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옛 일을 잊을 수 없기에
작성일[2008/10/15 00:56:23]    
 저는 지난주에 CBS창립 47주년 기념 광주복음화대성회를 인도하고 왔습니다. 사실 이번 집회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상하게 충청지역이나 영남지역 집회는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는데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광주는 그렇게 모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광주는 저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선지자가 고향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연합집회를 크게 해도 예상보다는 많이 모이지를 않았습니다. 예수님도 고향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다 내려갔는데 이번 집회는 역대 광주 지역 집회 사상 최고로 많은 성도들이 모인 집회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밀려오는지 김대중컨벤션센터 자리가 부족해서 진행요원들이 계속해서 보조의자를 놓고 또 놓아야 했습니다. 주최측에서도 “광주지역 집회 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적은 없었다.”고 감탄을 하였습니다. 또한 “목사님의 메시지도 너무도 좋았다.”고 광주가 들썩거릴 정도로 소문이 나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광주 지역의 국회의원, 구청장, 교계지도자 등 많은 주요 인사들이 성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예수님만이 소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복음을 외쳤고 모두가 함께 은혜 받고 광주복음화를 위해 한 마음이 되는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너무도 보람과 기쁨이 넘쳤습니다. 특별히 우리 서광수장로님이 열심히 기도로 준비하며 수고해 주셨고 CBS방송에서도 발이 닳아지도록 골목마다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를 하였기 때문에 큰 성황을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문제였습니다. 광신대에서 채플 인도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데 저 시골 고흥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최현종목사님이 임직식을 한다고 설교를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 분은 제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은인입니다. 제가 신학교 다닐 때 5.18광주민중항쟁을 경험하였는데 그때는 쌀도 떨어지고 먹을 것이 없어서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굶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쩌다 밥을 먹어도 반찬이 없으니 마가린에 밥을 비벼 먹을 때였습니다. 채플실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기도를 하고 있을 때인데 그 분이 저에게 쌀을 가져다주신 것입니다. 하마터면 쌀을 가져다주다가 공수부대에게 붙잡혀 총을 맞아 죽을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떻게 그 분의 은혜를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광신대 채플 인도하는 것도 중요하고 후배들도 중요하지만 저 시골의 작은 교회이지만 과거 어려운 시절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목사님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낮아지는 마음으로, 은혜를 잊지 못하는 마음으로 그냥 그 쪽으로 간 것입니다.

요즘 시대 영웅의 활극을 원하고 튀는 스타가 되기를 원하는 때에 화려한 무대를 뒤로하고 시골 교회로 갔습니다. 그 곳에 내려갔더니 저를 얼마나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는지 “소강석목사님이 오셨다.”고 입추의 여지없이 예배당 뒤에까지 성도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저는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라.”는 말씀을 준비하여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교회보다 존귀한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 세상에 교회보다 영광스러운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설교를 하면서 정말 이 곳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곳을 거절하고 광신대 채플을 인도하러 갔다면 과거 어려운 시절, 저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까? 올챙이 시절에 베풀어준 그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그런 은혜를 기억하면서 헌금시간도 없는데 헌금까지 하고 오니까 더 마음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성도들도 제가 그런 진솔한 말 한 마다를 하면서 설교를 하니까 다 은혜를 받는 것입니다. 고흥에서 임직예배를 마치고 다시 평택시연합집회를 인도하러 올라오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보람이 되고 행복했습니다. 은혜를 아는 마음, 은혜를 기억하는 마음이 저에게 참된 보람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50대를 향하여 질주하고 있는 목사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60,70세가 되어도 어렵고 힘든 때의 일을 기억하는 목사가 될 것입니다. 가진 것 없고 눈물로 보내던 시절, 저에게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준 분들을 잊지 않는 목사가 되길 원합니다. 또한 새에덴의 오늘날의 부흥이 있기까지 개척교회때부터 충성하고 눈물로 씨를 뿌린 성도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 분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마다하지 않고 온 몸을 던져서 희생할 것입니다. 어찌 희생이 없이 영광이 있겠습니까? 어찌 어려운 고난과 역경의 순간이 없이 축복과 기적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더욱 더 옛 일을 기억하며 교회를 위해 희생하고 충성한 성도들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고 일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 인생의 여정을 다 마치는 날, 사랑하는 성도들의 희생과 눈물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눈을 감고 천국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저에게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준 옛 일을 잊을 수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