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43)… 막걸리 禮讚과 3억원 사회환원운동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막걸리 이야기와 3억원 사회 환원 이야기
경기도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포천시(抱川市)는 서울에서 의정부를 지나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약 16만8천명의 도시이다. 필자는 연세대학교회 행사로 지난 8월 7-8일 이틀 동안 포천에 머물렀다.
경기도‘포천’이라는 지명은‘막걸리’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포천막걸리가 유명하며, 포천아트밸리에 세워져 있는 하얀 포천 막걸리병들을 엮어서 만든 반구상(半球狀)의‘이글루(igloo)’가 인상적이었다. 포천의 주요명소로는 국립수목원, 광릉산림욕장, 아트밸리, 허브아일랜드, 산정호수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회 서유석(가수)교우와 함께‘포천막걸리병 이글루’앞에서, 포천아트밸리, 2015.8.8.
포천‘이동막걸리’명칭은 주식회사 이동주조가 위치한 포천시 이동면 도평2리 지명을 딴 것이다. 1957년에 설립된 이동주조 창시자(故 하유천)가 백운계곡의 청량하고 깔끔한 물맛에 반해 이곳에 탁주(막걸리)공장을 세웠다. 이동면은 조선시대 영평현에 소속되어 동면이라 불리다가 1895년 포천군에 병합되면서 동면이 둘로 나뉘어 일동면과 이동면으로 지명이 바뀌었다.
옛 문헌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통 술의 종류는 1,000종이 넘지만, 일반적으로 막걸리를 민중을 대표하는 술로 꼽는다. 예부터 농민들이 힘든 농사일로 땀을 흘린 후 한 사발 들이키는 달콤하고 쌉살한 맛의 막걸리는 허기(虛飢)를 채워주었다.
채만식(蔡萬植ㆍ1902-1950) 작가의 수필‘불가음주 단연불가(不可飮酒 斷然不可)’ 중 배부르라고 먹는 막걸리에 대한 예찬(禮讚)을“큼직한 사발에다 넘싯넘싯하게 그득 부은 놈을 처억 들이대고는 벌컥벌컥 한입에 주욱 다 마신다. 그리고는 진흙 묻은 손바닥으로 쓰윽 입을 씻고 나서 풋마늘대를 보리고추장에 꾹 찍어 입가심을 한다. 등에 착 달라붙은 배가 불끈 솟고 기운도 솟는다.”라고 적었다.
천상병(千祥炳ㆍ1930-1993) 시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시는 귀천(歸天)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이다. 천부적인 시인이었던 천상병은 유난히 좋아했던 막걸리를 밥이며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느님의 은총(恩寵)이라고 표현하면서, 시(詩)‘막걸리’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느님의 은총인 것이다.”
이규태(李圭泰ㆍ1933-2006) 기자는 조선일보의 살아있는 전설로 45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였으며, 논설고문으로 퇴임하였다. 그의‘이규태 코너’는 유명한 칼럼으로 수많은 애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규태 기자에게 막걸리는 오덕(五德)을 갖춘 술이었다. 즉, 취하되 인사불성(人事不省)까지는 가지 않고, 배가 고프거나 힘이 없을 때는 요기가 되고 기운을 북돋워준다. 시련이 찾아와도 막걸리를 마시면 넌지시 웃을 수 있고, 함께 마시면 응어리가 풀리는 것도 막걸리가 가진 덕이라고 하였다.
막걸리의 어원은‘마구 조잡하게 거른 술’이란 뜻을 담고 있는 우리말 이름이다. 옛 문헌에는‘막걸리’의 음을 따라‘莫乞里’라고 쓰기도 하였고, 막걸리 별칭(別稱)도 다양하다. 즉, 술 빛깔이 탁하다고 하여 탁주(濁酒), 술 빛깔이 쌀처럼 희어 백주(白酒), 집집마다 술을 담그므로 가주(家酒), 농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술이므로 농주(農酒), 소박한 술이란 뜻에서 박주(薄酒), 나라를 대표하므로 국주(國酒)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막걸리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맥아(엿기름)가 국내에 도입돼 재배되기 시작한 기원전 10세기경으로 추정한다. 막걸리는 찹쌀ㆍ멥쌀ㆍ보리 등을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醱酵)시킨 우리나라의 전통주(傳統酒)이다. 그러나 일제(日帝)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전통 막걸리에 일본의 양조(釀造)기술이 많이 스며들었다.
누룩에는 누룩곰팡이, 거미줄곰팡이, 털곰팡이 등의 곰팡이와 효모, 그리고 유산균류가 번식한다. 유산균은 젖산 발효를 통해 다양한 유기산(有機酸)을 생성해 막걸리의 풍미를 풍부하게 한다. 또한 발효가 시작되면 막걸리의 산도(酸度)를 높여 외부로부터 유해 미생물의 침임과 잡균의 오염을 막아주므로 효모균이 증식해 알코올이 발효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막걸리는 잘 발효된 술의 맑은 윗물인 청주(淸酒)를 떠내지 않고 술덧을 탁하게 걸러 그대로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발효에 관여한 효모(酵母)와 유산균(乳酸菌) 등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有益菌)까지 섭취할 수 있으므로 건강에 좋다. 또한 막걸리는 식이섬유,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B군 등이 함유되어 있는 ‘웰빙주(酒)’이며, 알코올 도수는 6-13%로 낮은 편이다.
막걸리에는 항암(抗癌) 물질인 스쿠알렌 함량이 맥주나 포도주에 비해 50배에서 최대 200배까지 높다. 또한 막걸리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와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등은 유제품, 발효식품, 인체 장관 등에서 분리되는 프로바이오틱스(생균제)이며, 장 속에서 다양한 유익한 작용을 한다.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등 살아있는 미생물을 적당량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저하, 정장(整腸)작용, 면역(免疫)증진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걸리의 품질은 숙성 온도와 기간에 의해 결정된다. 적정 숙성 기간은 8-10일이며, 이보다 짧으면 배 속에서 탄산가스가 형성된다. 대부분의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싼 값을 유지하기 위해 수입쌀과 감미료(甘味料) 등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감미료를 사용하여 모든 막걸리 맛이 비슷하게 되어 지역적 특색이나 고유한 맛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당에서도 막걸리를 제조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酒稅法)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고유의 막걸리를 빚을 수 있도록 전통 누룩도 보급할 계획이다. 좋은 쌀과 누룩으로 발효시킨 막걸리 맛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막걸리와는 차이가 있다. 옛적에 주막(酒幕)이나 가정에서 맛볼 수 있었던 전통 막걸리를 앞으로 즐길 수 있게 될 것 같다.
우리나라‘막걸리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막걸리 양조기술의 현대화, 생(生)막걸리 장기간 보존기술, 과일 등을 활용한 기능성 막걸리의 개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막걸리 속의 다양한 유산균에 관한 연구 등을 위시하여 우리나라 대표적 전통주인 막걸리의 명품화, 세계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연세대학교회(Yonsei University Church) 2015년 여름 수양회가 ‘세상 속에서의 그리스도인’을 주제로 경기도 포천시 광릉수목원 인근에 위치한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100여명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8월 7-8일에 열렸다. 8월 7일 오전 9시 전세버스편으로 연세대학교를 출발하여 약 1시간 후에 포천에 도착하였다.
조재국 담임목사(Senior Pastor, 연세대 교목실장)가 인도한 개회예배, 찬양의 시간, 방선기 목사(이랜드 사목)의 특강, 은혜와 감사의 시간(간증), 사랑하는 성경구절과 나만의 아트, 음유시인 가수 서유석 교우와 함께하는 음악회 등으로 첫날을 보냈다.
둘째 날에는 아침체조, 아침기도회, 포천 아트밸리(Art Valley) 방문, 교회 현황보고 및 기관별 토의, 대학교회 발전방안, 그리고 정미현 동역목사(Co-Pastor, 연세대 교목)가 인도한 폐회예배를 마치고 오후 5시경에 포천을 출발하였다. 서울에 도착하여 참석자 전원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환담을 나누었다.
필자는 8월 7일 저녁에 실시된‘사랑하는 성경구절과 나만의 아트(Art)’ 프로그램에서 마태복음 5장13절을 인용하면서 기독교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을 강조하였다.
마태복음(Matthew)의 ‘소금과 빛(Salt and Light)’ 성경구절 중 5장 13절은 소금에 관한 것으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You are the salt of the earth. But if the salt loses its saltiness, how can it be made salty again? It is no longer good for anything, except to be thrown out and trampled by men.)”라고 주님이 말씀하셨다.
현재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언행일치(言行一致)’를 실천하기 못하여 일반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사료된다. 이에 필자는 기독교인들이 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을 주시옵소서”가 아닌 내가 가진 것을 이웃들과 나누겠다고“…을 나누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필자는 우리나라 기독교인 중 회갑(回甲) 또는 고희(古稀)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인 1,000명이 1억원씩 사회에 환원하여 매년 1,000억원이 모금되어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이 기도(祈禱)가 실현되면 일반 국민들이 기독교인을 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1965년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아동’관련 기관인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서 25년을 근무하였으며, 그 후 25년은 한국청소년개발원, 한국청소년연구소, 한국청소년자원봉사센터, 국가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서 ‘청소년’ 보호와 육성을 위하여 일하였다. 이에 60세까지는 봉급생활자로, 그 후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봉급과 연금으로 생활하면서 근검절약(勤儉節約)하여 지난 1999년 회갑때 1억원을, 그리고 2009년 고희때 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였다. 오는 2019년 팔순(八旬)까지 1억원 사회 환원을 목표로 매년 1천만원씩 장학금, 복지기금 등에 기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2억5천만원을 사회에 환원하였다. 이중 1억5천만원은 서울대 특지장학회, 청소년지도장학회, 국제문화장학회, 소년소녀가장장학회 등에 기탁하였으며, 나머지 1억원은 여러 사회단체에 기탁하였다.
금년 12월에는 사단법인 대한보건협회 회관건립기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하며, 내년부터 3년에 걸쳐 3천만원을 어린이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하는 연세대학교회 의료선교기금으로, 그리고 팔순이 되는 2019년에는 UNICEF에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2019년 12월 11일 ‘팔순잔치’는 지난 회갑 그리고 고희 때와 같이 서울 청량리 소재 다일공동체(최일도 목사)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퍼’ 봉사를 하면서 불우이웃들에게 무료 급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로서 ‘3억원 사회환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된다. 물론 팔순이후에도 기부는 계속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