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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외롭게 떠도는 한 영혼

지저스타임즈·2009.12.28

산마루1228.jpg

인왕과 북악산골이 눈으로 길이 끊어지고

고요가 산을 덮으니

그리운 사람, 떠오르는 사람이 여럿입니다.  

 

오늘 아침 1부 예배 후 같이 오뎅을 나누던

노숙인 막내도 떠오릅니다.  

 

산골에서 늦여름 일을 하는데 어른들이

그를 막내라고 불렀습니다.

 

큰 눈에 슬픈 눈동자에 착하기만 한 왜소한 모습에

바지는 자기 둘이나 들어갈 만큼 큰 것을 걸치고 있었습니다.

맞는 바지를 주려고 해도 괜찮다는 욕심도 없는 청년입니다.

 

일을 하다가 왜 이곳에까지 왔느냐 하였더니

가출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가정의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수줍게 웃으면서 고개를 돌리며 더 이상 말을 피해버리는 아이 같은 청년입니다.

 

그는 한 마디 말을 건네면 열 마디 자기를 변호하려고 긴 말을 하곤 하였습니다.

오늘도 추운데 어디서 잤느냐?” 물었더니, 많은 이유를 댔습니다.  

불신 당하고, 이 세상에 와서 자기 존재가 거부된,

깊고 큰 아픈 상처가 눈에 보여 마음이 저리었습니다.   

 

세상에 와서 세상에 끼지 못하고, 이생이 결국 남의 나라 남의 영토가 되어

외롭게 떠도는 한 영혼을 보니 이 밤 못내 그의 눈빛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허나, 아내도 아들도 없는 밤, 밤을 지새며

멸치와 새우로 국물을 내어 오뎅을 만들어 오신

한 형제의 따뜻한 사랑이 추운 아침을 녹여주었기에 

다행이었습니다. <>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헛된 사랑이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사랑은 결코 낭비되는 법이 없습니다.

<롱펠로우>


*사진-“빈 의자” 2009. 6.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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