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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세이

나의 영웅

지저스타임즈·2024.07.11 09:59

나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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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웅

 

​대학을 나와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진 나는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세상을 향해 오늘도 걸어가고 있었다.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의 어려움 속에서 행복이 나를 떠난 이유를 찾으러 빈 가슴 바람에 일으키며 세상이 내게 말해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는 게 싫어 선택한 직업

​​

<버스 기사>

​ 먹고 살기 위해 누구나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인간이 가진 굴레 속에서 때려치울 용기조차 없어 아침마다 끌려가는 직장인들의 얼굴들을 룸미러로 힐긋힐긋 보며 세상 홀로선 두려움을 위로라며 하루를 이어가고 있었다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부서지는 나만의 슬픔을 안고는 ​더 이상 행복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선택한 이 직업보다 더 나은 직업을 찾아

퇴근 후

구직 사이트만 전전하고 있던 내게 ​직장인 절반은 내가 꿈꾸지 않았던 직업을 가지고 있다며 위로하던 친구는 늘어진 나를 보고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라며 ​지금 일하는 이 시간에도 의미가 있을 거라는 다독임 속에 하루 또 하루를 맞이하며 세월을 보내던 동안 결혼도 하고 아들도 태어나 초등학교에 다닐 만큼 커가며 늘 아빠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는 걸 행복으로 느끼는 아들과의 하루가 자라나던 어느 날

((((((버스 파업))))

​ 바람이 지은 모래성 같은 이 직업을 탓하며 똑같은 시간에 일어난 아들을 태워주기 위해 집 앞마당에 세워만 두던 고물 봉고차를 타고 아들 학교로 향하다 신호에 멈춰선 버스 정류장에는 파업한 버스 대신 오는 택시라도 타려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을 무심히 바라만 보고 있을 때 “부산역 가실 분 타세요.” 아들이 창문을 열고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치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지각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드네요“ “버스가 우리 시민들의 발인데 파업한다니 어쩜 좋아“ “버스 기사님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오늘에야 알겠네요“ 아무에게도 해준 적 없는 이야기를 내게 하는 봉고차에 오른 사람들을 부산역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버스 기사라는 이 일을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자부심으로 지난 오늘 이 일을 선택했던 시간 속에서 세상 사람들의 발이라는 내 직업에 감사함을 잊고 살았던 시간을 되돌려보고 있었다.

​ 가슴 벅차게 아침을 걸어 나갔던 아들이 집으로 와서는 ​“아빠 … 오늘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자기 마음속에 있는 영웅을 그려보라고 했어요“ “지수는 누굴 그렸니?" “친구들은 헐크, 토르도 슈퍼맨 배트맨을 그렸는데 전….“ ​오늘도 나의 하루에 꽃이 되어준 아들이 내민 그림에는 정류장에서 사람을 태워 행복이 있는 세상 속으로 달려가는 버스를 그렸다며 엄지척을 하고 있었다 나의 영웅은 우리 아빠라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지저스타임즈 cpj5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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