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의 극치 보인 한국사회 지도층
무너진 도덕 참회해야 나라 살 수 있어…반만년 우리 민족의 생명력인 솔선수범의 정신 되찾아야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뿌린 검은돈을 받은 전현직 정권과 입법, 행정 실세들이 줄줄이 엮여 나오고 있다. 이미 6명이 구속됐고 조사가 진행중인 여야 의원도 3명에 이른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 왼팔로 불리웠던 민주당 의원들이 구속됐거나 사법처리를 눈앞에 뒀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도 구속돼 전 정권의 비리 감시 체계마저 오염돼 있었음이 드러났다. ‘돈정치 청산’의 깨끗한 정치를 기치로 어느 정권보다 청렴과 도덕성을 내세웠던 참여정부였던 만큼 국민의 배신감은 더하다. 노란 희망돼지 저금통에 코묻은 동전까지 모으며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염원했던 시민들도 충격에 휩쌓였다.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박연자 리스트’의 핵심 연결고리가 됐다는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수십억의 돈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언제 향할지 알수 없다.

현 정부는 나은가. 이명박 정부 출범 때 부동산 투기의혹에다 세금포탈, 논문표절의혹까지 갖가지 의혹들이 불거진 청와대와 장 차관 인사로 이 정부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는 사실 매우 낮다. 현 정부 실세이자 ‘대운하 전도사’였던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구속됐다. 부정부패를 감시해야 할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의 연루사실도 확인됐다. 한나라당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외교통상위원장도 조사를 받았다. 전 국회의장을 비롯 대다수 부산경남(PK)지역 의원과 현 정부 실세가 줄줄이 ‘박연차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정계와 청와대는 물론 검찰, 경찰, 국세청까지 무차별로 부패한 돈에 오염돼 있었음이 밝혀져 전방위로 수사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현 정부에서 향후 또다른 권력형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패가 스며들 조건도 커지고 있다. 현 정부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여 계획한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60조를 넘는다. 4대강 살리기, 지방 하천정비사업 등 부패에 취약한 각종 건설사업에도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과거 혈세로 나간 공적자금의 상당액이 부정으로 연결됐던 기억을 상기해야 한다. 제식구 챙기기에 집착해 도덕성을 간과하는 인사방식도 위험인자다. 감사원은 27일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부정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정의혹이 있던 그를 퇴출 후 한달도 안돼 또다시 발탁해 화를 키웠다. 이 와중에 이번엔 청와대 행정관이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됐다. 우리나라 지도층의 도덕불감증이 어디가 끝인지 허탈할 뿐이다.

‘장자연 리스트’는 한국사회 상류층의 타락의 극치를 보여준다. 유력 중앙 일간지 대표, 스포츠신문 대표, 인터넷언론사 대표가 포함돼있다. 힘 있는 권력자들의 부정과 비리를 감시하는 사회의 공기라 할 수 있는 언론사 대표가 셋씩이나 한 명의 신인 여자 연예인의 리스트에 올라 있다.

드러나지 않은 뒷거래가 얼마나 많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긴 무명시절에도 연기력으로 승부하고 싶었던 그녀는 유서처럼 비리폭로 문건을 남긴채 다른길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세상의 인연을 스스로 끊었다. 연예계 성상납 스캔들은 돈과 권력의 과시욕과 지배욕이 만들어낸 비뚤어진 상류사회의 자화상을 대변한다.

공교롭게도 ‘박연차, 장자연 리스트’가 같은 시기에 터져나왔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박연차 회장은 1990년 재벌2세들이 연예인들과 히로뽕을 먹고 벌인 환각매춘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성 스캔들이나 부패 스캔들이나 모두 한배에서 잉태된 부정부패의 한 고리인 것이다. “그들이 감각 없는 자가 되어 자신을 방탕에 방임하여 모든 더러운 것을 욕심으로 행하되”(엡 4:19) 말씀처럼 판사·검사·경찰 간부들이 그런 사람을 “회장님, 회장님“ 하면서 같이 어울려 주지육림을 즐기고 골프장 드나들며 용돈을 챙기고 보직 청탁을 했다. 정관계 고위 인사들도 마찬가지 뒷거래를 했다. 모두 한 통속임에 다를바가 없다. 양심은 커녕 사회의 기본적인 규범이나 룰도 무시되는 우리 지도층의 추악함이다. 오죽하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당내 조바심에도 아랑곳 않고 “상류층 윤리가 일반 시민들과 상당히 다르다.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고 말했겠나.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과 부패의식은 온 나라에 전염된다. 25일 국민권역위원회가 `횡령사건 징계처리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행정기관이 내부적발한 공금횡령 공직자 331명중 58%는 형사고발되지 않고 내부징계로만 쉬쉬 하고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혈세를 자기 돈처럼 횡령하고 또 그것을 봐주는 관료들이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다. 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이 매일 부정부패 뉴스를 장식하는 것을 보며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17.7%가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르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심히 두렵다. 정당한 절차가 무시되고 돈이 만능이 됐기 때문이다.

도덕성의 붕괴가 오늘날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위조와 사기가 자본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탄식했다.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직과 투명의 반석위에 나라를 세우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살 길이다. 지도층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정신이 절실한 때다. 우리 선조들도 다르지 않았다. 정약용은 청렴과 함께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을 관료의 덕목중 으뜸으로 삼고 ‘애휼정치’를 강조했다. 앞장서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던 선조들의 희생은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생명력이었다.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누대의 가르침을 실천한 집안, 가산을 모조리 정리하여 독립 운동에 쾌척한 집안이 있었던 것도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한 전통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한 사회변화와 함께 정당한 절차보다 힘에 아부하고 편법을 일삼은 사람들이 쉽게 부와 명예와 권력을 잡았다. 국민은 기본을 지키는데 지도층 인사들은 부패했다는데 한국 사회 부패의 특징이 있다. 지난달 산업정책연구원이 세계은행 등의 연구 자료를 참고로 세계 66개국의 법질서 경쟁력 순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법질서 경쟁령은 ‘일등 시민’이었는데 정치인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한국사회 지도층의 광범위한 부패가 드러난 지금이야말로 지도층의 진정한 참회가 필요한 때다. 국민들은 더 이상 지금과 같은 후진국형 부패를 지켜봐선 안된다. 정부는 진정한 자정노력을 실천함으로 국민의 신뢰와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나라를 바로 세울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나님은 지도자의 잘못된 행위가 얼마나 큰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셨다. 다윗 왕이 하나님의 뜻에 반해 인구조사를 실시함으로 7만여명의 백성이 죽었다(대상 21:14).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많은 왕들이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함으로 이스라엘 전체가 버림받기까지 했다. 예수님을 배척하고 고발하고 백성을 선동하여 십자가에 죽게 한 사람들도 유대 교회의 지도자들이었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무리를 권하여 바라바를 달라 하게 하고 예수를 죽이자 하게 하였더니..백성이 다 대답하여 이르되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마 27:20-25) 지도자의 잘못으로 이스라엘 민족은 2천년을 나라없이 떠돌고 나치에 학살을 당하며 그 피값을 치러야 했다. 무서울만큼 정확한 하나님의 원칙을 피할 길은 없다. 예수님은 자기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상을 보이시고 인류의 지도자의 표상이 되셨다. 그러나 부정한 지도자는 양을 도둑질하고 멸망시킨다.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느니라”(요10:10,11) 우리 사회의 지도층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각자 맡은 영역에서 참 리더의 모습을 다하자. 부모로서, 교사로서, 팀장으로서, CEO로서, 목자로서 맡은 직책에 걸맞는 책임을 다할때 이 나라를 반석위에 세울 수 있다. 부패의 고리를 끊고 누구나 공정한 룰을 통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 우리 국민이 나서서 무너진 이땅의 도덕을 다시 세우므로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나라가 되게 하자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롬 8:6,7)

복음 편집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