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에 목숨 걸 자신이 없다면 가정교회를 하라. 


 
         ▲ 학술대회를 여는 현유광 신대원장

  11월 1일 고려신학대학원(천안) 대강당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600여명의 청중들이 내뿜는 열기보다는 발제자와 패널들이 내뿜는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해무 박사가 가장 강한 톤으로 청중들에게 어필하고 페널들의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받기도 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하였던 모 일간지 기자는 참석해 본 중에 가장 재미있는 학술대회였다고 평할 만큼 뜨거운 논쟁에 비하여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고 간혹 위트 있는 말솜씨로 청중이 지루할 겨를을 주지 않았던 것도 이번 학술대회의 큰 장점이었다고 할 것이다.


 

주제 발표


    
 
▲ 첫 발제자 변종길 박사
 
첫 번째로 등단한 변종길 박사는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가정교회는 성경적인가?’ 라는 주제로 발제하였는데 신약 성경 어디에도 최영기 목사가 주장하는 가정교회 형태의 교회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가정교회를 초대교회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하고 가정교회의 내용을 장로교화 시킨다고 하더라도 용어는 그대로 받기가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 두 번째 발제자 이상규 박사
 
두 번째로 강단에 선 이상규 박사는 교회사적 관점에서 “교회사에서 본 가정교회”라는 주제로 나서 “공식적인 집회소로서 예배당 건물이 발견된 것은 256년 유프라데스강 상류지역에 위치한 두라-유로포스(Dura-Europos)에서였다”고 서두를 뗀 뒤 150년까지의 신자들의 집회장소는 가정집이었고 150-250년 어간에는 주택을 개조하여 집회소로 사용하는 시기였고 250년에서 313년까지는 큰 건물형태의 집회장소가 대두되었다는 것이다.

 


초기 기독교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가정에서 회집하고 가정에서 목회가 이루어지고 성례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가정교회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으로 그는 가정교회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장로교회의 신학과 예배, 의식 등 장로교회의 예배와 교회구조도 16세기를 거쳐 제도화되었다. 새로운 제도는 항상 상당한 저항과 반대에 직면했다"면서 “가정교회 운동은 셀교회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있었던 여러 목회방식 중의 하나로서 일종의 목회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변화된 환경은 새로운 목회 방식을 요구하는데, 가정교회는 이런 현실의 반영이고 이런 방식 또한 한 시대의 유행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 된다”고 주장했다.

 


     
 
▲ 세 번째 발제자 유해무 박사
 
세 번째로 등단한 유해무 박사는 “설교에 목숨 걸 자신이 없다면 가정교회를 하라”고 일갈하여 참석자들이 순간 긴장하였는데 이어 “개혁교회론에는 평신도 사역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개혁교회의 사역자는 가르치는 목사만 있을 뿐이고 평신도는 가르침을 받은 대로 세상에서 살아갈 뿐이라는 평소 교의학적 지론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목회 방법론으로서 가정교회론의 특성은 참고할만하다고 하면서 가정교회를 장로교의 옷을 입혀 도입하려면 하되 굳이 성경에서 억지로 그 근거를 찾으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가정교회를 시행하고 있는 교회들은 개혁교회의 전통과 교회법을 존중하는 새로운 모델을 계발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공교회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가정교회론을 남에게도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고신교회의 신학은 방법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도입되는 방법론에 대해서 시의적절하게 평가하고, 목회 현장에서 공교회성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 마지막 발제자 김순성 박사
 
마지막으로 발제한 김순성 박사는 실천신학적 관점에서 “가정교회 소그룹 구조와 기능의 실천신학적 의의”라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다분히 가정교회의 장점을 부각 시키는 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가정교회는 한 마디로 교회의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다기능적 소그룹 교회운동이다. 종래의 소그룹 운동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구조적인 면에서 개인중심이 아니라, 공동체 중심이며, 기능적인 면에서 복합적이고 종합적이라는 점이다”라고 정의하면서 가정교회의 특징을

 


첫째, 공동체 중심의 사역의 장(場)이다.

둘째, 평신도 중심의 사역의 장(場)이다.

셋째, 목양기능을 지닌 사역의 장(場)이다.

넷째, 삶의 나눔을 통한 친교와 치유사역의 장(場)이다.

다섯째, 영혼구원 중심의 전도와 선교사역의 장(場)이다.

여섯째, 성경적인 제자훈련의 장(場)이다. 라고 진단했다.

 


그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겨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새 부대가 새 포도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 포도주가 새 부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가정교회 소그룹은 새 부대이지 그 자체가 새 포도주는 아니다. 그러므로 그 부대에 무엇을 담는가는 여전히 목회자의 몫이다”고 결론지었다.

 


토론회

 

    
 
▲ 참석한 패널들, 좌로부터 김낙춘목사, 조태환목사, 이문식 목사, 강경민 목사, 권상준 장로, 정성수 장로
 
이날 토론회에 나선 패널들은 가정교회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김낙춘 목사(한영교회) 조태환 목사(울산큰빛교회) 이문식 목사(산울교회)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 권상준 장로(구미남교회) 정성수 장로(울산큰빛교회)가 참석하였다.

 


    
 
▲ 패널 토론에 임하는 교수들, 좌로부터 김순성 박사, 유해무 박사, 변종길 박사
 
이들은 한 결 같이 가정교회의 장점과 장로교회가 시행함에 있어 하등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였으며 장로 패널들은 “단점을 말하라 하는데 단점은 없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다. 장로의 직분을 제대로 하는 것 같다”고 대답해 발제한 교수들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 신대원 대강당 1층을 가득 메운 청중들.
 
가장 이슈가 된 부분은 용어 문제였다. 변종길 박사나 유해무 박사는 가정교회 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변 박사는 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다 보면 교회에 어려움을 왔을 때 쉽게 붕괴되고 이탈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었고 유 박사는 목사가 없는 가정에서의 모임을 교회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사회를 맡은 김순성 박사는 가정교회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중재에 나서 보았지만 팽팽한 입장 차이는 줄어들지 않았다. 가정교회를 주장하는 패널들은 교회라는 용어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어 ‘교회’를 뺄 수 없다고 주장하고 그렇다면 더욱더 교회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두 박사는 강하게 입을 모았다.

 


그러자 김순성 박사는 다른 대체 용어는 없겠는가 하고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천헌옥 목사(코람데오닷컴 편집장)가 나서 두 쪽 다 둘 다 양보할 수 없다고 하니 ‘가정’ 이라는 용어와 ‘교회’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으로 ‘교회가정공동체’라는 것은 어떠할지 제의했다. 쉽게 말해 ‘ㅇㅇ교회가정공동체’ 줄여서 ‘교회가정공동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고 “제가 가정교회에 대해 끝까지 비판자로 남는 것이 가정교회의 발전에 유익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라”는 유해무 박사의 평행선 전투발언과 같이 명칭 자체도 앞으로의 숙제로 남겨지면서 학술대회는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시간을 넘겨 막을 내렸다. 

 

    
 
▲ 학술대회를 마치고 단체사진
 


위 발표된 논문은 연구보고및 발표논문방에 준비되는데로 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