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인들 예수 믿지만, 예수처럼 살기는 싫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고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는 점차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가 비판을 받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독교인들의 분리된 삶과 신앙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기독교자교수협의회 포럼에서 한국교회가 믿음만을 말할 뿐, 삶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현대 한국 개신교인들의 신앙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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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자교수협의회가 16일 기독교회관에서 '두 번째 종교개혁은 가능한가?'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뉴스미션

 한국기독교자교수협의회, 종교개혁 포럼 개최
한국기독교자교수협의회가 16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두 번째 종교개혁은 가능한가?’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특별히 이날 포럼에서 한국 개신교의 신앙양식의 허와 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한인철 교수(연세대)는 한국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가 신앙과 삶의 분리임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지난 5년 간 개신교 교회를 방문해 보니 한국교회의 신앙은 니케아 신앙과 사영리, 천당신앙이 묘한 결합을 이루고 있음을 알았다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예수는 믿되 예수를 살지 않는기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개신교인들은 기독교인이 근본적으로 예수처럼 살 수 없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니케아 신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예수는 인간과 달리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지만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라고 믿어 예수처럼 살기를 처음부터 체념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독교인은 굳이 예수처럼 살 필요도 없다고 믿는다예수가 우리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 대신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모든 죄가 용서된 마당에 굳이 예수처럼 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예수의 삶을 재현하지 못하는 자신을 정당화, 합리화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독교인은 예수처럼 살려고 해서도 안된다고 믿는다하나님인 예수처럼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하나님이 될 수 있거나 한 양 행동하는 교만한 태도라는 것이다. 이는 행함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율법적인 신앙과 같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삶을 재현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예수는 믿되, 예수처럼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 믿고 구원 받고 천당 가는 것은 좋지만, 예수처럼 사는 것은 싫다는 말이라며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삶의 방식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데 그것은 기독교인조차 원하는 바가 아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의 신앙 심리 이면에는 이와 같은 인간적인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개혁의 한계 극복하고, 정신 계승해야
한국의 개신교는 교파를 무론하고 루터의 종교개혁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에, 한국 개신교 신앙의 부정적인 측면 역시 루터의 종교개혁 사상과 어느 정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발제자들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교리에만 한정돼 삶과 사회 개혁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였음을 지적했다.

한인철 교수는 루터 신학의 허점은 존재와 행위를 분리시킴에 있었다이에 따르면 하나님과 하나인 존재가 되는 것과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행위는 엄밀히 말해 별개의 문제다. 사랑을 베푸는 행위가 아직 없더라도, 하나님과 하나인 존재가 되는 것은 그것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루터가 존재와 행위를 분리시킴으로써 존재와 행위 사이에 시간적 거리를 허용하게 된다예수 믿고 하나님과 하나된 존재가 된 이후, 죽을 때까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 경우, 이 시간적 거리는 예수처럼 사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기독교인들에게 숨을 공간을 마련해주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류장현 교수(한신대 조직신학)는 루터의 신학 개혁이 매우 보수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루터의 개혁은 교리 개혁에 머물렀다. 혁명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신학적 일이 되었고 사회 개혁을 동반하지 않은 종교개혁에만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경건주의자들은 교회 개혁과 생활 개혁을 동시에 실현하는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경건주의 운동을 제2의 종교개혁과 일치시켰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의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다한국교회 과제는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적 주장을 교리화해 신앙의 절대규범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종교개혁의 한계를 극복하고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저항’”이라며 교회는 모든삶의 영역에서 이 저항 정신을 실현해야 한다그것이 미완의 혁명으로 끝난 종교개혁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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