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과연 탈출구는 있는가? 
 




 생목협, 생명목회 2007 목회자대회서 한국 교회의 문제점 통해 해법 모색
생명목회실천협의회(생목협, 상임의장 손인웅 목사) 주최 생명목회 2007 목회자대회가 15일 오후 3시, 연동교회에서 열렸다. ‘21세기 한국 교회, 탈출구는 있는가?’라는 주제에서 보듯 100여 명의 목회자들은 발제자의 주제강의를 유심히 듣고, 질문하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한국 교회의 현안에 대해 직접 적인 문제 제기와 비판을 해왔던 이성구 고신대대학원 교수는 이번 목회자대회에서도 ‘한국 교회의 역사를 통해 보는 미래 전망’ 강의를 통해 여지없이 한국 교회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한국 교회, 소망 있다고 생각한다. 소망 때문에 충돌한다고 본다”며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성구 교수, “한국 교회는 이제 소수가 아닌 다수”이 교수는 “하필이면 1907 100주년에 아프간 피랍 사태가 터졌다”며 “그러다 보니 어게인 1907은 실종 상태가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박은조 목사가 나와 친구이기 때문에 속앓이를 많이 했다”며 한국 교회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자신의 고충을 설명하기도 했다.먼저 이 교수는 “한국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 오래된 문제”라고 말하고, 한국 교회가 다수의 종교가 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불교 인구가 1,800만이라고 하지만 매주 모이는 (개신교의) 결집력에 비하면 비교가 안된다”며 “특히 상층부에 갈수록 기독교인이 많고, 경쟁 사회에서는 다수를 점하는 집단이 경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한국 교회가 이미 다수 교회가 되었고, 리더의 위치에 있음에도 일제하 때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태도 변화가 필요한데도, 구체적인 태도를 지니지 못한 게 보수 교회의 현실”이라며 “다수이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사회가 교회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예수님이 ‘세상이 너희를 미워할 것’이라고 하신 것은  우리가 세상과 다르기 때문인데, 지금 세상이 우리를 미워하는 것은 세상과 교회가 똑같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권력 등을 예로 들며 “사회가 가진 것을 교회도 가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왜 교회가 바라는 영역이 세상과 똑같나. 세상보다 더 세상스럽다”며 교회를 향한 따끔한 충고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어쨌든 한국 교회가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고 열린 자세를 갖고, 하나님 말씀 듣는다면,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바로 “목사들이 자기 유익한 것 외에는 말씀을 잘 안들으려고 한다”며 “전부 자기 말만 하지 하나님 말씀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문식 목사, “숭미, 반공주의에 빠진 한국 교회, 고상한 모습은 어디로?”이어 이문식 목사(산울교회, 복음과상황 발행인)가 ‘바깥에서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눈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교회 비판을 이어갔다. 이 목사는 강의석 씨가 제기하고 있는 미션스쿨 내에서의 종교 자유 주장과 관련, “강의석 군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거고, 미션스쿨은 종교 교육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으로 두 가지가 맞붙은 것”이라며 “강의석 군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그것은 바로 기독 사학들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서부터 교사, 학생 선발권, 종교 교육권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그런 중에 강의석 군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마치 우리 자녀들이 불교학교에 들어가서 예불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교 자체를 부정하거나 금지시켜야 한다”는 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와 중앙대 진중권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포교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사회주의식 종교의 자유”라고 비판했다. “자유민주주의의 종교의 자유는 어떤 종교, 심지어 이단도 강제력을 사용하거나 사회법에 어긋나는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얼마든지 포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목사는 현 미션스쿨의 이 같은 딜레마와 관련 “기득권을 포기하고 다 대안학교로 가는 것”이라며 “나라의 지원은 못받는 대신에 학생 선발, 교사 선발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획일화된 커리큘럼을 고쳐서 원래의 기독 사학의 정체성에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 목사는 반공, 숭미주의에 빠진 시청앞 집회, 교회의 기업화, 주입식이고 일방적인 설교 등을 거론하며 “고상한 기독교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 목사가 내놓은 대안은 통전적 복음. 개교회주의를 넘어 한국 교회 전체와 한국 사회, 나아가 지구 생태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생목협의 활동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이날 유독 눈에 띈 것은 사학법 재개정 운동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이성구 교수는 “사학법 재개정 때문에 일어난 목사들의 삭발은 한국 교회에 대한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목사들이 꼭 그렇게 나서야 했나.”라고 반문했다.이문식 목사도 “한국 사회는 통합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한 방향에 치우쳐 분열을 조장했다”며 “가장 큰 예는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삭발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외부에서 보면 교회가 자기 이득 찾기에 치우쳐 집단 이기주의적 기독교로 인상지어졌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다름 아닌 사학법 재개정운동에 앞장섰던 예장통합 목사들. 하지만, 목사들 중 어느 누구도 두 사람의 비판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참석자 중 몇 사람은 “교회 내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교회 바깥의 비판이 터무니없는 것도 있다”며 대처 방안을 물었고, “종교간 대화 없이 한국 교회가 사회 평화의 기여자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들을 던졌다. 이에 이성구 교수는 “제가 고신에서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교회와는 연합할 수 있다고 해서 자유주의로 낙인 찍혔다”며 “지난 4월 대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예장합동 쪽의 한 교수는  ‘통합측, 감리교는 구원을 못받는다’고 했고, 거기에 고신 교수들이 동의를 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가진 자, 다수라는 걸 염두에 안두면 목회도 실패한다.”며 한국 교회에 열린 자세를 거듭 당부했다.

이문식 목사도 “가톨릭은 끊임없이 앞서가는 대책을 내놓고 있고, 이를 통해 사회 선도적 역할을 했다”며 “개신교는 자원은 많지만 흩어져 있는 게 문제”라며 “기독교에 대한 편향적 보도 등에 대해 앞으로 한기총과 NCC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한국 교회의 탈출구와 관련, “특별한 답이 없다”며 “부단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한국 교회의 위기 상황이 더 심각하게, 오래 갈 것임을 내비쳤다. KNCC 권오성 총무는 ‘한국 교회에 대한 도전과 응답’ 제목의 강의에서 “현실 교인과 일반 교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낮은 수준에서부터 세상과의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매일 한 사람당 1kg의 탄산가스 감소, 북한 동포 지원에 동참하기, 무기 장난감 추방운동, 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도농간 연대 활동, 외국인 노동자 지원 등 구체적인 활동을 소개했다.

한편, 강의에 앞선 예배에서 생목협 전임회장이자 예장통합 총회장인 김영태 목사는 설교를 통해 "100년 전 교회는 핍박을 받았지만, 100년 후 교회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게 문제"라며 "NHK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무종교는 63퍼센트에 이른다"고 말하고, "그들 중 종교를 택한다면 어떤 종교를 택하겠는가란 질문에 65퍼센트가 '기독교'를 택하겠다고 했다"며 "일본 사람들은 예수를 영접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그리스도인이 되면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된다"며 "반면에 한국 교회엔 집사, 장로, 심지어 목사 중에도 짝퉁도 아닌 모조품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