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20b.jpg  

 꽤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무렵 낯선 동네를 지나가다가 지게에 얹어서 사용하는 소쿠리를 만드시는 어르신을 만났다. 지금이야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겨우 볼까말까 한 물건이지만 옛날에는 농촌의 필수품 중에 하나였다. 이 소쿠리는 싸리나무 가지로 만들어서 지게에 얹고 산에서 땔감으로 사용 할 솔잎을 모아서 지고 오거나, 감자나 고구마 처럼 낱개로 된 농작물을 한꺼번에 많이 나를 때 사용하던 기구이다.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할아버지께서 직접 만드시던 모습을 몇번 보았지만, 이때만 해도 이런 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조차 보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직접 손으로 만드시는 모습이 반갑고 정겨워서 꾸벅 인사를 하고 촬영을 하였다. 하지만 작업이 거의 끝나서 마무리하는 과정이었고, 해도 거의 기우는 상황이라서 빛이 부족한 상태라 몇장 찍지도 못했고 화질도 좋지 않았다.  더구나 오래된 필름을 스캔하다 보니 화질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랫만에 옛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즐거움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