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생각하는 학과선택

 80년대 초의 일이다. K군은 어려서부터 경영인이 되려는 꿈을 키워왔다. B군은 사법이나 행정고시를 목표로 하여 공부했다. 두 학생의 학력고사(당시 340점 만점) 성적이 270점대였다. 그런데 두 학생은 P대학으로 진학하겠다고 고집이다. 부모님까지 상담을 해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대학 배치 기준표를 참고해 보니 P대학에는 중국어학과에 가능성을 보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는 아직 교류가 없어서 비인기학과였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중국이 곧 개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나는 중국어학과로 진학을 권유했다. 신중하게 상담을 하던 K군은 중국어학과를 선택하여 무난히 합격했다. B군은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학과를 선택하여 지원했는데 낙방하게 되어 결국 재수를 하게 된 상담경험이 있다.

대학생활에 실패한 학생들의 실패원인을 보면 자기 적성을 생각하지 않고, 부모의 생각에 따라, 친구가 어느 학과에 진학하니까 나도 가야겠다는 생각에서, 또 눈앞에 전개되는 인기학과에 편승해서 지원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먼 훗날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과를 선택해서 진학하면 대학생활의 즐거움과 미래에 사회가 요구하는 참신한 일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진로선택은 ① 본인의 적성에 맞는 선택 ② 현재의 인기학과 보다 10년 후를 내다보는 선택 ③ 대학위주 보다 학과위주 선택 ④ 자신과 부모 그리고 학급담임의 지혜를 모으는 선택이 바람직하다.

성경 누가복음(18:18-30참조)에 어느 부자 청년이 예수님에게 인생 상담을 하러 온 이야기가 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이 청년에게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고 말씀하셨다. 청년은 이 말을 듣고 자신이 부자이기 때문에 심히 근심하더라고 성경은 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권면적으로 상담하시면서 그의 삶의 아픈 부분을 찌를 때, 그는 예수님을 떠났다. 이 상담은 실패로 보기 쉽다. 그러나 내담자의 실패이지 상담자의 실패는 아니다. 예수님은 내담자의 결단을 요구하시고 선택은 강요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녀들을 자신감 넘치는 청소년으로 키우게 될 때, 자유선택의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신감 넘치는 청소년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첫째, 가치를 인정해 주자.

둘째, 책임감을 심어 주자.

셋째, 실패의 경험을 인정케 하자.

넷째,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도록 지도하자.

다섯째, 문제해결은 양보하는 가운데 타협하도록 격려하자.

자유는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청소년이 될 때, 선택은 신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유선택의 의미도 알게 될 것이다.

백석문화대학(지저스타임즈 논설위원)) 조 영 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