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골에서 밭을 넓히는데

재미나는 현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이는 뽑히지 않는 나무의 뿌리를 뽑으려

종일 씨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허리만큼 파서 마침내 죽은 아카시아를

송두리 채 뽑아냈습니다.

 

실은 이미 죽은 뿌리이기에

허리까지 파서 없앨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뿌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매달리는 바람에

그는 하루 종일 일하고도 두 평 남짓 밭을 넓히는 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집착의 덫에 걸린 셈입니다.

매사 우리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관계에서도 그러합니다.

 

고칠 수 없는 사람들, 나쁜 패거리들을 만났을 때에

해결할 수 없는 일임에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리게 되면

마음 밭이 모두 헝클어져버리고 맙니다.

자기만의 기쁘고 감격스러운 나날을 다 잃고 맙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지나칠 것은 지나치며 자기 길을 가야 합니다.<연>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유능한 소방수는 끌 수 없는 불에

물을 낭비하지 않는다.<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