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를 발표하였는데 대한민국 국민의 18.4%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하였다. 대한민국에서 개신교인이 18.3%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숫자는 우리 개신교인의 수치를 겨우 넘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두렵게 느껴진 것은 이 질문에서 개신교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48.3%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설문조사에서 이런 질문이 나오면 사람들은 ‘보통’이나 ‘잘 모르겠다’로 대답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개신교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다. 반기독교 정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도 않고, 호감도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적인 비호감이 안티기독교로 대표되어졌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안티기독교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 기독교가 배타성과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 2) 지나친 전도행위가 불쾌하고 폭력적이다. 3) 개신교는 반사회적이다. 4) 교회지도자들은 비합리적이다. 5) 기독교는 분열이 너무 많다. 6) 교회는 건축만을 추구하고 헌금을 강요한다. 7) 목사들이 너무 많다. 8) 목사들이 비윤리적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들은 정말 뭐라 변명하기가 어려운 우리의 뼈아픈 현실이다. 특히 목회자들의 성추문이나 재정적인 비리들이 이들 안티기독교의 단골메뉴로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안티기독교에 대해서 생각해 볼 문제들이 있다. 이들은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나타난 세력들이다. 인터넷 상에서 클럽을 형성해서 세력을 만들었는데 그 시작에서 재밌는 부분은 이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독교 언론이 보도하면서 이들의 사이트에서 기독교인들이 싸움을 벌였고, 그러한 싸움이 안티기독교들의 활성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초반의 웹사이트 중심에서 요즘은 주로 인터넷 토론방에서 활성화되어 있다. 이들은 그곳에서 안티기독교의 이론(?)을 날카롭게 벼르고 있다. 이러한 토론방에 기독교인이 들어가면 싸움이 벌어지고, 욕설이 낭자해지며 활성화가 이루어지니 분노를 참고 조회수 증가에서라도 빠져야할 일이다.

 이러한 인터넷 문화에서 이루어지는 이들의 행위는 결국 요즘 인터넷의 악한 경향을 다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지난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과정에서 그들이 얼마나 악하게 있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얼마나 악하게 현실을 왜곡하는지가 나타났다. 둘째는 그들의 잔인성이다. 그들은 그 당시 알자리라 방송이나 탈레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인질들이 기독교 선교를 하러 간 것이니 죽어 마땅하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들에게 한 나라의 동포가 죽음 가운데 있고 고통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이지 않은 것 같다. 또 다른 안티는 중국에서 기독교인들을 공안에 ‘파륜궁’이라고 신고하여 모두 잡혀가게 했다고 그들의 사이트에서 자랑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행위가 어떤 사람에게는 죽음으로까지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이들은 게임하듯이 이러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셋째는 그들이 허황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기독교 사이트나 토론방 등을 통해서 이들은 조직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나이가 많으신 연륜 있는 안티들은 그곳에서 존경을 받기도 하고, 논객들은 나름의 포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오프로 모이면 그저 십여 명이나 겨우 넘을 정도가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해서 나는 안티기독교를 'Junk Culture'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소위 하위문화(Subculture)라는 것이 있다. 그 나름의 독자성과 독특성을 가지고 있고 특별한 규칙과 논리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사회가 다양하고 건전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면 그것은 Junk Culture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안티기독교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악한 인터넷 문화의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의가 옳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한 공격들을 통해서 더욱 우리를 돌아보아야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들이 사탄의 세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들어 쓰시는 몽둥이라고 생각한다. 교만함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정의 능력마저 잃어버린 한국교회를 향하여서 하나님께서 강하게 개입하시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부패했을 때 이방의 나라들을 들어 징계하시듯 우리를 그들 앞에서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우신 하나님의 도구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보면서 철저히 낮아진 자세로 변화의 자리를 향하여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