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교회가 끝없이 추락해가고 있다. 선교100년의 한국교회 모습은 처참하리만큼 일그러지고 말았다. 요즘 교계 신문과 기독교 인터넷 사이트에는 교회를 팔고 사는 성전매매 문제와 일부 목회자와 성도들로 인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사건과 소식들로 기독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은연중 행해지던 교회매매가 이제는 한국교회의 병폐중 하나로 아주 깊게 뿌리내리고 말았다. 교회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성전매매, 교회 급 매매, 기도원 매매등 1500~1600여개의 광고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뿐만아니라 각종 기독교 언론매체와 일간신문 등을 통해 나오는 교회 매매는 날이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교회 매물이 집중적으로 쏱아져 나오는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어려운 탓도 있지만 교회간판만 걸면 목회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무작정 교회를 개척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해보고 안 되면 마는 식으로 시작한 개척이기에 쉽게 시작하고 안 되면 팔아 다른 곳에서 또다시 시작하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점점 교회 매매가 성업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아예 교회전문 매매업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들 역시 목회자의 신분이다. 자신의 개척한 교회를 몆 번 팔아 치우다보니 경험이 생겨 아예 교회전문 매매 브로커로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거룩하고 신성해야 할 교회를 하나의 상품의 가치로만 여겨, 교회를 팔고 사는 목회자들은 시설이 좋다는 이유와 성도들을 조건으로 상당한 웃돈을 요구하고 흥정한다.

결국 주님의 피 값으로 세워진 교회가 예수님께서 강하게 책망하신 ‘강도의 굴혈’이 되어버린 것이다. 심지어는 예배당 매매를 위해 가짜 교인들까지 동원하는 사기 행각까지도 서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영등포구에서 교회를 개척했던 A목사는 개척 후 자신이 만든 목회 프로그램을 동원해 성도를 끌어 모았다. 그리고 얼마 후 상당한 웃돈을 붙여 교회를 매각했다. A목사에게는 2~3억 원의 수익이 남겨졌다고 한다. A목사는 다시 장소를 조금 바꿔 또다시 교회를 개척했다. 이번에는 조금 크게 성전을 구입해 교회를 시작했고 그만큼 성도수가 많아지자. 그는 또 교회를 팔아 4억여 원의 이득을 남겼다. 이렇게 A목사가 매매한 교회만 5곳이나 된다. 이 A목사는 오히려 어렵지만 한곳에서 꾸준히 목회 하는 개척교회를 어리석다고 말한다.

좀 더 비양심적인 경우는 자신이 성도 수까지 계산해 매매한 교회 바로 옆에다가 다시 교회를 개척하고 원래 성도를 다시 끌어오는 경우다. 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당한 한 목사는 “100여명의 성도에 대해 소위 권리금이라는 명목으로 1억 원의 웃돈을 주고 교회를 매입했는데 불과 5백 미터 옆에 교회를 세워 성도를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하지만 어떤 수단 방법을 쓰든 돈만 있으면 꽤나 그럴듯한 이름 있는 단체와 기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저명한 교계인사들을 배경으로 잘나가는 목회자 행세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회만 있으면 닥치는 대로 교회를 상대로 불의한 이득을 챙긴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들의 행태를 고발하면서 맨 마지막에 강아지 한 마리를 올려놓았다. 네티즌 들은 이를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개만도 못한 인간들.. 개 같은 짓거리, 들이라고 탄식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신종 교회매매 수법도 등장한지오래라고 한다. 목이 좋은 장소를 골라 아예 교회를 새로 지어 매매하는 경우다. 또 다른 사례는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교회를 넘겨주면서 소위권리금을 받아 챙기는 것이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음성적으로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최근 서울 강동지역의 한 교회는 은퇴를 앞둔 담임목사가 후임자 후보 4명을 놓고 인터뷰를 했다. 형식상 4명의 후보였지만 최종 결정권은 담임목사에게 있었고 이 목사는 자신의 자리에 오는 대신 1억원의 댓가를 요구했다고 한다. 결국 이 교회는 1억 원의 댓가를 준비한 사람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이 같은 사례는 소위 전통과 규모면에서 중, 대형교회들 사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서울 중심가의 한 교회의 경우, 후임자가 전임목회자에게 5억 원의 상납금을 주었다는 소문은 아예 기정사실로 굳어지기까지 했다. 참으로 믿기 힘든 현실이지만 이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몸 된 성전을 자신의 소유처럼 팔고 사는 매매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겉으로 드러나는 원인은 배출되는 목회자는 많은데 비해 목회지가 부족한 수급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종교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세워진 교회 수는 약 6만 여개. 목회자는 12만 명에 이른다. 어림잡아 교회보다 목회자가 두 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교육부 인가를 받은 정식 신학교와 무인가신학교를 합쳐 매년 6천여 명의 목회자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교회개척의 현실은 그다지 쉽지 않다. 시대적인 흐름은 다양화와 대형화의 추세다. 대형마트, 대형백화점, 대형식당 등 점점 대형화 위주의 상권을 중심으로 고객 쏠림과 집중화 현상은 이제 교회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메머드급 대형 교회들의 등장으로 이제 교회는 예배중심 만이 아닌 스포츠 레저문화와 청중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 시켜 줄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시설을 갖추어야만 하는 시대에 이른 것이다. 목회자의 영성과 설교능력보다 교회시설의 현대화, 대형화 ,조직화, 프로그램화가 잘된 교회가 손쉽게 부흥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렀다보니 대부분의 개척교회들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인가 신학교를 중심으로 단기 속성과정을 거친 목회지망생들이 쉴세 없이 쏱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들이 기존의 교회로 흡수되기 힘든 현실에서 그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이다. 이들에게 목회지를 얻기 위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터넷사이트나 교계신문 등이다. 이들에게 교회매매광고는 인기를 끌만하다. 자신의 경제적 여건에 맞추어 교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일부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교회 매매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기존의 교회가 자연적인 부흥성장으로 수용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거나 확장의 기회가 왔을 때, 수 천만 원의 시설비용이 들어간 예배당을 갑자기 폐쇠해 버리고 전혀 다른 업종으로 교회건물이 바뀌는 것보다는 교회가 새로운 후임자를 맞아 계속 유지되는 것이 대 사회적,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또한 목회를 갓 시작하려는 목회 초년생들에게 경제적 상황에 맞춰 개척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 필자 역시 목회를 시작하면서 처음 개척한 장소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고 지금의 목회지로 오게 되었다. 물론 처음 개척당시에는 빈 상가 건물을 임대하여 억대 이상의 시설비와 성구비가 소요되었고 개척5년 간 피와 땀과 눈물로 전도한 많은 성도들을 포함하여 겨우 이사비용 정도의 금액으로 넘겨주었다. 하지만 내가 개척하여 세워진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 성전매매는 참으로 조심할 일이다. 하나님이 결코 기뻐하실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개인적인 사리사욕이나 치부의 수단으로 목회 장소를 팔고 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나니아가 돈을 주고 성령을 사려했다가 돈과 함께 망할 것 이라는 사도바울의 엄한 책망을 보듯이 오늘날 진정한 땀과 눈물과 피, 그리고 수고와 헌신의 댓가 없이 돈으로 완성된 교회를 사서 졸지에 담임목사가 되고 당회장의 권세를 누리려한다면 이는 분명 불법한 일이다. 돈으로 세워진 교회는 마침내 모래위에 세운 집 같아서 곧 무너지고 말 것이다. 또한 성전을 팔아 챙긴 이득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또한 무엇을 한들 하나님이 축복하시겠는가? 오늘 이 시대 또 다른 병폐현상인 성전매매의 일그러진 한국교회 현실을 남의 탓이나 치부로 돌리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 스스로도 부끄러움이 없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본지 논설위원 장승현목사
평안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