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629)... 봄나물로 춘곤증 극복

춘곤증(春困症) 봄나물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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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으며, 입춘(立春) 이후에도 추위는 혹독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끝자락에 냄새가 걸려있다. 봄은 ()에서 시작해 ()으로 향하는 것이므로 남도의 섬이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봄에는 봄바람을 맞으며 아름답게 꽃을 구경하는 꽃놀이 제격이다. 간지러운 봄내음을 솔솔 맡으며 꽃길을 걸으러 전국에서 열리는 봄꽃축제 가보자!

 

우리나라는 매년 2 초면 제주도 한라산 남쪽 지역부터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해 3월이 되면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일대가 하얗고 붉은 꽃으로 뒤덮인다. 매화(梅花) 해가 바뀌면 가장 빨리 피는 꽃으로 하얀 매화를 백매(白梅), 붉은 매화는 홍매(紅梅)라고 부른다. 그리고 속에서 피는 매화라는 뜻으로 설중매(雪中梅), 겨울에 피는 매화라고 동매(冬梅)라고 부른다.

 

추운 겨울에 홀로 꽃을 피워 봄이 때까지 진한 향기를 남기는 매화를 조선시대 선비들은 사군자(四君子) 사랑을 보냈다. 사군자란 매화(梅花), 난초(蘭草), 국화(菊花), 대나무() 명의 훌륭한 인물에 빗댄 것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매화병제도(梅花屛題圖) 그려 외동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파르르 새가 날아 매화에 앉네/ 매화 향기 진하여 홀연히 찾아왔네/ 여기에 둥지 틀어 너의 집을 삼으렴/ 만발한 꽃인지라 먹을 것도 많단다하나뿐인 딸에게 매화처럼 강인하게, 마리 새처럼 다정하게 가정을 꾸미라는 축복의 () 그림과 함께 매화병제도 쓰여 있다.

 

섬진강 주변은 새하얀 매화(梅花) 뒤덮이며, 전남 광양 매화축제는 3 17-25 열린다. 경남 양산 원동매화축제(16-18) 낙동강변을 따라 매화가 아름답다. 지리산 자락의 전남 구례에서는 노란 산수유꽃이 봄소식을 전하여,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17-25 열린다. 경북 의성군 산수유마을 꽃맞이행사는 3 31일에 개막해 48일까지 진행된다. 전남 여수 영취산은 봄이면 분홍빛으로 물들어 진달래축제가 330-41 열린다. 36 그루 벚꽃이 장관인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제 331-410일에 열려 관광객들을 맞는다.

 

국어학자 한성우 교수(인하대 한국어문학과) 저서 노래의 언어에서 한국 가요 26000 가운데 가사(歌詞)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계절은 가을 같지만, 실제는 (1572), 겨울(1281), 여름(1001), 가을(541) 순으로 나타나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봄이 되면 춘곤증(春困症) 어김없이 찾아온다. 봄철에 기운이 없고 쉽게 지치는 춘곤증을 가볍게 이겨낼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농촌진흥청은 춘곤증을 극복하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돼지 다리살 요리 추천했다. , 춘곤증은 봄철에 급격한 기온 변화로 생기는 피로감인데 돼지고기 다리살에는 이를 줄여주는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풍부하므로 구워서 제철 채소와 함께 먹으면 도움이 이라고 밝혔다.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겪는 춘곤증(spring fatigue) 의학적인 질병 아니라 추운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을 따사로운 봄볕에 녹일 있는 계절이 되면 생기는 일종의 생리적인 피로감(疲勞感)이다. 춘곤증은 4-5월에 많이 나타나며, 시도 때도 없이 졸리고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혹자는 졸음 폭탄 떨어질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고 했다.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하여 식사, 운동, 생활습관의 조절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있다.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하므로 우선 영양 보충을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로가 계속되면 식욕(食慾) 떨어지는데 이때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C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먹는 것이 좋다. 냉이, 달래, 씀바귀 봄나물을 포함하여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한다.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므로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규칙적으로 하여야 한다. 잠드는 시간이 다소 다르더라도 아침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일과 과음(過飮)으로 인한 생체리듬을 깨는 일은 피해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피로는 그날그날 풀어 생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도록 한다.

 

운동은 1주일에 3 이상, 1회에 30 이상 규칙적으로 한다.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보다는 약간 땀이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하도록 한다.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체조 자신이 즐겁게 있는 종목을 골라 한다.

 

봄나물은 춘곤증을 이기고 추운 겨울과 환절기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봄나물은 겨울을 지내고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활력 넘치는 움직임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공급원이 되는 각종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봄나물에는 , 달래, 냉이, 돌나물, 참나물, 취나물, 봄동, 돌미나리, 유채나물, 두릅 등이 있다.

 

<(Mugwort)> 봄나물의 전령사(傳令使)로서 옛날부터 민간요법으로 배가 아프거나 신경통에 많이 사용하였다. 쑥은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A, C 풍부하며, 쌉싸름한 맛이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도움을 준다. 쑥은 모양이 특이하여 구별이 쉽기에 누구나 캐는 것이 가능하다. 필자는 재작년 봄에 가족과 함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통영에서 맛있게 먹은 도다리 쑥국 생각난다.

 

<달래(Wild garlic)> 알뿌리 식물로서 마늘과 파뿌리를 합하여 놓은 같은 모양이다. 달래는 단백질, 칼슘, , 비타민 등이 들어 있어 빈혈이나 각종 성인병에 도움이 된다. <냉이(Shepherd's purse)>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하며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 이른 봄에 나오는 냉이는 각종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냄새가 향긋한 냉이를 주로 국이나 나물 등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돌나물(Sedum)> 곳나물’ ‘돈나물이라고도 부르며, 식욕을 돋우고 피를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과 신장에 좋으며, 체내독소를 제거하는 성분이 있다. 물김치를 담가 먹거나 초고추장 새콤한 양념으로 나물로 무쳐먹는다. <참나물(Pimpinella brachycarpa)> 쌉싸름한 맛과 은은한 향이 나며, 무기질과 비타민 각종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취나물(Aster scaber)> 쌈을 싸먹으면 나물의 특이한 알싸한 향이 미각을 자극하여 입맛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취나물은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체내 염분을 배출하여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 <봄동(Spring green)> 씹는 맛이 고소하며 칼슘과 비타민C 풍부하다. <돌미나리(Wild water dropwort)> 비타민이 풍부하며 해독해열작용이 뛰어나며, 정신을 맑게 준다.

 

<유채나물(Rape leaves)> 유채꽃이 피는 유채의 어린잎을 따서 먹으며, 단맛이 나는 나물이다. 유채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주로 나물로 무쳐 먹지만, 국이나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두릅(Aralia elats)> 비타민 외에 칼슘이 풍부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른 봄에 나오는 두릅은 어린 싹만을 먹으며,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무치거나 , 튀김으로 먹기도 한다.

 

봄이 기지개를 키면서 기웃거리면 해토(解土)머리 헐렁해진 흙을 뚫고 양팔을 벌린 어린 쑥들이 머리를 내민다. 들에는 쑥을 캐는 아낙네들이 보인다. 시골 사람들은 쓰디쓴 쑥을 다디달다고 한다. 쓴맛이 단맛으로 바뀌는 놀라움은 봄이 건네는 위안이라고 있다. 봄나물로 춘곤증을 극복하고 화창한 봄을 즐겨야 하겠다.

 

/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29). 2018.3.25>

 

<동양문화 강좌>

2018 국립중앙박물관회 사회교육 연구강좌 <동양문화> 번째 강의가 3 22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조선의 법의학(法醫學)> 제목으로 김호 교수(경인교대) 열강을 했다. 강의는 권선(勸善) 징악(懲惡) 정치, 조선전기의 의옥집(疑獄集) 경민편(警民編), 신주무원록(新註無寃錄)에서 증수무원록언해(增修無寃錄諺解) 등으로 진행되었다.

 

조선 사회를 성리학 사회라고 부르는데, 성리학 이념은 강력하게 천명되었지만 이를 실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가능한 엄중한 징악(懲惡) 대신에 예의염치의 작동을 기대했다. 그러나 선의 의지에 혼유된 이기적 욕망은 쉽게 제거되지 않았다.

 

성리학 군주를 자처했던 조선 22 正祖(재위 1776-1800) 1778년에 형구(刑具) 규격 품제를 정해 준행하도록 조처한 율서(律書) 흠휼전칙(欽恤典則) 반포했다. 덕치의 중요한 방도였던 흠휼을 강조할수록 악의를 정확하게 처벌할 방법도 필요했다. 고문을 통한 자백이나 남형을 금지하려면 정확한 사인과 살옥의 물증을 확보해야 했다.

 

세종은 무원록(無寃錄) 조선판 간행과 주석 작업을 명하였으며, 1438(세종20) 완성된 조선판 무원록인 신주무원록(新註無寃錄) 이듬해인 1439 강원도 관찰사 유효통의 주관 하에 인쇄되어 전국에 배포되었다. 조선 후기에 무원록의 증보 요청은 조선 사회의 현실을 고려하는 동시에 수백 동안 쌓인 조선의 법의학 지식을 반영할 기회였다.

 

<동양문화> 수강 후에 아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예르미타시 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프랑스 미술>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했다.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러시아 샹트페테르부르크(Sankt-Peterburg) 예르미타시박물관(The State Hermitage Museum) 공동으로 4 15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특별전은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Classicism: Art of the Great Century)>,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Rococo and the Age of Enlightenment)>,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Art in the Age of the Revolution and Romanticism)>, <인상주의와 이후(Impressionism and Beyond)> 등으로 구분하여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