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40)… ‘메르스사태 백서‘ 발간하라
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황교안 국무총리는 28일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다. 5월 20일 메르스(MERS) 감염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69일 만이다.
현재까지 메르스로 인해 36명이 사망하였으며, 치료 중인 환자 12명 중 1명은 여전히 양성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종식은 마지막 환자의 음성 전환 후 28일이 지나야 하므로 공식 종식선언은 8월 말께가 되어야 한다.
메르스 종식에 즈음해 정부 당국은 ‘메르스 사태‘ 관련 사항들을 자세하게 기록한 ‘메르스 사태 백서‘를 발간해 올해 일어난 메르스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 겸 도체찰사였던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 초기에 무기력한 패배를 거듭한 쓰라린 역사를 교훈 삼아 다시는 그러한 수난을 겪지 않도록 후세를 경계한다는 민족적 숙원에서 임진왜란을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지난 일을 반성해 앞으로의 일을 경계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7월 초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중국에서 연수도중 버스 추락사고로 10명이 사망했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으로 떠났던 지방행정연구원장이 책임감으로 고민하다 호텔에서 투신자살하는 애석한 일까지 벌어졌다.
한편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고 서민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심화되어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도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람이 없다.
내일신문이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2.8%는 메르스 사태로 직간접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 취소가 잇따라 관광산업을 비롯해 유통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사스 모범국‘에서 ‘메르스 후진국‘으로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행정적ㆍ법적ㆍ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은 박근혜 정부가 사회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은 닮은꼴로 무능과 무기력, 불통과 무책임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4월 홍콩에서 사스(SARS)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당시 노무현 정부는 군(軍)을 포함한 관계부처를 총동원해 범정부 종합상황실을 만들어 당시 고 건 국무총리가 진두지휘했다. 사스는 중국 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이 시작되어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세계 32개국에서 8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이중 약 15%가 사망하였다.
중국과 홍콩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추정환자 3명이 나왔을 뿐 확진환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총력으로 대응과 대비를 해 신속하게 사스 확산을 막은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12년 후 ‘사스 예방 모범국‘ 대한민국이 ‘메르스 방역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부끄러운 나라가 되었다. 요즘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한국 조롱하기‘가 유행이어서 한류 바람이 시들해질 수도 있다.
범용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는 ‘사스‘를 현명하게 ‘호미‘로 막았으나, ‘메르스‘는 현재까지 ‘가래‘로도 완전히 막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메르스와 가뭄 피해 지원을 위한 11조56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추경자금이 제때 적소에 공급되지 않으면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약속한 메르스연구재단(가칭)을 설립해 메르스 백신 개발을 주도해 한국 의료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여러 바이러스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백신(universal vaccine)과 치료제를 개발하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공중보건에 크게 기여하는 업적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