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7500만 민족의
염원인 한반도 평화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다
북한이 어제(6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밝힌 것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비록 이 건물이 개성에 위치해 있더라도 이를 북이 마음대로 파괴한 것은 남북한 7500만 민족의 염원인 한반도 평화에 대한 명백한 도발 행위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상징적인 장소였으며, 건설비도 우리가 180억원이나 부담했다. 그런 건물을 북한이 한 순간에 마음대로 폭파해 버렸다는 것은 첫째, 저들이 한반도의 평화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과 둘째, 저들에게 정상 간의 합의니 약속이니 하는 것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탈북민 단체가 주관해 온 전단지 살포에 대해 맹비난하며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까지 우리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가. 저들 체제는 전단지 몇 장과 쌀 한줌에 이토록 벌벌 떨고 과민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허약한가. 오로지 핵무기 개발에 골몰하며 다른 것은 보지 않는 호전적인 체제를 상대로 언제까지 한반도 평화 통일이라는 장밋빛 꿈을 꾸어야 한단 말인가.
그동안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내는 등 비상식적인 자세로 일관해도 당당히 맞서기보다 오히려 저자세로 굴복하는 태도로 일관해 국민을 실망시켜 왔다. 이번에도 저들이 “군사행동” 운운하며 연일 도발성 협박을 하는데도 통일부 장관과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은 “북한이 저럴 줄 알았다”, “북한이 저러는 것은 다 미국과 한국 정부 때문이다”라고 하고 있으니 이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란 말인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제멋대로 파기하고 군사행동을 감행하겠다고 협박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것이 과연 그 수준에 맞는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인지 묻고자 한다. 북한이 대북 전단지 살포를 핑계로 강경 전략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 전략도 없이 무조건 굴욕적인 저자세로 일관한다면 국가 안보는 위태로워지고, 국민 불안이 가중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도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청와대는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위협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번에는 그 말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그래야 최소한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다.
곧 6.25 전쟁 70주년이다.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북한의 호전적 도발에 온 국민과 정부가 “유비무환‘의 자세로 똘똘 뭉쳐 굳건한 한미동맹과 물샐틈없는 안보태세로 대응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2020년 6월 17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