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의 계절, 가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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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영남 목사(사진)

부천 새아침 장로교회 담임

건국대학교 선교사 아카데미 교수

시인, 문학 평론가


성서에는 4종류의 밭 이야기가 나온다.
올 해는 장마도 길고 더위도 긴 여름이었다. 사람들은 견디기 힘들어도 들판에 곡식들과 과일들이 익고 결실하는데는 아주 좋은 날씨다. 성서에는 30, 60, 100배의 결실을 위해서는 어떤 밭이어야 하는가를 말씀하고있다.

첫 번째 밭은 길바닥이다.

중동지방의 길바닥은 거의 모래사막 아니면 암석 바위다. 여기서는 바위를 이야기 한다. 암석 바위같은 길바닥에 씨앗이 떨어지면 사람의 발에 밟히지 않으면, 들쥐나 새의 밥이다. 물기하나 없는 암석위에서 싹이 날 리가 없다. 거기 떨어짐 자체가 죽음이다.

두 번째 밭은 자갈 밭이나 모래 밭이다.

두 번째 밭이 자갈밭이라는 의미는 암석 바위가 수십 만 년 풍화에 쪼개지고 부서져야 자갈이 된다. 그리고 이 자갈들이 수 만년 수억 년이 흐르며 부서진 것이 모래밭 사막이다. 여기에 덜어진 씨앗은 물기없는자갈 틈이나 모래 사막에서 밤이슬 맞고 싹이 난다해도 햇볕이 나면 말라죽고 시들어버린다.

세 번째 밭은 가시덤불이다.

가시덤불은 중동지역의 환경이 바위 암석 아니면 자갈이고, 그것도 아니면 모래사막이고 그것도 아니면 푸른 풀 한포기 없는 산비탈 마른 가시덤불이다. 여기에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나서 자라봐야 가시덤불에 얽혀 꽃이 피고 열매 맺을 수가 없는 것이다.

네 번째 밭은 옥토good soil다.

옥토는 빗물과 수분을 오래 동안 품기 때문에 씨앗을 싹 틔우고, 자라나게 하며 꽃과 잎과 열매를 맺어 결실하게 한다. 옥토good soil는 바위가 수 만년 깨어져 자갈이 되고, 수 억 년을 깨어져 모래가 되고, 수 십 억년 깨어지고 뭉그러져야 먼지 같은 옥토로 ? ?磯? 성서에서 말씀 하시는 씨 뿌리는 비유에서 4 종류의 밭<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옥토good soil>은 우리 '인간의 심령의 밭soil of heart' 을 의미한다. 하늘에서 아무리 단비가 쏟아져도 그 빗물을 받아 품을 수 있는 심령의 가슴이 준비되지 않으면 쏟아 진 빗물은 흘러가 버리고 만다. 옥토good soil가 되어 말씀의 씨앗, 생명의 말씀을 가슴에 품어 자라나게 하고, 꽃피우고, 잎 피워 열매 맺어 결실하게 하려면 먼저 전제조건, 선행조건이 우리의 매 마르고, 완악한 심령 밭이 수 없이 말씀으로 깨어지고 뭉그러져, 먼지! 처럼 되지 않으면 물과 생명을 품어 기를 수가 없다. 긍휼정신의 산고다. 긍휼은 헬라어에 라헴, 어머니의 자궁, 산고 산통을 의미한다. 한 생명을 낳기 위해 어머니는 죽어야 한다. 우리의 심령 밭이 옥토가 된다는 것은 생명을 품어 길러낸다는 의미다. 우리들의 가슴이 진정 옥토인가. 이웃과 사회와 세계를 내 가슴에 품고 양육하고 길러낼 어머니의 산고 정신을 가졌는가? 우리는 가을에 탐스럽게 익은 열매는 따려고 하면서 봄철에 한 개 씨앗이 되어 땅에 묻히려 하지도 않고, 씨앗을 품어 기를 만한 옥토의 가슴도 준비되어있지 않다. 오는 날 우리 교회와 목회자 들이, 성도들이 산고 없는 열매를 기대하는 기복신앙에 젖어있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잘못 되어있는지 조차도 모른다.

연어는 씨앗이 되어 죽으려고 돌아온다

이 가을은 소백산줄기 남대천에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이기도 하다. 5-6년 전에 작은 치어로 남대천을 떠나 태평양으로 나아간 연어 새끼들이 5-6천 마일의 북태평양을 한바퀴 에돌아 5-6년 만에 어미가 되어 떠나갔던 그 자리에 돌아오고있다. 떠날 때 천 마리 중에 한 마리 정도가 살아서 돌아온다. 그들은 살아 남은 자remnants 들이다. 종자 씨앗으로 살아남아 씨앗이 되어 죽으려고 고향찾아 올라오는것이다. 남대천 상류에 올라와 알을 쏟아놓고 어미는 탈진해서 그 자리에서 ! 죽는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어미의 시체를 먹고 자란다. 결국 연어의 일생은 씨앗으로 죽기위해 살다가 끝내는 또 다른 씨앗을 남기고 몸뚱이는 새끼를 기르는 옥토가 되어 죽는다. 이처럼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만물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가을에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 봄에 먼저 땀 흘려 심으라고, 한 개 씨앗이 되어 땅에 묻히라고, 하나님의 말씀 속에 암석같고 길바닥같은 심령밭이 깨어지고 부서지고 뭉그러져 먼지처럼 옽토가 되라고, 산고 없는 열매를 따려는 것은 기복이요, 이단이요, 우상종교요, 가짜라고 엄히 가르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