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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문화부 장관인 이어령 박사는 어느 강연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른들이 없다. 지식인도 있고, 과학자도 있고, 정치가도 있지만, 어른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이유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큰 갭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 보고 접하는 자연계와 지구는 물질계인 아날로그로 되어 있다. 산과 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 그리고 우리 육체까지도 전부 다 아날로그다.
다시 말해서 자연계와 물질계는 영원히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을 나서면 모든 것이 디지털을 추구하고 익숙해져 있고, 편안한 것은 사실이다. 점점 진화된 디지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세대가 디지털세대를 가르치면 디지털세대는 콧방귀를 뀐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공공의 장소가 많다. 공공의 장소엔 작은 규칙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그런 규칙이 무너지면 공공의 장소는 엉망진창이 되고 힘있는자 만의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배트맨 같은 정의의 사자가 있어주길 갈망한다. 영화같은 이야기지만도 기실 요즘 공공의 장소에 가보면 버릇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가끔 혈기로 좋은 말을 하면 나쁜인상으로 돌아온다. 왜 그렇게 디지털세대는 질낮은 인격으로 되어졌을까. 좋은 조언을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자세를 잊어버렸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이사회에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어른이 있어야만이 사회질서가 조화롭다. 어른들을 공경해야 한다. 이시대 어른들은 먼인생의 경험을 축척한 지식과 지혜다. 젊은 디지털세대가 넘보지 못하는 노하우다. 더불어 이사회의 큰재산이기도 하다.
디지털이 아무리 과학적이고 생활을 편리하게 한다고 해도 기본인격을 형성하지 못한다.도덕과 윤리는 이념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어른들을 아나로그 세대라고 한다. 그것은 자신들이 디지털 세대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럼 디지털과 아나로그는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아나로그는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는 것이고, 디지털은 디지털의

선호 변화에 따라 기록하는 것이다. 좀더 설명하자면, 디지털은 디지털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빠른 개념에 맞게 쉽고 단순하다. 이에 아나로그는 디지털 보다는 섬세하고 디테일 하다.

 지금 우리 주변은 화려하다. 대부분 디지털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보면 칼은 칼로 망하듯이, 화려함은 화려함으로 망한다는 것이다.기본이 안되어 있기에 절제와 자제를 모른다. 인간성이 무너지면 재기를 쉽게 포기한다. 마치 삼풍 백화점처럼 와르르 무너진다. 미래를 생각하지만, 두려운 데도 쉽게 포기한다. 사람들은 디지털화 되다보니 타율[他律]보다는 자율[自律]을 지향한다. 법을 어기면 벌을 받는다. 그래서 법을 타율기능이라고 한다. 누구나 타율[他律]에 지배를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현실은 자율하지 못하고 타율에 받고 있다. 왜냐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본이 안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 기본교육은 자기관리와 사회인으로서의 대인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기본교육은 약속해 놓은 말과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행동의 격식과도 같다.

아뭇튼 어른들은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하나의 일이 어떤 패턴을 가지는지, 행동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몸소 체험한 분들이다. 그래서 존경해야 한다. 언젠가는 디지털도 아나로그에 이르게 된다. 또한 어른들도 어른다워야 한다. 더러는 젊은 세대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나이에 오는 포기는 전체적으로 힘이 사라진다. 그러기에 혼을 내고 경험담으로 어루만져 줘야 한다.

어른을 존경하는 사회, 그 사회가 먼훗 날 신사회의 주촛돌이 되고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논설위원 최장희 목사 cjangh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