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 500만달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를 긴급 체포, 노 전 대통령 일가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와 관련, 박연차 로비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0일 오전 연 씨를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긴급 체포하고 집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히 연 씨는 박 회장의 홍콩계좌를 통해 500만달러를 받았고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와 함께 베트남 현지공장에서 박 회장을 만나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 청와대에서 박 회장의 100만달러를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통해 전달받은 혐의로 정 전 비서관에게 포괄적 뇌물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지시를 받은 정 전 비서관의 요청으로 2007년 8월 100만달러를 비서실장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통해 가방에 담아 전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 사장이 박 회장에게 전해 받은 100만달러를 정 전 비서관의 청와대 집무실로 가져왔고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관저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지난 9일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100만달러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고, 노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로 보고 정 전 비서관의 혐의에 100만달러 수수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김형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현재까지 수사내용과 제출된 자료만으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라고 기각했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각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 강한 수사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의 APC 계좌내역을 검토한 결과, 500만달러가 연 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고 노건호 씨가 연 씨와 지난해 초 박 회장과 베트남 공장에서 만난 것으로 드러난 만큼 500만달러 성격규명을 위해 곧 노건호 씨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송현섭 기자21csh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