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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의대교수인 제롬 크루프맨 박사는 의사의 오진에 대해서 3년 동안 연구를 했다. 그리고는 결론을 모아서는 2007년 봄에 "How Doctors Think" 이란 책을 발표했다.

크루프맨 박사는 의사의 오진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한다. 20%는 테크닉 상의 결함이고, 나머지 80%는 의사의 사고 과정에서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몇가지 오진을 피하는 방도를 제시했다.

첫째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라.
의사는 대개 똑똑한 젊은이들 중에서 배출한다. 또한 교과서 적이다. 환자의 증상단계에 취하고 감별진단을 하는 방정식에 익숙하다. 그리고는 결론을 빨리 내리는 편이다. 다음으로는 같은 질병의 환자를 반복해 다루어 강한 인상이 남아 있을 때, 오진을 하게 된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우선 행동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의사도 사람인지라 환자에 따라 호감이나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정신 분석학에서는 넓은 의미로 전이[Transference]와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시행된 연구통계를 살펴봤다. 미국의사들의 오진률은 약15%라고 한다. 한국의 의사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전, 필자는 피부과를 찾은 적이 있었다.

하체에 붉은 반점이 올라와서 A피부과 의사에게 보여줬다. 의사는 벌레에 물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처방 명세서를 주었다. 의사의 진료에도 불구하고잘 낫지를 않아서 B피부과를 찾았다. 젊은 의사는 양진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주요인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반점에 직접 주사기로 약물을 투입했다.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다음날 살펴보니 붉은 반점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며칠 후, 다시 B피부과를 찾게 되었다.

이번에는 양쪽 어깨에 좁쌀만 한 반점이 두서너 개 솟아 있었다. 혹시 양진의 후유증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이번에는 여의사가 진료를 맡았다. 여의사는 땀띠라고 한다. 그리고는 여의사에게서 처방전을 받았다. 그렇게 약과 함께 연고를 정성껏 먹고 발랐는데, 좁쌀반점은 어깨 전체로 넓게 퍼져갔다. 몇 가운데 피부과를 더 찾았지만, 한결같이 의사들은 땀띠라고 한다.

이번에는 C피부과를 찾았다. 의사는 바로 진단을 내렸다. 여드름이라고 한다. 그간의 일들을 설명을 하니 언성을 높히면서 누가 땀띠라고 하느냐고 한다. 참으로 난감했다. 나중에 확신하기는 C피부과 의사의 처방대로 하니 약 효과가 나타났다. 땀띠의 약과 연고가 오히려 피부를 악화시켰다고 한다. 다수 의사의 오진에 대해서 질책하고 싶지는 않다. 의사도 사람이니 틀린 오진을 하는 것이다. 만약에 트집을 잡으면 의사는 방어적 일 것이다. 다만 의사도 자신의 오진 가능성을 쉽게 말하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스로 자숙하는 모습이 있어야할 것이다. 대개 한국의 의사들은 권위적이다. 그런 권위의식은 쓸데없는 것이다. 좀 더 친절한 의사가 아픈 환자에게 큰 힘이 되어 진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다. 이는 마우스로 널려진 의학적 지식을 알게 된다. 깊은 의학적 전문의는 아니어도 의대 교과서 수준정도는 된다. 또한 한국도 선진국 문턱에 와있다. GNP2만불 시대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이에 걸 맞는 의료수준도 뒷 따라야 한다. 의사와 환자는 같은 맥락이다.

서로 존중하는 시회적 소통이 돼야 한다. 비록 양쪽 어깨에 보기 싫은 좁쌀반점으로 채워졌지만, 언젠가는 나을 것이다. 결단코 피부과 의사들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부족한 것을 더 연구하고 노력하는 진정한 의사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cjangh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