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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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찢어지는 세월 속에 잉태되어

보석으로 태어납니다.

 

꽃들은

겨울의 모진 세월 속에 잉태되어

승리의 개가를 부르며

환희 속에 피어납니다.

 

당신의 기쁨을 위해

생애의 가장 깨끗함을

온몸으로 선물합니다.

 

햇빛 찬란한 날을 기다려

가장 아름답게 화장하고

외출하지요

 

구름이 우산 되어 다가올 때엔

수줍어 볼을 가리운 채

최선의 향기로 손님을 맞이하지요

 

촉촉한 단비 속에선

애처로와 견딜 수 없는 모습되어

당신의 발자국 사로잡고요

 

이젠 나의 때가 왔노라를 외쳐대며

터질 듯 온몸 가슴 화들짝 열고

두 팔 멋지게 벌려댄 채

당신을 맞이함이

탄생을 알리는 깃발입니다.

 

시인 정기환

조약돌의 속삭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