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광우병, 신종플루 등으로 인류는 대전염병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인간들의 동물들에 대한 꾸준한 착취가 그들의 면역성을 낮추었을지 모른다. 이제 짐승들도 이러한 환경을 이겨내는 데에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동물의 생명이 하나님 앞에서 잘 보호될 때, 인간의 생명도 함께 복을 누릴 수 있으리라 여긴다. 동물의 복지를 나름 대로 배려함이 없이, 동물들을 무한히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올바르지 않다. 동물을 우리의 마음대로 사용하며 착취하고자 하는 것이, 인류에게 심각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요즈음 들어 인간의 동물에 대한 대우 문제가 윤리적 관심으로 부각되었다. 동물이 인간에게 도덕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동물권 운동(animal rights movement)은 윤리학자에게나 신학자에게나 모두 비교적 새로운 것이다. 먼저 동물보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인류에게 닥친 대재앙이 멈추어지길 소망하여 본다.

우리와 비슷한 신경체계를 가지고 있는 동물을 하나의 물건과 같이 취급하는 그 행동에 따라, 또한 우리 사람 자체도 물건화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만연된 비인도적 행위들은 이러한 생명체들을 물건시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나 생명을 다루는 일은 신성한 것이다. 그리고 이 지상의 어떠한 생명체도 무참하게 짓밟혀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동물 보호의 면에 있어 앞선 국가는 아니다. 몇 년 전 오스트리아에선 동물을 보호의 대상에서 권리의 주체로 승격시킨 법률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은 하루 1회 이상 산책할 개의 권리, 새에게는 반드시 암수가 함께 새장에 거주할 권리가 있음을 표명한다. 악어는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풀장이 설치된 곳에서만 거주할 권리 및 애완용 두더지, 다람쥐는 숨을 수 있는 구멍이 설치된 우리가 있어야 함을 언급하는 것 외, 동물권을 침해한 사람은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음을 명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러한 동물보호의 선진국들이 법에 비할 때, 상당히 부족한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의 법은 동물을 학대한 사람에게 20만 원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하는 등, 법의 강제력이 약한 편이다. 동물보호법을 잘 정비함을 통해 삼천리강산에서 인간과 동물이 편안히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기대하여 본다.

영국의 대표적인 동물보호 신학자 린제이(Andrew Linzey)는 그의 최근의 책, Animal Gospel에서 동물보호의 영성을 고양하는 원리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먼저 우리 기독교회의 예배(worship)를 통해, 우리는 동물보호의 정신을 고취할 수 있음을 그는 말한다. 기독교의 예배는 우리에게 동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예배를 통해 우리는 인간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고, 인간을 위한 동물의 사용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에 대한 예배를 통해, 우리는 이 모든 자연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복음(gospel)의 내용은

우리의 생태영성을 고취한다. 20년 전만 해도 하나님이 이 세상 전체를 사랑하셨다는 설교의 메시지를 듣기 어려웠다. 그러나 오늘의 강단에선 동물과 식물을 포함하는 모든 자연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의 사역에 대한 설교가 선포되고 있다. 이 우주 전체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배타적으로 인간만 사랑하시고 나머지의 피조물들에 대해선 관심을 갖지 않으신다는 주장은 이상한 것이었다. 우리는 기독교의 복음을 단지 인간의 이익관심과 요구와 유익만을 위하여 축소시킬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 같은 확장적이며(expansive) 창조적인(creative) 사랑에 응답하면서, 우리의 사랑을 인간만을 위한 사랑에서 모든 것을 향한 사랑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그리스도를 닮는 기독교의 사역(ministry)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동물에 대한 사랑의 영성을 키울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역은 인간이란 한 종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그 만물을 향해 하나님의 사역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역은 우주적인(cosmic) 것으로 그에 응하는 우리의 사역도 그런 사역이 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함께 전 피조물을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동물보호의 운동은 신학적이며 법적인 작업만으로 충분치 않으며, 우리의 목회적이며 생활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