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세 가지 정서

 김승연 목사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역임
성탄절의 문화가 더욱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씁니다.

첫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입니다.

성탄절이 되면 미국의 아이들은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야를 사슴이 이끄는 마차에 올라 앉아 오색찬란한 종이로 포장된 선물을 가득 싣고 빨강 옷에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달리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아이들은 잠자는 사이에 신발 속에 선물을 넣어두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니콜라우스 할아버지를 기다립니다. 물론 니콜라우스 할아버지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성탄절을 맞이하기에 앞서 자신의 재산을 털어 가난한 가정의 진 빚도 갚아주고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죽은 후 그 일들은 부모나 교회의 몫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성탄 전야가 되면 니콜라우스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착한 일을 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듣고 자랍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날이 되면 아이들은 잠자기 전 신발을 깨끗이 닦아 대문이나 방문 앞에 놓아두거나 커다란 양말을 벽에 걸어두고 잡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니콜라우스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자청하여 선물을 준비하여 신발이나 양말 속에 넣어줍니다. 다음 날이 되어 늦잠꾸러기 아이들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확인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서 자랑하기도 합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니콜라우스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공적자금으로 선물을 준비하여 은행을 방문하는 아이들이나 성탄절 쇼핑을 위해 부모의 손에 이끌리어 상가 주변을 걷고 있는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인형이나 장난감, 아니면 초콜렛을 나눠주면서 홍보를 겸한 선심을 씁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는 성탄절을 맞이하기에 앞서 일어나는 일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성탄절을 더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렸을 때 받았던 선물들이 진짜 니콜라우스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니고 부모들이라는 사실을 한참 성장해서야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그런 설렘과 정서를 길러주는 일은 참 좋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성탄절도 그런 전통과 정서를 이어갔으면 싶습니다.

둘째, 성탄 캐롤입니다.

12월이 되면 예수를 믿든, 믿지 않든 괜히 흥겹고 즐겁습니다. 그 이유는 성탄 캐롤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예배시 부르는 성탄 찬송도 신나지만, 일반적인 캐롤들은 더욱 신나게 합니다. 이런 성탄 캐롤들이 한 달 전부터 널리 울려 퍼졌으면 싶습니다.

♬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래 부른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기쁜 노래 부르면서 빨리 달리자

셋째, 성탄 츄리입니다.

지금의 백화점이나 호텔의 성탄 장식을 보면 탄성을 지를 정도로 장엄하고 화려합니다. 그러나 옛날의 성탄 츄리는 백화점이나 호텔중심이 아닌 교회당 중심, 기독교 가정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나 기독교 가정이 상대적으로 상업주의적인 물량주의에 밀려 성탄 츄리가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회가 성탄 츄리의 주도권을 세속적인 상업주의나 물량주의에 그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 소박하게 말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장식을 기독교인 가정마다 성의껏 해야 합니다.

이런 정서가 지속적으로 계속될 때 온 세상에 성탄의 기쁨은 더욱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