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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생선 장수 내 엄마

지저스타임즈·2024.07.07 20:14

생선 장수 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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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으며 새벽을 걸어 나간 엄마가 자식 키우며 할 수 있는 거라곤 노점에 앉아 생선을 파는 일이었고 왜냐고 물어도 삶은 계속되기에 하루 밥 세 끼 먹기도 힘든 형편 속에서 딸의 끼니만은 든든히 챙기고 싶었던 엄마는 아픔이 눈물을 이길 수 없는 하루를 사셔야만 했지요 우리 딸 공부한다고 함들제? 어여 먹어라” “근데 엄마 밥그릇은 왜 이리 무겁노?” 늘 엄마 밥은 고봉밥이 되어 딸 앞에 놓여 있었지만 그 밥 안에 돌멩이가 들어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저는 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난 오늘 학교에서 급식 때 나온 우유를 들고 엄마가 일하는 시장 안으로 발길을 옮기던 그때 가까이 오지 마세요생선 장사 손에 묻은 비린내가 묻을까 땅바닥에 던지고 간 그 돈을 줍고 있는 엄마를 멀리서 본 딸의 눈에서는 허락하지 않은 눈물이 맺혀지고 있었죠 비가 오나 천둥이 치나 늘 그 자리를 지켜야만 했던 엄마의 하루를 보며 젖어오든 눈물을 지워가던 그날 밤 나 대학 안 갈 거다.” 비 오는 날 담장 무너지듯 내뱉은 딸의 한마디에 엄마의 가슴은 찢어지고 만다 그라면 비린내 나는 이 엄마처럼 살끼가?”

 

세상 가득한 엄마만 생각하면 마음이 먼저 아려온다는 딸은 더 이상 할 말은 눈물이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 니는 이 엄마 닮은 걸레처럼 살면 안된데이 .” 걸레가 어때서?.” “내 딸만은 비단처럼 살아야 된데이” “누구한테만 필요한 비단보다 난 모두한테 필요한 걸레처럼 살끼다” “아비 없이 너 대학 보내려고 이 고생하며 살았는데 이 애미 죽는 꼴 볼라카나?”

그러니까 대학 안 간다꼬” “아무 걱정 말고 대학 가서 좋은 직장 드가고 어엿한 신랑 만나서 알콩달콩 살란 말이다.” “좋은 직장 어엿한 신랑 안 만나고 엄마 옆에 있을 끼다” “종아리 걷어라 오늘 매 좀 맞자” “대학만 안 갈 수 있다면 백대고 천대도 맞을게허물어진 가슴을 지우려 휘어진 한 손에 힘을 줘 때려보지만 댓 번 오가곤 그마저도 힘든지 방바닥에 내려놓고는 백 년같이 돌아서 누운 엄마는 쓰라림 속에 베어 든 그리움처럼 시작된 딸과의 시름이 밤 11시를 달려가고 있는 동안 그 흔한 형광등 하나 켜 놓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잔에 소주 따르는 소리로 침묵 속에 베어 든 슬픔을 대신하고 있을 때 엄마 혼자 고생하는 게 너무 안쓰러워서 못 보겠는 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누가 니보고 그런 걱정 하랬나?” 사랑을 사랑으로 되갚으려는 마음속 독백 같은 딸의 마음이 희미한 어둠 속에서 술에 취한 엄마의 빈 가슴에 자장가가 된 것일까 이내 엄마의 숨소리가 적막을 깨우는 소리에 엄마 자나?...” 숨소리만 들려오는 이 어둠을 기다렸다는 듯 딸은 서랍에서 파스를 꺼내 잠든 엄마의 어깨에 바르고 또 바르다 들릴 듯 말듯 신음 같은 흐느낌들로 어둠 속을 배열하고 있었죠 . 흑흑흑. 엄마 혼자 고생하는 거 보면 가슴 여기가 아프다고.”

어릴 적 비린내 나는 엄마 손이 싫어 한 번도 잡아주지 않았던 미안함에 더 큰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어둠을 뚫고 밖으로 나가버린 딸의 흔적을 찾기라도 하려는 듯 엄마는 감고만 있던 눈을 뜨고는 우리 딸 마음을 이 엄마가 와 모르겠노.” 멍든 자기 종아리보다 때린 엄마의 어깨를 더 걱정하는 딸의 마음에 한 번 더 무너져 내린 가슴이 되고만 엄마는 남겨뒀던 눈물을 마저 흘려야만 했지요

얼마 후 찬바람에 속을 비워낸 딸의 그림자가 방안에 비치기 전에 등 돌려 다시 누운 엄마에게 다가온 딸은 엄마. 한 번만 더 미안할 게….. ….. … 내일부터 엄마가 하는 가게에 나도 가서 일 할 거다.” 숨소리조차 죽인 채 등 돌려 있던 엄마의 눈물은 새벽을 달려도 멈출 줄을 모르더니 겨우 아침이 되어서야 밤을 개고 일어나 있어야 할 딸을 찾아 소리치고 있었죠 (((진숙아….))) 코딱지만 한 집에 아무리 불러도 흔적조차 없는 딸을 걱정하며 냉장고를 뒤져 밥상을 꾸려놓고는 일터로 향한 엄마의 눈에 (((싱싱한 고등어가 눈을 감았다 떴다)))

동해바다에서 방금 탈출한 고등어 한번 구경 한번 하러 오이소라며 시장이 떠나갈 듯 소리치고는 능숙하게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딸의 모습에 시장 안 장사하는 상인들의 얼굴에 비친 미소를 따라 다가온 엄마를 보며 뭐 하는 짓이고 이게. 참말로 이 엄마 죽는 꼴 볼라카나” “아주매들요 지가 초등학교 다닐 때 장래 희망에 뭐라고 써놓았는지 암미꺼?”

대통령 아니가?” “선생님?” “부자?” “대통령 아니가?” 지는 우리 엄마 같은 생선 장수가 되는 게 꿈이었으예” “아고야. 정씨 집안에 인물 났다 인물 났어.” 슈퍼우먼 겉은 엄마가 제일 멋있었다며 엄지척을 해 보이는 딸은 추위를 녹이려 화덕에 피워놓은 연탄불 위에 엄마의 언 손을 녹이며 행복으로 가는 열차를 탄 듯 미소 짓게 해드리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엄마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면 슬픔이 설 자리는 없을 거라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지저스타임즈 cpj5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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