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경찰청장,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하겠다 다짐
                                             국민이 행복한 나라, 치안강국 대한민국

 이성한 경찰청장은 취임사에서...
 믿음직한 전국의 경찰가족 여러분
! 그리고 늘 경찰을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새로운 시작이 주는 책임감은, 역시나 큰 것 같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중요한 시기에 국민과 동료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부끄럽지 않은 열여덟 번째 경찰청장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30년 경찰생활의 모든 경험을 녹여 넣어 여러분과 더불어 우리의 치안수준을 한 차원 더 격상시키는데 무한 헌신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경찰관 여러분! 대한민국 경찰이 또 한 번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안팎의 여건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북한의 핵도발 위협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 열 명 가운데 세 명은 우리 사회의 가장 주된 불안요인으로 범죄발생을 꼽고 있습니다.

 흉악범죄와 묻지마 범죄, 사이버 테러의 위협은 현실이 되었고, 위험사회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치안만큼은 자신하던 우리나라가불안 국가로 전락하지 않는가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습니다. 국민의 바람을 충족시켜 드리고, 조직의 참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중요한 책무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치안정책의 패러다임을 보다 확실히, 그리고 세심하게 바꿔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해야 합니다. 국민 안전과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이 범죄와 사고로부터 두려움을 느낀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경찰관이라면 누구나가 안전의 소중함을 내면깊이 새겨야 합니다. 안전 지킴이가 되고, 안전 관리자가 되어야겠습니다.

경찰 동료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치안강국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어렵지만 보람 있는 대장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치안강국은, 범죄와 사고로부터 국민이 마음 놓고 생활하는 행복한 나라입니다. 반칙과 편법이 사라진 법치국가입니다.

인권을 존중하고, 유능하고 깨끗한 경찰관이 국민의 불만과 불편을 정성껏 살피며 봉사하는 따뜻한 국가입니다. 그 중심에, 바로 여러분이 있습니다. 국민들은, 길거리 경찰관의 얼굴에서 정부를 보고 경찰관의 말과 행동을 전부 신뢰의 척도로 삼습니다.

1리터의 깨끗한 물에 오물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마실 수가 없듯이, 99%의 경찰이 정의롭고 청렴해도 1%가 도덕적 해이에 물들면 국민들은 경찰 전체를 불신하게 됩니다. 여러분 각 자가, 추호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와 비장한 각오로 치안책무 완수에 나서주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주민이 공감하는 안심치안을 펼칩시다. 치안의 본질은, 국민중심의 시각에서 국민 한 분 한 분을 안심시켜 드리는데 있습니다. 국민의 요구와 필요를 한 발 앞서 읽어내야 합니다.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서 섬기는 행정이 절실합니다.

우선, 모두의 지혜를 모아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이들 4대 사회악이야말로,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는 핵심적인 위협 요인이자 많은 이를 눈물짓게 하는 해악이기 때문입니다. 한 아이, 한 여성, 한 가정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서라면 경찰의 분발과 함께 온 동네가 하나 되는 공동체 정신도 꽃피워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안전망은 상처 나기 쉬운 피부와 같습니다. 주변 구석구석의 깨진 유리창을 다함께 치워야 합니다. 위험지대를 안전지대로 탈바꿈 시켜야 합니다. 나아가, 주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우리의 열정을 소외된 약자를 향한 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아동, 장애인, 노인, 영세상인, 범죄피해자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위에는 그늘진 곳에서 고통 받는 이웃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치안서비스의 온기가 구석구석 전달될 수 있도록 매사에 정성을 쏟아야겠습니다. 또한,원칙중심의 신뢰치안을 정착시켜 나갑시다.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는 법과 질서를 존중합니다. 법과 질서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행복하고 잘 살기 위한 아름다운 룰(Rule)이자, 서로간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법질서의 사각지대가 남아있습니다.

생활주변과 교통현장에는 습관화된 무질서가 잔존하고 있고,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 비난과 폭행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법규를 준수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킬 때 신뢰가 쌓일 수 있습니다. 신뢰는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무형의 자본입니다. 지속가능한 준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의 자발적? 능동적 참여가 뒤따라야 합니다.

단속일변도의 접근이 아니라 적극적인 설득과 합리적인 법집행으로 법수용도를 끌어 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아울러 법집행에는공정의 가치를 담아내야 합니다. 법적용이 형평성을 상실하면, 국민은 허탈감에 빠지고 경찰을 불신하게 됩니다.

법집행의 대상이 누구이든 정의와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할 때 신뢰치안은 무르익을 것입니다.소통을 바탕으로 창의치안을 구현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치안 문제의 복잡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문제를 낳고, 다양한 변수가 개입되다보니 효과적인 범죄억제 방안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찰도 이제는, 개방, 공유, 협력에 기반한치안 3.0’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깊고 넓은 소통으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칸막이를 없애고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지역사회, 자치단체, 관련부처, 전문가 그룹으로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교류해야 합니다. 빅 데이터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과 IT 산업을 업무에 접목시키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발상도 있어야겠습니다.

나아가 창의치안은, 현장 중심, 수요자 중심의 맞춤치안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치안현장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무쌍합니다. 지역에 따라 치안수요의 편차가 심하고 그 양상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치안에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시간, 지리, 대상, 유형 등 제반 요소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하여 자원배치를 차등화하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이벤트 행정, 막무가내식 경력 배치와 낭비되는 대기시간, 일방적 지시에 매몰된 조직문화, 하나같이 창의치안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동료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각별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자랑스러운 경찰 동료 여러분! 대한민국 경찰이, 다시금 기로에 와 있습니다. 치안강국 도약의 웅대한 비전을 향해힘차게 뛰어야 할 시점입니다. 여건은 무르익고 있습니다. 2만 명의 인력증원과 보수, 수당 현실화 등 숙원과제들이 사상 처음으로 국정과제에 담겨 있습니다. 치안과 경찰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주문도 많습니다. 치열한 개혁과 자정의지, 탄탄한 실력, 내 가족처럼 주민을 돌보는 따뜻한 마음씨, 우리 경찰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모범경찰이 되기를 모두가 열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불안 해소가 경찰의 책무라면여러분의 고충과 애로를 해소하는 건 경찰청장, 바로 저의 몫일 것입니다.

일선 경찰관이 신명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법제도와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맞게 경찰과 검찰의 역할과 권한을 새롭게 정립함으로써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수사구조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경찰 수사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주어진 일에 묵묵히 열중하는 동료가 일한 만큼 평가받고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이를 가로막는 유리천장(Glass Ceiling)1)을 깨뜨리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쓴 소리를 더 크게 듣겠습니다. 예로부터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습니다. 산적한 어려움을 이겨낼 때,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경찰의 꿈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험난한 가시밭길도 힘겨운 사막길도 우리 모두 함께라야 능히 헤쳐갈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다함께 힘 모아 뛰어봅시다.

끝으로, 자살기도 자를 구조하려다 실종된 정옥성 경위, 미군 범행 차량을 추격하다 부상을 입은 임성묵 순경 등 우리의 소중한 동료들이 하루속히 치안현장으로 돌아오기를 소망합니다. 전국 경찰 동료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빌면서,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을 만들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전임 김기용 청장님의 앞날에 축복과 영광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경찰청장 이 성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