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毒舌)을 멈추라

 

이성구 구포제일교회 담임목사

 

 

   
요즘 우리나라에 독설이 난무한다. 우리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는데 요즘 빚을 진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그저 막말 수준의 독설이 신문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네 배로 올리고, 땅값은 수십 배를 더 내라.” 북한 당국이 앞장서 독선이 가득한 독설을 내뱉는다. 돈 내기 싫으면 나가라는 말이다. 공장의 기계들을 두고 갈 거리고 생각해서인지, 한국의 기술을 다 익혔다는 말인지, 4만 가까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실업자로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배짱을 부린다. 공장을 입주시키려 해도 일할 수 있는 북한 노동자가 없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인근 시골 사람들을 끌어오니 생산성이 형편없는 상황인데도 무슨 심보로 북한이 저렇게 막말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은 지금 핵개발, 미사일 발사로 독기를 뿜으며 세계를 긴장시키면서, 한 편으로 돈을 더 거둬들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입경과 출경 때마다 안전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판에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고 있으니 개성공단 문을 닫자는 말이라며 공단에 이미 입주한 기업인들은 엄청 흥분한다. 독설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


전직 대통령이 자살하는 희대(稀代)의 사건이 발생하자 독기어린 말들이 온천지에 난무한다. 수사한 검찰을 살인마라고 저주한다. 현직 대통령에 대하여 마구잡이 험악한 욕설을 퍼붓는다. 심지어 장례식 현장에서도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대통령에게 막말을 할 정도다. 정치인들 역시 빚질 일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130억대의 뇌물사건으로 비화된 ‘박연차 게이트’로 입만 벌이면 독설로 가득 찼던 소위 ‘노사모’ 무리들이 속속 감옥으로 들어가면서도 ‘정치보복’이니 ‘표적수사’니 하면서 독설로 자기 방어막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 속에 640만 달러의 진실은 확인할 길이 사라져버렸다. 잘못이 들통이 나고 대답하기 곤란한 일이 생기면 그냥 자살해버리라는 ‘막장원리주의’가 청소년들에게 파고들까 두려워진다.


줄줄이 이어지는 데모대는 복면에 쇠창살을 들고 거리에 독기를 내뿜는다. 타도 분쇄 같은 독설이 당연히 뒤따른다.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언행(言行)은 점점 더 과격해질 것이다. 의경의 눈을 죽창으로 찔러 실명에 이르게 해도 끄떡없다. 그저 경찰을 욕하면 그만이다. 독기, 독설에 독창(毒瘡)으로 얼룩지는 대한민국이다.


마침내 “‘독재자’에게 우리 국민은....” 운운하며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교수사회 일각에서 민주주의 후퇴니 뭐니 하는 소리들이 나더니 드디어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른다. 막말도 이런 막말은 없다. 지금이 어떤 시대이고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독재가 가능하며,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른다는 말인가? 독재가 무엇인가? 비방하는 미디어법은 국회에 상정중이고,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전직대통령 수사하면 독재인가? 노무현대통령은 죽으면서 ‘민주주의 후퇴’니 ‘독재’니 ‘노동자 탄압’이니 ‘인권유린’이니 하는 소리를 한 적이 없다. 그저 자기 때문에 고생하는 식구들이 미안하여 죽는다는 유서를 남겼다. 철저하게 개인적인 이유로 개인을 위하여 죽었다. 그게 진실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독재타령인가?


독설은 독설을 낳고 결국 우리 사회를 독기어린 사회로 만들 뿐이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렘17:9)는 것은 틀림없는 진실이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무섭다. 마음과 혀를 다스려야 독기를 줄일 수 있다. 내 혀와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님을 닮아가려 애쓰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있을까?

                                                                                                    코람데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