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로림만의 고민
작성일[2008/11/20 21:10:52]    
조력발전[朝力發電, tidal power generation]은 조수의 간만을 이용한 수력발전방식이다. 또는 조석발전 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조석의 규칙적인 운동을 이용하여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방식이라 그렇다.

 

조력발전의 기본원리는 저 낙차 수력발전과 비슷하다. 해수의 조석간만의 차, 다시 말해서 밀물과 썰물의 조위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때 해수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저수지에 유, 출입 시키면서 발전하는 방식이다. 바다를 이용한 발전방식 중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조력발전소는 프랑스의 랑스[1967년 완공, 용량 400Kw], 캐나다의 아나폴리스[1986년 완공, 용량 2만Kw], 중국의 지앙시아[1980년, 용량 3,000Kw]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 호주, 인도 등의 국가에서 조사 작업이 한창인줄 알고 있다. 이에 우리지역 가로림만도 조력발전으로는 최적지로 판명 나고 있다.

 

그러나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여러 가지 타당성과 후속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영원히 공급되는 무공해에너지라는 절대적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도 우선시 돼야 한다. 서산시 팔봉면, 지곡면, 대산읍과 태안군의 태안읍, 이원면으로 둘러져 있는 가로림만은 수심이 얕고 간석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만 입구는 북쪽을 향해 열려 있으며, 입구의 너비는 2~3Km, 만입된 길이는 25Km이다. 맞은편에는 천수만이 자리하고 있으며, 만 안에는 고파도, 웅도 등의 유인도와 율도, 조도, 대우도 등의 무인도가 있다.

 

또한 북쪽에 있는 덕적군도가 발파제 구실을 해줘서, 봄부터 여름까지 제주난류의 북상으로 난류성어종이 풍부하다. 조기, 새우는 물론 김, 굴의 양식업과 어족의 산란장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런 천해의 어장을 보유하고 있는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한다. 돈으로 치면 얼마나 될까. 조금은 걱정이 든다. 아마 만만치가 않다. 그리고는 2005년 7월 지식경제부[당시 산업자원부]는 서부발전과 계약을 맺었다. 서부발전은 포스코, 대우, 롯데건설 등과 함께 사업비 1조 22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지식경제부는 지난 9월 11일 녹색성장을 위한 그린에너지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서 태양광, 풍력, LED 등, 9대 분야를 중점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가로림만도 조기 착공을 한다는 선수를 쳤다.

 

하지만, 이 친환경적 발전소 계획은 현지주민과 환경론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서산과 태안을 잇는 방조제 형태의 “해수 유통댐”이 들어서면 어민들의 생활터전인 가로림 갯펄이 크게 훼손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현지 어민들의 생활터전에 갑자기 발전소가 들어서면 여러 가지 피해를 입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어민들은 그게 두려운 것이다. 서부발전측은 수문을 통해 물이 오가게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상하는 갯펄 30%는 훼손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어족마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정도 세월이 흐르면 생태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프랑스의 랑스발전소를 모델로 내세웠다. 몇몇 지역인사들에게 직접 랑스 발전소를 보시라고 몇차례에 걸쳐서 다녀오게 했다. 과연 무엇을 보고 어떻게 결론을 냈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참으로 어려운 각오를 준비해야할 것이다.

현지어민들도 둘로 나눠져 있다.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그리고 서산보다는 태안군은 적극적으로 찬성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태안군이야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손해 볼 것은 없다는 계산이다. 그 속에는 국가적인 안목을 봐야 한다는 달착지근한 애국심도 한 몫을 했으리라 여겨본다. 들끓는 반대 데모 속에 서산시와 서산시의회는 백지화 선언을 했다. 잘했다고 본다.

 

또한 서산과 대산을 이어주는 국도 29호선은 언제부터인지 죽음의 도로가 되었다. 아침 출근시간 때와 저녁 퇴근 시간 때에 그 국도에 들어서면 목숨을 내놓고 다녀야 한다. 거의가 대기업에 출근하는 사원들로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호위반, 광과속, 쓰레기 투기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조력발전소로 인하여 민심의 흉흉한데, 그들은 오늘도 내일도 인간이하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언젠가는 여럿 사람들 잡을 것이 틀림이 없다. 이 기회로 인하여 대기업들은 사원들의 교통기본질서를 가르쳤으면 좋겠다. 돈만 벌려고 하지 말고 그 지역에서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었으면 한다. 가로림만은 누가 보아도 천혜의 어족자원 현장이다. 그곳에서 고기를 잡고 낙지, 꽃게 등이 생떼같은 자식들을 키우고 공부를 시켜왔다. 그런 곳을 발전소가 들어선다고 당장에 이해해 달라고 하면 그건 바보다. 이해를 시킬게 있으면 충분히 시간을 두고 설명을 하고 그에 따르는 보상을 할려고 하면 풍성하게 보상을 해야할 것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잔머리를 굴려서는 아니될 것이다. 요즘은 시체 말로 멍청이들은 없다. 촌사람 우습게 보았다간 큰 코 다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되도록 이면 자연 그대로 보존하였다가 우리지역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바램을 한다. 도시사람들은 속이는데 일가견이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가로림만을 두고 형님 아우하면서 지내던 이웃들의 벽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찬성하는 주민도 지역사람이고, 반대하는 주민도 지역사람이다. 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그러나 먼 안목을 내다보면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 환경을 파괴시킨 뒤, 옷과 이마에 명품이 배여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람 살 곳이 못되는 동네로 전락할 수가 있다. 그런 것이 재앙이다. 가로림만을 두고 서산사람들이 갈등하고 있다. 예전처럼 알콩달콩 살아가는 그런 지역주민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cjangh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