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그리스도의 수난 묵상
공주 공덕교회 담임 서명범 목사 (본지 운영이사)
어떤 이들은, 유대인들에게 분노를 터뜨림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한다. 비열한 가롯 유다에 대해 이렇게 지절거리고 야단 법석을 떨어야 그들은 만족하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불평하며 자기들의 대적자들을 정죄하고 죄를 뒤집어 씌우는 습관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유다와 유대인들의 사악함에 대한 묵상일런지는 모르지만,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한 충분한 묵상으론 가당치 아니할 것이다. 두려워하고 절망할 이유간담이 서늘한 마음과 절망적인 양심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수난을 보는 사람들이 옳게 그 수난을 묵상하는 것이다....... . 이사야 53장 8절에 “… 그가 산 자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받을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 하였으리요.” ........ 고난 당한 분이 하나님 그 자신의 아들, 아버지의 영원한 지혜란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해 본다면, 여러분들은 참으로 놀라서 혼비백산케 될 것이다. 그것에 관하여 생각하면 할수록, 여러분은 더욱 더 심하게 놀라게 될 것이다. 당신은 이 생각을 머리 속에 받아들여야만 하고, 당신이 그런 식으로 그리스도를 박해한 장본인임을 의심치 말아야한다. 왜냐하면, 당신의 죄가 이런 일을 자행했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2장 36～37절에 성 베드로는 천둥소리와 같이 유대인들을 놀라게 했는데, “당신들이 그 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소.” 하고 말했을 때였다. 결과적으로, 놀라 간담이 서늘해진 3000명의 유대인들은 그 날 사도들에게 “형제들이여, 우리가 지금 어찌해야겠소?”하고 물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못으로 꿰뚫린 그리스도의 손을 보면, 그것이 당신에 의해 저질러진 일임을 당신은 확신할 수 있다. 가시 면류관을 쓴 그분을 당신이 볼 때에, 이런 일들이 당신의 악한 생각(의도)에 의해 표출된 것들임을 당신이 확신하기에 충분하다.이 진정어린 거울, 그리스도. 나는 이것을 부지런히 숙고해 볼 것이다. 그러면, 그 결과, 내 영혼이 내 안에서 번민할 것이다........ . 그리스도의 수난이 가져오는 주된 유익이란, 결국 자기 자신의 자아를 들여다 보고, 놀라, 이에 의해 으깨어지는 일이다. ....... 그리스도 수난의 실제적이고도 진정한 사역이란, 그리스도가 우리 죄에 의해 비참하게도 육과 영으로 고통을 당하셨던 것과 같이, 인간의 양심(良心)이 괴롭힘을 당하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 이 사역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고, 깊은 숙고와 (그 결과로서의) 죄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을 불러낸다. 실례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죄수가 왕의 아들을 살해한 것 때문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자. 그러한 때에 당신은 나다니며 노래 부르며 놀고 있는데, 마침내 당신이 잔인하게 체포되어 그 살해자를 고무시킨 죄로 유죄가 확정되었다. 당신의 양심 또한 당신을 저버리는고로, 이제 온 세상이 물밀 듯이 다가와 당신을 포위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함으로써, 더욱 더 당신은 간담이 서늘해 질(양심이 놀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악행자들과 유대인들은 비록 그들이 그때 하나님을 심판하고 추방하였다 할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당신 죄의 하(수)인들에 불과하며, 우리가 말했던 대로, 당신이야말로 당신의 죄를 통하여 하나님의 아들을 억압하고 십자가에 못 박은 장본인이 실제로는 당신이기 때문이다. 고통으로부터 신생으로이러한 묵상은 사람의 존재를 변화시키며...... 그에게 신생을 가져다 준다. 바로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들에 의해 심지어 하나님에 의해 버림받은 것처럼, 여기서 그리스도의 수난은 옛 아담을 질식사시키며, 인간이 다른 피조물로부터 손에 넣을 수 있었을 모든 기쁨 환희 그리고 신뢰를 추방하는, 그 자연스럽고도 숭고한 사역을 성취한다.옛 사람을 교살시키는 이러한 일은,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 휴지상태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이따금씩 위하여 우리로 기도하도록 이 일이 일어나지만, 즉시 목적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절망하거나 단념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그것을 마음에 품고 계시고 원하시므로, 우리가 희구하지 않았는데도, 이 일이 때때로 일어난다. 왜냐하면 이런 일은 정녕 하나님의 자유스럽고,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사람은 그의 양심으로 슬퍼하게 되며, 그의 생애 속에 있는 악에 대해 끙끙거린다.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던-그리스도의 그 수난이 그 사람 속에서 그일을 완수하고 있다는 것을 그가 알지 못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깊이 생각하는 다른 이들이 수난을 통해서 자신에 대한 이러한 지식을 얻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스도를 통한 구출“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는니라.” (롬 4: 25) 이것이 말하는 것은, 그의 고난 안에서 우리의 죄가 알려지게 하는 그런 식으로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파괴하신다. 그러나 그 분의 부활을 통하여 그리스도는 우리를 의롭다 하시고 우리를 모든 죄에서 구원하신다. 우리가 그것을 믿기만 하면. 전에 말한대로, 당신이 믿을 수 없다면, 믿음을 위하여 당신은 하나님께 간청해야 한다. 이것 역시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다. 고난에 대해서 우리가 말하는 것 역시 여기서 적용된다, 즉, 믿음이 공공연하게, 떄때로 비밀히 주어진다. 그러나 믿도록(믿음에로) 당신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다. 첫째, 당신은 더 이상 그리스도의 고난을 심사숙고하지 말고 (왜냐하면 이것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했고 당신을 혼비백산케 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을 넘어서서, 그리스도의 친절한 마음과 그리고 그 심장이 당신을 위한 그같은 사랑으로 고동치고 있어서, 고통하면서도 당신의 양심과 당신의 죄를 담당하도록 그 마음이 그리스도를 재촉한다는 것을 어떡해든 당신은 보아야만 한다. 그때 당신의 마음은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으로 충만해 질 것이고, 당신의 믿음은 강화될 것이다. 이제는 계속하여 그리스도의 마음을 넘어서 하나님의 마음을 향하여 일어나시라. 그러면, 만일 하나님께서 영원한 사랑가운데서 이 사랑을 원하시지 않았더라면, 그리스도께서 사랑을 나타내지 아니하였을 것이란 것을 당신은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은 하나님에 대한 그 분의 복종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친절하신 어버이의 사랑을 당신은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은 아버지께 이끌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그리스도의 말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요3:16)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이해(파악)하게 될 때에 하나님을 올바로 알게 되는데, 그의 전능이나 지혜에서가 아니고(왜냐하면 그 때는 하나님은 경악스러우신 분으로 입증되기 때문이다) 그 분의 친절함과 사랑 안에서이다. 그 때 믿음과 신뢰는 존재할 수 있으며, 그리고 그 때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거듭난다. 삶을 위한 본보기여러분의 마음이 그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확정되고,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사랑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죄의 원수가 되게 한 연후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은 그날로부터 여러분의 온 삶을 위한 본보기가 되어야한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은 그 분의 수난을 다르게 보아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수동적이면서 그 분의 수난을 한 성례로서 여겨왔으나, 지금은 우리 역시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만일 고통 혹은 질병이 여러분을 괴롭힌다면,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과 비교해 보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생각해 보라. 만일 여러분의 소원과 역행하는 것들을 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면, 그리스도가 묶여서 갇힌 바 되고, 여기저기로 끌려 다니셨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라. 만일 여러분이 오만에 의해 둘러싸인다면, 여러분의 주님이 어떻게 죄수들과 더불어 조롱당하시고 놀림받으셨는가를 보라. 만일 부정과 탐욕이 여러분을 맹렬히 공격한다면, 그리스도의 여린 육체가 얼마나 무자비하게 채찍질 당하고, 꿰뚫렸으며, 타격을 받았는가를 기억하라. 만일 미움, 질투, 원수 갚음이 당신을 에워싼다면, 복수할 더 많은 이유를 참으로 가지고 계셨던 그리스도께서 눈물과 울부짖음으로써, 여러분과 그의 모든 원수들을 위하여 중재하셨음을 상기하라. 육체적이건 영적이건, 만일 슬픔이나 어떤 역경이 여러분을 쇠잔케 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강하게 함과 동시에 “괴롬과 두려움이 나의 주님으로 하여금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게 하였는데, 아무렴 왜 내가 작은 슬픔을 기꺼이 감당하지 않겠는가? 주인이 죽음의 격통 가운데서 고투하고 계시는데 침상에 누워 있는 자는 실로 게으르며 수치스러운 종이다”라고 말하라.그러므로, 이것이 모든 악과 느낌에 대항하면서, 그리스도로부터 힘과 격려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적절한 명상이며, 위와 같은 것들이 그 명상의 열매들이다. 그런 방법으로 연습하는 자는 그리스도의 수난의 모든 이야기를 듣거나 모든 미사를 드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행하는 것이다.
- 마르틴 루터 -
(김 원경 목사 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