 대접받고 목사처럼 존경받는 직업이 어디 있을까?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가는 곳마다 존경받고 대접받으며 국내 그리고 해외를 수시로 드나든다. 그래서 목회를 가장 것으로 생각하며 목회를 했다.

 

성도들을 바라보면 측은하게 보인다. 너무 너무 편하게 대접받으며 사역하는데 성도들은 너무 고생하며 봉사한다. 그래서 성도들이 열심히 안 해도 밉지 않고 순종 안 해도 밉지 않다. 목회가 왜 어려울까?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하기 때문에 어렵다. 내 뜻이 아닌 하나님 뜻대로 목회하면 하나님께서 하시기 때문에 쉬운 것이다. 벧전 5:2절 말씀은 목회를 시작할 때 큰 도전을 받았던 성경 구절이다.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득을 위하여서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라고 했다. 누구의 양 무리인가? 하나님의 양 무리다. 내 양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하나님의 양이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양을 나에게 맡겼다면 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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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양에 대해 결산을 해야한다.

맡긴 것과 준 것은 완전히 다르다. 준 것은 반납하지 않아도 되지만 맡긴 것은 주인에게 반납해야 한다. 양이 만약 내 양이라면 주님과 결산하지 않아도 되지만 하나님께서 밑긴 양이기 때문에 결산해야 한다. “아무개 목사야, 내가 몇 명의 양을 맡겼는데 어떻게 돌봤느냐?” 나는 이 질문을 항상 생각하며 목회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을 잘못 돌봐서 잊어버리면 책망은 당연하다.

 

만약 외출하면서 잠깐 어린 자녀를 맡긴다면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당연히 믿음만한 신실한 사람에게 맡긴다. 주님께서 나를 신뢰하시고 맡겨주셨는데 잘 돌보지 못하는 것은 주님의 것을 저버리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얼마나 사랑해 주셨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교회를 개척하고 사십 년 목회하면서 엄청난 양들을 보내주셨다. 교회에 등록한 숫자로 따지면 장년부와 주일 학생까지 약 만 삼천 명이 등록했는데 지금은 약 삼분의 일정도 남아서 섬기고 있다.

 

그 많은 양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물론 이사 때문에 다른 곳에서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믿음 생활을 중단한 분들도 너무 많다. 그렇다고 교회가 문제가 있어서 나가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이 개인 사정으로 나갔지만 나에게 맡겨던 양인데 끝까지 양육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하나님 앞에 설 때 칭찬보다 책망이 더 많을 것 같아 두렵다. 그래서 나는 양의 수보다는 양을 바르게 양육하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사람들로부터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고 주님께 책망받는 것은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 마음대로 못 한다.

만약 양이 내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 양이 말을 듣지 않으면 지팡이로 때릴 수 있고 발로 찰 수 있고 버릴 수 있고 잡아먹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양을 임시로 맡고 있기 때문에 관리자로서 최선을 다해 돌돌 뿐 다른 권한은 없다. 목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양을 내 것으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