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대표 대북통’ 송영선 의원


“남북문제 핵심은 바로 돈…개성공단 즉각 폐쇄해야 금강산 총격 사건과 개성공단 차단은 ‘굉장히 닮았다’ 남북이 언제 대화 했나 대화·신뢰 없이 퍼주기만…”

여의도의 대표적 대북통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 18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녀는 자신이 왜 수많은 대북 전문가들 중에서도 단연 정확도 높은 전망들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북한과 관련한 어떤 민감한 질문들에도 그녀의 답변은 항상 명쾌했다. “이유는 4가지이고, 그중 첫 번째 이유가 60%의 중요성을 갖는다.”, “작년 인민경제 GNP가 총 3천800 억원이야. 약 2억 달러 정도인데, 개성공단 한달월급이 300만 달러나 돼.”, “8천km 어쩌고들 하는데 3600km 거리의 괌, 여기 쏠 가능성이 아주 커.”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빈 메모지 한 묶음뿐이었지만, 인터뷰 내내 구체적 수치들을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하게 쏟아냈다.

한 가지 질문을 하면 10~20분 동안 묻지도 않은 여러 곁가지들을 쳐가며 끊임없이 발언이 쏟아져, 시간 관계상 답변을 막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느라 진땀을 뺐다. 인터뷰라기보다는 흡사 북한 동향이나 전망에 대한 강의 쪽에 가까웠다. 언론에 보도된 다른 전문가들의 주장과 상반된 답변들을 내놓을 때 마다 “글쎄, 내 얘기가 맞아요”라고 말하는 송 의원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대남협박 가장 큰 목적은 북한 내부단속-체제결속 3월20일 이후 서해안 소요 예상.. 방심할 때 도발” 북한이 개성공단 통제와 미사일 발사 등 대남협박을 가속화 하는 이유에 대해 송 의원은 ▲북한 내부단속 ▲미국 길들이기 ▲김정일 절대권력 과시 ▲남남갈등 유발 및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 등 크게 4가지 목적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송 의원은 특히 “내부단속이 60% 정도 비중을 차지할 만큼 제일 중요한 목적”이라며,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국민이나 군부, 당, 정이 볼 때 김정일이 건강악화 등으로 절대적, 신적 존재라는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김정일이 이를 포착해서 ‘잡아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김정일이 대남협박에 적극 나서도 이명박 정부가 일관된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치킨게임’(도로 양쪽에서 두 명이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에 비유하며 “협박해도 이 대통령이 돈 한 푼 안 주니까 김정일이 소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차단-허용 반복,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 3월10일 통행 허용 가장 큰 이유는 월급 300만불 때문”

또 “어떤 사람들은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3월 20일 이후에는 개성공단 인질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 이후에는 서해안에서 소요사태를 만들 것 같다”며 “북한은 항상 모두가 긴장하고 있을 때는 절대 안 한다. 항상 예상을 뒤 엎는다”면서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북한이 지난 9일 처음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이후 차단과 허용을 반복하고 있는데 대해 “북측은 절대 기분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며 ‘오락가락 행보’라는 일각의 분석은 북한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송영선 의원이 지도를 그려 가며 '왜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존뉴스

 지난 9일 통행을 차단했다 하루만에 전면허용 한 이유는 “10일이 개성공단 봉급날이기 때문”이라며 “북한 인민경제 GNP가 3천800억원(약 2억 달러)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개성공단 월급 300만 달러는 엄청나게 큰 돈”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차단-해제 반복, 남북 모두 심각한 상황 당-군부 갈등 통제 불능 또는 김정일 치밀한 계산 개성공단 폐쇄하고 정부가 기업들에게 보상해줘야” 송 의원은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 차단과 해제가 반복되는데 대해 ‘남북 모두에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내며 “실제 김정일의 말이 더 이상 안 먹히고 당과 군부가 헤게모니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정일이 이명박 정부를 자극해 우리가 북쪽에 대해 무력행사를 하거나, 아니면 빌고 들어오는 등의 구체적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송 의원은 이제 북한의 협박을 막을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금강산을 열어 김정일 정권에 돈을 갖다 줄 것이냐 아니면 개성공단을 닫고 금강산에 줄 돈으로 기업들의 손해를 보상해주느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송 의원은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남북한 간 협약이 14개나 있지만, 법은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가 갈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손해를 물어내라고 해봤자 북한은 아무 대답도 없는데, 깡패와 무슨 합의를 하겠냐”고 다른 대책은 무의미 함을 강조했다.

“금강산 총격 사건과 개성공단 차단 ‘굉장히 닮았다’ 당-군부 갈등 때문... 박왕자씨 사망에 북한도 ‘고민’ ‘최대 현금’ 금강산, 북한이 절대 먼저 닫지 않을 것” 개성공단 얘기는 자연스럽게 남한의 최대 대북 현금지원 창구 역할을 하는 금강산 관광 얘기로 옮겨갔다. 송 의원은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이번 개성공단 차단 상황을 ‘당과 군부의 갈등 때문’으로 분석하며 “매우 닮아 있다”고 말했다.

“지금 북한 당과 군부의 갈등이 대단한 상황이에요. 금강산을 지키는 것은 군인인데, 금강산에 들어오는 돈은 아태위원회가 가져가지. 보초 서는 병사는 뱃가죽이 등허리에 딱 붙는데 한국 사람이 와서 흥청망청 쓰는 것 보면 눈이 뒤집히는데 돈은 당이 걷어가니까… 개성공단도 군은 닫으라고 하는데 당은 돈을 챙겨 평양에 보내야 되니까…”

따라서 박왕자씨 피살 사건이 정권 차원에서 치밀하게 계산해 살해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며, 이 사건 이후 북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이지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가는 돈 중 현금 제일 많은 게 금강산인데, 그걸 왜 북한이 먼저 닫겠느냐”고 반문했다.

“광명성 2호는 100% 미사일.. 예정된 날짜에 쏠 가능성 80% 북한이 쏜다면 일본은 반드시 요격에 나설 것... 미국은 안할 듯 8000km 말도 안돼…3600km 떨어진 괌에 쏠 가능성 아주 커” 북한이 4월4~8일 발사하겠다고 밝힌 광명성 2호에 대해 송 의원은 “100% 미사일”이라고 확신하며 “예정된 기간 내에 쏠 가능성이 80% 정도지만, 미국과 흡족한 딜(deal)이 된다면 발사를 미룰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만일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면, 일본은 100% 요격에 나설 것이고 미국은 요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송 의원은 미국이 요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 “미국은 이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북한, 그루지아, 파키스탄… 등등의 문제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고, 요격에 실패하며 우스운 꼴이 된다”는 점을 들었고, 일본에 대해서는 “군사무장 명분 쌓기 등 뚜렷한 목적이 있다”며 요격에 나설 것으로 점쳤다.

송 의원은 “북한이 4월초에 미사일을 쏘지 않는다고 해서 못 쏘는 게 아니며, 앞으로 중요 기념일들이 수두룩하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흡족한 딜을 해 발사를 연기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발사할 광명성2호는 어디를 겨냥하고 있고 실제 얼마나 날아갈까?

송 의원은 “누구는 8천km를 날아갈 것이라는 둥, 또 6천700km가 어쩌고 하는데, 거기까진 안 갈 것 같다”며 “3천600km 거리이고, 특히 미국령인 괌에 쏠 가능성이 아주 클 것 같다”고 예측했다.

“1998년 발사된 광명성1호는 2천400km를 목표로 했다가 1천646km 지점에서 떨어졌는데, 그땐 밑에 노동 위에 스커드였다. 그런데 이번엔 중국 CSS2나 CSS3를 개량한 것 같아서 3천500km는 충분히 나갈 것으로 본다.”

“김정일 뇌출혈 아니라 TIA(일과성 뇌허혈 발작).. 정치 못할 정도는 아냐” 김정일은 작년 8월경 뇌출혈로 인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송 의원은 수술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송 의원은 “2월초에 미국에서 셀리그 해리슨(미 국제정책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을 만났는데, 해리슨이 1월 13~17일 사이 북한을 방문해 국방위 부위원장, 대변인, 외무상 등을 각각 만나서 한 얘기 중 하나가 ‘작년 8월에 김정일은 수술한 적 없다’는 것이었다”고 주장을 뒷받침 했다.

송 의원은 “김정일이 뇌출혈이라기 보다는 TIA(일과성 뇌허혈 발작)로 보이고, 이게 반복돼 건강이 좋진 않다”면서도 “그러나 드러누워 정치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봤다. 작년 김정일 건강악화설 이후 보도된 시찰 사진들에 대해 ‘대부분 가짜’라고 주장했던 송 의원은 “그럼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양호한데, 북한은 왜 가짜 사진을 썼느냐”고 묻자 “북한이 이중으로 속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후계자는 김정운.. 김정일은 2012년까지 물려주려고 해 김정남, 순수혈통 아니고 혁명역량 낮아.. 사업가 스타일” 송 의원은 3남 김정운이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관측하며 “김정일은 김일성이 살아 있다면 100번째 생일이 되는 2012년까지 김정운에게 물려주려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때까지 김정일이 건강하게 살아 있을까? 또 남은 3년간 후계자 수업이 완료될까? 둘 다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송 의원은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자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순수혈통이 아니며 혁명역량도 뛰어나지 않다”면서 “김정남은 버터, 치즈 먹고, 노랑머리, 양주 좋아하고... 완전 사업가 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일이 3남 김정운을 좋아하기 때문에, 장성택이 김정남과 같이 묶이면 자신도 쳐 질까봐 김정운을 후계자로 추천하고 수렴청정 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대의원에 아들들 제외, 가짜 명단 또는 아직 어려서… 김일성 생일(4월 15일) 맞춰 김정운에 한 자리 줄 듯” 북한이 최근 발표한 687명의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아들들의 이름이 모두 빠진 것에 대해 송 의원은 “김정운의 나이가 26세 밖에 안 됐고, 따라서 갑자기 대의원 시키면 군부나 인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으로 관측했다. 또 한편으론, 확률은 낮지만 대의원 명단이 ‘가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김일성이 1972년 ‘김정일이 후계자’라고 얘기했지만, 1980년이 돼서야 ‘후계자 훈련이 됐다’고 했고, 그때 김정일 나이가 40세 가까워서 처음 대의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김정일 3기 체제가 출범하는 4월15일에 김정운한테 자리를 하나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 정, 군을 다 장악해야 하는데, 당 먼저 장악하면 쉽지만 군부터 하고 당에 서서히 침투해 자리를 높여가는 식으로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핵개방3000 좋은 정책이지만 구체성 결여.. 단계적 방안 내놔야” 우리 정부는 비핵개방3000 정책을 근간으로 끊임없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송 의원은 비핵개방3000이 ▲‘비핵’을 북한에 요구하고 ▲개방을 유도하며 ▲3000달러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자유시장체제를 북한에 가르쳐서 북한이 일어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핵의 범위와 정의를 구체화시키지 않는 등 구체적 단계가 너무 애매모호 하다”고 지적하며 “핵 동결, 불능화, 폐쇄, 포기, 폐기가 모두 ‘비핵’에 포함되니까 모호하게 하지 말고 예를 들어 ‘불능화 하면 1년에 기름 50만톤 지원’처럼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이 언제 대화한 적 있나? 대화도 신뢰도 없이 일방적 퍼주기만…” 신뢰도 대화도 없이 꼬여만 가는 남북관계. 뭔가 해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이번에도 “방법은 한 가지 뿐”이라는 명확한 답변이 돌아왔다. 송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10.4 선언을 조건 없이 이행하겠다고 하고, 금강산 열어서 현금 주겠다고 하면 김정일이 ‘역시 남조선 지도자는 통 큰 정치를 한다’고 할 것”이라며 “문제는 돈인데 MB는 돈 줄 생각이 없으니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남과 북이 한 번도 대화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남북대화 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린 북한과 대화한 적 한 번도 없어. 우리가 일방적으로 갖다 주고 북한이 받고 해서 관계가 유지됐지, 남북간 대화도 신뢰도 없었어요. 밥 사주면 헤헤헤 안사주면 깡패짓 그 관계였지. 이 상태로 있는 게 뭐가 불편해요. 대화재개라는 게 원래부터 대화는 없고 갖다 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거다. 어렵지만, 냉전상태지만 견뎌야 하는거다. 국회의원 장관들 다 웃기는 립서비스만 하고 있는거다. 둘 중 하나야. 이혼하든지 참고 살든지. 월급봉투째 마누라 갖다 주고, 꼬라지 보기 싫지만 같이 살든지 아니면 이혼하든지...”

이렇게 정신없이 한시간여 동안 손짓 발짓과 함께 입에 거품을 물어가며 열변을 토하던 송 의원은 인터뷰를 다 끝내고 나서야 ‘과격한 언행’(?)에 대해 걱정하며 슬그머니 말끝을 흐렸다. “너무 좀 그렇게 말고.. 사진 좀 예쁘게 나온 걸로 써줘요. 만날 보면...”

엄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