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상담원리 ⑤ 상담과 라포(Rapport)

이혼문제로 상담을 요청한 여인

 30대 초반 가정주부의 하소연이다. 자기는 서울의 명문대 출신이고 남편은 지방 대학 출신으로 교회에서 만나 신앙하나로 맺어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들이 볼 때는 다복하고 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으로 여겨지지만 남들이 알지 못하는 내면의 문제가 있어 힘들다고 하면서 어떤 때는 벽을 대하는 것과 같은 절박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남편의 신앙적 열정과 순수함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때때로 다가오는 문제들이 너무 힘들어 앞이 보이질 않는다고도 했다.

나는 이 문제는 남편의 열등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편과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미루지 말고 그 때 그 때 대화로 풀라고 조언을 해주면서 서로의 약점을 덮어 주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경험과 감정과 행동을 의식하고 동일화함으로 무의식가운데 발생하는 심리적인 힘을 통해 문제해결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 한 달 정도 지나서 부인은 많이 좋아졌다고 알려 왔다.

대화는 마음의 세계를 이해하는 공감적 이해의 첫 단계이다.

공감적 이해란 ①내담자의 입장이 되어서 그를 이해하는 것이다. ②내담자의 입장이 되어서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보는 것이다. ③내담자가 지닌 감정, 의견, 가치, 이상, 고민, 갈등을 가지고 그가 처해있는 여러 상황에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하는 말의 이면에 포함된 감정까지 이해하며,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표현에 담겨진 의미와 감정을 이해하며, 내담자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다.

만약 공감적 이해가 인격관계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이고, 상담에서 친밀관계 형성(rapport)이 필요조건이라고 한다면, 공감적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담은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공감적 이해는 일반상담뿐 아니라 목회상담에서도 필요한 상담의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성경 요한복음(12: 1-8)에 “발 밑에 여인 마리아”의 이야기가 있다. 내용은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었을 때 제자 중 하나인 가롯 유다가 이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비난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마리아의 행동을 제지 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아야기다. 이 이야기에서 가롯 유다의 말은 타당성이 있어 보이며 다른 제자들도 동조한 것으로 알 수 있다.(마26:8-9) 그러나 예수님은 가롯 유다의 말 자체를 공박하지 않고, 예수님은 마리아의 행위에 대해 저를 가만 두어 나의 감사할 날을 위하여 이를 두게 하라고 하셨다. 예수님과 마리아의 이런 행위와 대화는 공감적 이해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6일 후에 다가올 예수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제자들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인 마리아의 헌신을 칭찬했으며, 공감적 이해의 차원을 넘어 공감적 참여로 받아들인 것이다.

목회상담은 전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상담에 임한다. 그리고 목회상담자는 두 가지의 목적과 관심을 가지고 상담한다. 그 하나는 인간의 삶의 모든 차원들 - 육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자연과의 관계 등 -을 완전케 하는 전인적인 인격완성의 책임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인격의 모든 차원들이 하나님과의 올바른 영적인 관계를 가지도록 돕는 신앙적 관심이다.

그러므로 목회상담은 공감적 이해를 넘어서 내담자의 전인적인 삶에 참여하는 공감적 참여에 기초하게 되는 것이다.

백석문화대학 조 영 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