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전 칼럼] 주일 공예배를 포기한 새들백교회

이종전 목사.jpg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의 새들백교회(릭 워렌 목사)가 지난 12월 둘째 주일의 공예배를 하지 않는 대신에 지역사회봉사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들백교회는 이러한 결정을 하면서 교회 리더십팀은 최근 미국 경제의 위기를 보며 2011년을 가장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이웃을 섬기는(serving) 활동으로 주말 예배(service)를 드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몇 가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교회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할 수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 안에서 그들을 섬김으로써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이에 대해서 소극적이었다면 새들백교회가 보여주는 것은 많은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우 당혹스럽고 걱정스럽다.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이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사회봉사를 위해서 공예배를 포기한다는 것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다. 기독교 신앙은 만물의 기원과 존재목적까지도 하나님의 창조목적에서 찾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를 존재하도록 하신 것도 하나님이신 것을 믿는 것이고, 그 교회를 존재하게 하신 목적도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교회는 단지 인간을 위한 집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교회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차이를 동반할 것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즉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기뻐하도록 허락하신 것이다. 따라서 교회를 통해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양육을 받고 하나님의 뜻을 섬기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인 예배는 교회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본질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회는 예배를 위한 공동체라고 할 만큼 공적인 예배는 교회의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만일 이것을 포기하거나 부정한다면 교회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모순에 떨어진다. 때문에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에 대한 분명하고 바른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주일의 공예배를 포기하고 이웃을 섬기는 활동으로 주말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한다는 것은 교회가 교회로서의 본질적 요소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주일의 공예배를 이웃을 섬기는 활동으로 대신한다는 것은 교회의 의미를 전적으로 사람중심으로 이해하고 적용한다는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교회관이 하나님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사람을 위한 종교이어야지!’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독교는 만물을 창조하신 것과 창조하신 분과 창조에 있어서 영원히 가지고 계신 창조목적을 믿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공동체이며, 예배를 위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구성원들(신자들)은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뜻을 공유하는 가운데 기뻐하고 찬양하는 특권을 허락받은 것이다.

기독교회의 예배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공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때문에 예배는 공적으로 함께 할 때 자연스럽게 신앙 공동체로서 지체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공적인 예배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해체로서의 교회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20세기 말에 등장한 이머징교회관과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것은 교회가 스스로 해체를 추구하게 되는데 이때 해체는 사역중심의 교회의 개념으로 교회를 말한다. 이는 무형교회 지향적 교회관을 낳게 하는 것으로 알게 모르게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러한 교회관을 형성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새들백교회가 제시한 프로그램(?)이 머지않아 한국교회에 어떠한 반응으로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새들백교회가 제시한 공예배의 포기는 그들의 논리로 생각할 때 포기가 아니라 진정한 교회를 이루는 것이고, 사역의 현장이 곧 교회라고 하는 사역중심의 교회관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관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교회관을 넘어서 철저하게 해체를 원리로 하는 사역중심의 교회의 개념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서 유의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제도적 교회를 부정하는 것이며, 그러한 교회의 특징은 공적인 예배나 모임을 부정하는 가운데 흩어져서 몇 명이든 모인 무리를 중심으로 사역의 현장에서 섬기는 것을 예배로 여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공적인 모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교회가 가지게 되는 제도적인 요소들을 부정하게 된다. 또한 더 이상 예배를 함께 드리기 위해서 예배당을 크게 지을 필요도 없어진다. 그러한 돈이 있으면 그것으로서 소외된 이웃을 섬길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다시 실용적인 가치관의 영향과 함께 예배당이 없는 교회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무교회주의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반드시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웃을 섬기는 것은 교회의 본분 가운데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웃을 섬기기 위한 계획과 실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예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본분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이웃을 섬기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를 선하게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도 신실하게 감당해야 한다. 그렇다고 본질적인 본분을 포기하는 것은 교회의 존재의미를 포기하는 것이기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교회에 바른 교회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긴급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