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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향수

지저스타임즈·200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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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그 곳이 차마 꿈에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돋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듣기 바로 가기*

 정지용의 향수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놓을 것은 놓아 버리십시오.

썩은 밧줄을 놓아야

튼튼한 새 밧줄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사진- 원석연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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