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였던 그는 왜 성당으로 옮겼나?

 한 교회의 장로 직분을 맡았던 이가 지금은 가톨릭 신자가 됐다. KBS 송지헌 전 아나운서의 이야기다. <빛과소금> 8월호는 신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가 교회를 떠난 송 아나운서의 사연과 함께 그 이야기를 소개했다.

 
        ▲ <빛과소금> 8월호, KBS 송지헌 전 아나운서가 교회를 떠난 사연을 소개했다. ? 뉴스파워

  송지헌 아나운서는 한 교회의 청년 장로였고, 찬양대장이었다. 그는 “나름 쉼 없이 봉사를 했던 사람이다. 십일조도 드렸다. 교회 건물을 신축한다고 참 많이도 뛰어다니고 건축 헌금 모은다고 여러 성도들을 앞장서 독려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성당에 다니고 있다.

그는 왜 크리스천이기를 포기했을까. 그는 “장로 직분까지 받았던 제가 교회를 떠나게 된 결정적 동기는 인사 문제였다.”고 밝혔다. “교단의 목사님들과 제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 간에 교회 운영에 관해 약간의 의견 차이가 생겼고, 그 와중에 교회 성도들도 목사님의 진퇴 문제를 놓고 양분되는 사태가 벌여졌다. 저로서는 어느 쪽도 편을 들 수가 없었다.”

그는 이어 “교단에서는 목사님을 전출하기로 결정했다. 목사님 내외분은 조용히 떠나기로 했다. 그러나 교회 안의 분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목사님이 더 계셔야한다는 성도들과 나가셔야한다는 성도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급기야 교회가 갈라지는 형국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하고 “교회를 떠나는 목사님은 억울함을 저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그것이 제게는 넘어설 수 없는 큰 시험이 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송 아나운서는 “아이를 두고 서로 자신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인에게 솔로몬은 말한다. 네 자식이거든 팔을 잡아당겨라. 그때 진짜 어머니는 자식의 팔을 놓고 말았다. 나는 교회를 떠나기로 했다.”며 “나에게는 달리 시험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낼 지혜가 없었다. 그것이 나에게는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송 아나운서는 간이 좋지 않아 중국에서 이식 수술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장기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소개하며 “믿지 않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은 희생과 사랑, 타인을 섬기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옳다고 주장하는 바를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을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 더 이상 이 땅의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권능을 운운하며 세상을 향해 선택받은 자임을 내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큰소리 내지 않고, 자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아나운서는 “우리 목사님, 우리 교회라고 하면서 신자들끼리 똘똘 뭉쳐 세를 과시하지는 않느냐. 큰 교회의 장로 취임이 웬만한 공직 취임보다 요란하진 않느냐. 예수 안에서 얻을 수 있는 모임의 축복을 세상 욕심을 채우려는 네트워크로 이용하고 계시진 않은가. 어느 교회 또는 교단 소속이라는 이유로 동질 의식을 느끼며 사회생활에 활용하고 출세의 도구로 삼고 계시진 않느냐.”고 질문했다.

송 아나운서는 이어 자신의 직업을 판소리에서 보이지 않게 흥을 돋우는 고수에 비유하고 “그런 자세로 31년여 세월을 살아왔다. 오직 추임새의 역할로만 살아온 셈”이라며 “내 축복이, 우리 목사님의 은사가, 우리 교회의 세력이 세상에 크게 드러나기보다는 남을 위한 기도와 봉사와 사랑이 크리스천들의 희생 위에서 크게 드러날 때 세상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이제 크리스천이 아니다. 그러나 늘 성경 말씀을 묵상한다. 찬송가를 들으며 눈물 흘린다. 다시 조용히 기도한다.”며 “낮아져야 한다. 목소리도 행동도 교회 신자들의 규모도, 그러므로 우선 나부터 우리 교회부터 낮아지게 기도하자. 나를 통해 다른 사람이 축복받기를 기원하는 크리스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