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름

이종전 목사.jpg [이종전 목사 인천만수남부교회]  여름은 땀의 계절이다. 여름은 땀 없이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재()와 같다.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땀을 흘린 양을 가늠해봐야 할 만큼 땀이 없이는 여름을 날 수 없기 때문이다. 땀은 체취(體臭)를 심하게 한다. 땀은 활동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어서 많은 불편함을 준다. 땀이 심하면 땀띠와 피부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해서 불편하다. 

게다가 땀은 경제적인 문제를 동반한다. 여름철 땀과 싸우다보면 에어컨디셔너를 켜야만 한다. 20년 전만 해도 그것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자동차를 살 때도 선택사양으로 꽤 비싼 것이었다. 해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구입하는 차에나 달려있었던 것이 에어컨디셔너였다. 한데 지금은 기본 사양이 됐고 일반 가정에도 설치가 돼 있다. 일단 집에 에어컨디셔너가 있으면 흐르는 땀 앞에서 키지 않을 수 없기에 경제적으로도 많은 지출이 필요하다. 

요즘 일사병과 열사병에 대한 뉴스가 많다. 고온다습한 기온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모양이다. 저녁 뉴스 시간이면 어김없이 이러한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실 일사병과 열사병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도 뉴스에 전해지는 사건이다 보니 저절로 구별이 될 만큼 자주 더위와 함께 전해진다. 그러니 경제적인 문제, 건강의 문제까지 모두 땀을 흘리게 하는 더위 때문이기에 여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더위와 땀은 모두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니 어찌하겠는가? 땀이 없이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인간에게 있어서 땀은 체온 조절과 신체 안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하니 적당한 땀 배출이 없이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한데 요즘 인위적으로 추우면 히터를, 더우면 에어컨디셔너를 사용한다. 그러니 땀이 배출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 아닐지.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일하는 과정에서 탈진할 만큼 땀을 흘려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는 쉬는 시간만이라도 에어컨디셔너가 없으면 탈진해서 일사병에 걸릴 수밖에 없으니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땀은 체온 조절과 함께 노폐물 배출의 수단이다. 그러기에 땀을 흘려야 체내의 노폐물들을 해결할 수 있어서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무조건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 답이 아니다. 땀을 적당히 흘려야 하는 것은 건강의 비결이니 말이다. 만일 화상을 입어서 땀구멍을 상실하게 되면 심할수록 생존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땀을 흘려서 일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은 일이다. 

한데 요즘은 일해서 땀을 흘리는 것보다는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 이 또한 비생산적인 것이다. 이러한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나 땀을 흘리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찜질방에서 땀을 빼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여기도 예외는 있다. 쉬어야 하는 사람이 쉬면서 땀도 적당히 배출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하지만 일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것,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것과 그냥 찜질방에 앉아서 땀을 흘리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몸속에 있는 노폐물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서 땀을 흘려야 하는 것 아닐지. 그렇게 본다면 찜질방에서 흘리는 땀은 수분만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땀을 흘릴 수 있을 때 적당히 흘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귀찮아하지만 말고 흘릴 수 있는 기회에 흘리는 것이 좋다. 어린 아이들이 뛰놀면서 흘리는 땀은 건강의 상징인 것도 이유가 있다. 그만큼 열심히 뛰고 땀을 흘리니 신진대사도 잘 되는 것이고, 피로 회복도 빠르게 되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의 비결 중에 하나가 땀을 흘리는 것 아니겠는가. 나이가 들수록 땀의 배출 기능이 약해지고 땀 흘리기를 귀찮아하기 때문에, 여기에 비례해서 점점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닐지. 

이렇게 보면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셨을 때 신체 기능의 세세한 데까지 배려하셨음을 생각하게 되고, 그럴수록 그저 경이로운 지혜를 통해서 만드셨다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땀을 흘리는 것이 귀찮고 때로는 불편해서 더위를 원망하고 땀을 귀찮아하지만, 그래도 땀을 흘리게 하심이 감사할 일 아닌가.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땀의 역할이 크니 땀을 흘리게 하심에 감사할 수밖에 ···. 

게다가 땀은 사람들에게 보람을 안겨준다. 자신이 땀을 흘린 것에 대해서 보람을 느끼게 하는 정신적인 대가까지도 허락하시니 이 또한 감사할 따름이 아니겠는가. 이 여름이 다가기 전에 흘릴 수 있는 땀은 흘리도록 하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