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73)... 한잔합시다!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 박명윤 건강칼럼.jpg

() 물방울와인(Wine) 이야기

한잔합시다! 우리 사회는 인사말이 정도로 사회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인간관계에서 필수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친절한 인사로 치부되는 한잔합시다 외국 선진국에서 이런 인사를 하면 아마도 상대방은 나를 술주정뱅이 여길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한편 중국 사람들은 명현집(名賢集) 실려 있는 글귀를 술자리에서 즐겨 인용한다. 정든 친구와 마시는 술은 잔도 적고, 의기투합하지 않는 사람과 나누는 말은 마디도 많다(酒逢知己千杯少 話不投機半句多). 그러나 술잔을 들고 건배(乾杯) 하더라도 과음(過飮) 삼가야 한다.

 

술은 주성분이 에틸알코올(ethyl alcohol)이므로 과음을 하면 인간을 마취시키고 때로는 황폐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술은 의학적으로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2잔을 천천히 마시는 2잔의 철학, 절주(節酒) 실천하면 성인병 발생을 줄여주기도 한다.

 

술의 생리적 현상을 단계별로 나누면, 첫째 단계인 여우(fox) 단계는 술을 2잔정도 마시면 대뇌피질(大腦皮質) 약간 마취되어 괜히 즐겁고, 기분이 좋아지고 남에게 칭찬도 한다. 둘째 단계인 늑대의 단계(wolf stage) 술을 마시면 대뇌피질이 마취되어 소리를 지르고, 사나워지고, 타인에게 말로, 때로는 신체적으로 폭력을 가하기도 하고, 욕을 하고 행패를 부리게 된다. 마지막 단계인 돼지단계(hog stage) 도가 넘게 마셔서 완전히 마취가 상태로 이성과 자제력을 잃고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마치 돼지처럼 된다.

 

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9천년 전에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에서 술을 만들어 마셨으며, 와인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중해 연안 곳곳에서 생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술을 만들었으며, 소주는 고려 시대 원나라를 통해 들어왔다.

 

술은 크게 발효주(醱酵酒) 증류주(蒸溜酒) 나뉜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의 즙을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시킨 술이며, 증류주는 술을 다시 증류해서 도수를 높인 술이다. 발효주에는 막걸리, 청주, 맥주, 포도주 등이 있으며, 증류주에는 소주, 코냑, 고량주, 위스키 보드카 등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설날인 2 8일이 월요일인 관계로 2 6(토요일)부터 10(대체공휴일)까지 5일을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설날 명절선물을 소개하는 홍보책자들이 가정에 배달되고 있다. 주고받기에 부담이 없고 품격도 지켜주는 와인, 전통주(傳統酒), 위스키 등은 명절 대목에 평소보다 2-5 많이 팔린다. 요즘 삶의 여유를 누리는 40-50대는 와인(wine) 즐겨 마신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류업계는 위스키 저도주 바람과 과실주 등장, 맥주 시장 재편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다. 주류시장에서 과실주 인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과일향 소주가 지난해 3 처음처럼 순하리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과일향 소주가 일반소주 시장을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쓴맛을 싫어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저도주(低度酒) 위스키 시장은 2009 12월에 출시된 토종 브랜드 골든블루가 이끌고 있다. 골든블루는 알코올 도수가 40 미만인 36.5도지만 다른 향을 섞지 않아 위스키로 분류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3월에 35 윈저 더블유 아이스 윈저 더블유 레어 출시해 저도수 위스키 경쟁에 불을 붙였다. 또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31) 내놓고 저도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요즘 여러 대학에서 와인 라벨에 대학 마크를 붙인 캠퍼스 와인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중앙일보사는 와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8 캠퍼스 와인을 평가했다. 평가는 TV 예능 프로그램인 복면가왕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와인 색깔지속성전체적 인상 다섯 가지 부문에서 평가단(전문가 5) 합계점수로 승패를 가렸다. 테이블에 대학별로 8잔의 와인을 두고 토너먼트(tournament) 방식으로 일대일 승부를 벌인 패배한 와인은 학교 라벨을 공개했다.

 

평가에 참여한 와인은 서울대(스페인産 알바로 팔라시오스페탈로스, 가격 44천원)고려대(프랑스産 클라랑델 루즈, 27300)연세대(미국産 컬럼비아크레스트 그랜드이스테이트 메를로, 36천원)KAIST(미국産 컬럼비아크레스트 그랜드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쇼비뇽, 36천원)서강대(프랑스産 샤토 보센 샤노뇌프 뒤파프, 65천원)한국외대(프랑스産 르샤름 마조스, 2만원)중앙대(미국産 샤토 미셀 컬럼비아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35천원)숙명여대(미국産 하이 플라이어 센터라인, 6만원) 등이다.

 

대망의 결승전에는 서울대 와인과 숙명여대 와인 와인만 남았다. 결과는 서울대 와인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8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sommelier) 선발된 오형우 서울호텔관광직업학교 교수는 서울대 와인은 스페인의 젊은 와인 천재라고 불리는 알바로 팔라시오스(Alvaro Palacios) 토착 품종인 멘시아(Mencia) 만든 와인이며, 수재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와 어울리는 선택이라고 극찬했다.

 

캠퍼스 와인의 연간 판매량은 대학마다 2500-8000 정도이며,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서울대 와인은 만에 6천병이 팔렸다. 대학들은 와인 병을 판매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장학금이나 학교 발전기금으로 적립한다. 서강대는 지난해까지 와인을 판매해 장학금 2억원을 마련했다. 캠퍼스 와인은 입시 때는 수험생 자녀를 고객들에게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포도주(葡萄酒) 포도를 으깨서 나온 즙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음료를 말하며, 어원은 라틴어 비눔(vinum, 포도를 발효시킨 )에서 왔다. 영어로는 와인(wine), 프랑스어는 (vin), 이태리어는 비노(vino), 독일어로 바인(wein)이라고 한다. 와인의 종류는 와인의 색상에 따라 적포도주(레드 와인), 백포도주(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등으로 나누며, 식사시 용도에 따라 식전에 마시는 아페리티프 와인, 식사 중에는 테이블 와인을 마시며, 그리고 식후(食後) 디저트 와인으로 분류한다.

 

포도주의 역사는 기원전 9천년 신석기(新石器) 시대부터 포도를 따서 두면 포도껍질의 천연 효모인 이스트(yeast) 의해 발효가 진행되어 술이 되었으며, 인류가 마시기 시작한 최초의 술이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성경에는 <창세기> 9 20절에 노아가 포도주를 만든 것으로 되어 있다. BC 4000-3500년에 사용된 와인을 담은 항아리가 메소포타미아 유역에서 발견되었으며, BC 3500년경에 사용된 포도재배 등이 새겨진 유물이 이집트에서 출토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포도주를 통이나 염소가죽,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 기름헝겊으로 마개를 해서 보관했기 때문에 공기가 끊임없이 포도주를 부패시키는 작용을 했다. 포도주병과 코르크 마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말경이다.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포도의 품종은 수십 종에 이른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기 열두 제자와 함께 나눈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계기로 포도주는 예수의 보혈(寶血) 종교적으로 불가분의 음료가 되었다. 가톨릭의 영성체(Communion) 의식을 위해 포도주가 필요했기 때문에 포도원을 가꾸는 일은 교회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에 고급 포도주와 유명한 포도원이 등장하게 것을 대부분 수도사(修道士)들과 종교에 헌신적인 군주들의 노력의 결과였다.

 

포도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866 독일계 유대 상인 오페르트(Ernst Oppert) 차례에 걸쳐 통상을 요구했으며, 그가 남긴 조선기행이라는 책에 포도주와 샴페인을 들여왔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까지 포도주는 주로 유럽에서 수입하여 상류층에만 보급되었다. 1968 일본 산토리(Suntory)사와 합작으로 포도주 공장을 세워 선리 포드 와인(Sunry Port Wine) 생산을 개시하여 상업적 생산이 시작되었다.

 

매년 새로운 와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에 흔히 하늘에 떠있는 별만큼이나 많은 와인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와인은 지역에 따라, 빈티지(생산연도) 따라 맛이 다르며, 금방 마셔 버려야 와인이 있는 반면에 장기 숙성시키면 좋아지는 와인도 있다. 어떻게 와인을 고르고 선택할 것인가? 세계 주요 와인을 대상으로 테이스팅해서 평가를 내리는 와인 평론가들이 있다. 와인 구매자 안내서(Wine Buyer's Guide) 세계 8천여 와인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영국 왕실(王室) 와인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지난 2007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언론 인터뷰에서 와인은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즐거움이며, 와인에서 옳고 그른 없다. 모든 음식에는 어울리는 와인이 적어도 셋은 세상에 존재한다고 하지만, 어떤 음식이 어떤 와인과 어울리는지 알아내려고 난리를 필요는 없다. 음식과 와인이 정확하게 어울릴 필요는 없다. 말했다.

 

영국 여왕의 와인은 영국 국민이 세금으로 구입하므로 비싼 와인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왕실 리셉션에 대량으로 사용하는 와인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나 프랑스 보졸레처럼 저렴하면서도 마실 만한 와인을 제공한다. 만찬에서 귀빈들에게 제공되는 와인은 고급이지만 가격이 합리적인 보르도(Bordeaux) 부르고뉴(Bourgogne) 와인을 추천한다고 로빈슨은 말했다.

 

로빈슨은 와인 맛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 함께 즐길 있다면, 그걸로 된거죠라고 말했다. 와인은 얼마나 음식과 더불어 즐길 있느냐가 중요하며, 알코올 도수가 너무 높으면 음식과 어울리기가 힘이 드므로 14 이하로 도수가 낮은 와인이 음식과 매치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