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4주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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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일은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사슬에 결박되었다가 나라를 되찾은 지 7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에 일본이 항복함으로 하나님께서 36년간 갇혀있었던 흑암의 권세에서 우리를 자유케 했습니다.

 

8.15는 하나님이 억압받는 우리 민족에게 주신 전적인 은혜의 선물입니다. 한국교회가 민족의 등불이 되어 독립, 자주, 국권 회복운동에 앞장설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은혜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믿음 안에서 숱한 선교사, 순교자들이 나라와 민족, 복음의 진리를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8.15 74주년을 맞이하기까지 크고 작은 수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 민족은 시대적 도전과 위기를 잘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야만적인 침략역사를 부인하며 패권주의의 부활을 기도하고 있는 일본 아베 정부는 경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일본과의 갈등 가운데 자칫 반일 감정에 경도되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불매운동과 반일 시위는 당장은 우리 국민을 단합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철하고 슬기로운 대응 방안을 강구할 때입니다. 전쟁은 서로를 불행하게 할 뿐임을 알고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하되, 싸우지 않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 민족은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슬기롭게 극복해 온 지혜와 근성이 있는 민족이므로 희망이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룬 눈부신 경제 성장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 원양어선 선원, 중동 근로자들과 월남전에 파병된 젊은이들의 피와 땀을 온 국민이 한강의 기적으로 꽃피운 자랑스런 역사입니다.

전쟁은 승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마만큼 피해를 줄이느냐가 곧 이기는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했다가 우리 경제에 파국을 초래하여 국민들을 또다시 헐벗고 가난했던 시대로 돌아가게 한다면 이는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닥친 위기를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하여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지난 일에 얽매이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 오늘의 근대화를 이룬 위대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외교적 해법으로 전쟁 없이 국민에게 승리를 안기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여야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함께 나라를 걱정하며 땀 흘리는 경제 산업 현장에 힘과 지지를 보내고, 함께 고통을 감내하며, 온 국민이 자긍심을 가지고 현재의 행복과 미래에 희망을 가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미일 간의 갈등으로 인해 동북아에서 힘의 우위가 중국, 러시아에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공군기가 독도상공을 침범하고,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쏘아대며 한미일 간의 안보 공조 균열을 노리는 상황에서 그들의 의도대로 우리만 안보 무기력증에 빠진다면 전쟁을 경험한 국민으로서는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위기 상황을 내로남불의 자세로 볼 것이 아니라 나라의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스스로를 성찰하고 바른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와 여야 정치권, 종교 시민사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합니다. 경제발전을 이룬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건국이념에 충실하고 역사의 흐름을 존중하고 은근과 끈기의 민족정신을 살려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먼저 본질에 충실하고 거듭된 분열을 깊이 회개하여 일치와 연합으로 주님과 한 몸을 이룸으로써 시대 앞에 선지자적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와 1천만 성도들이 성령 안에서 거룩과 사랑과 정의의 정신을 회복하고, 하나님이 부여하신 시대적 사명을 바로 감당할 것입니다.

 

광복 74주년을 맞아 하나님께서 지켜주신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로 번영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며,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이 땅 위에 넘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9. 8. 15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