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내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라 


 
코골이가 단순 잠버릇이 아닌 ‘수면 장애’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코골이는 잠을 자면서 10초 이상씩 숨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면 무호흡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장병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 시간에 졸림 현상이 나타나 업무 능력 저하, 졸음 운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을 개선시켜 주는 다양한 치료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교수는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코골이 정도와 원인, 문제를 유발하는 부위 등을 정확히 진단한 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순 코골이, 경증 수면 무호흡증엔 절제 수술 및 임플란트 삽입=긴 목젖이나 늘어진 연구개(입천장에서 비교적 부드러운 뒷쪽 부위)가 기도를 막아 코골이를 유발할 땐 외과수술로 연구개와 목젖을 일부 잘라내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근래 레이저로 잘라내는 방법이 도입돼 보다 간편해졌지만. 단순 코골이에만 적용된다. 단순 코골이이거나 경증의 수면 무호흡증인 경우 코골이 임플란트도 많이 쓰인다. 임플란트는 기능을 잃은 신체 조직을 대체해 주는 인공 삽입물을 말한다. 코골이 임플란트는 폴리에스테르 천으로 싸인 3개의 가는 실을 연구개 시작점에 우산살처럼 삽입해 늘어진 근육을 팽팽하게 당겨주는 원리다. 수술은 국소 마취로 20여분 만에 끝나며 후유증이나 불편감이 없어 바쁜 직장인들에게 적용하기 좋다. 하지만 이 수술은 중증의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진다. 숨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어린이들은 대부분 편도나 아데노이드(코 편도)가 비대해져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을 유발하는데, 이런 경우 비대해진 조직을 수술로 제거해야 90% 이상 개선된다. 고 설명했다.

◇숨 자주 멈추는 심각한 코골이엔 양압기 치료=코골이와 심한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한 경우. 비수술적인 양압기 치료가 주로 이용된다. 작은 펌프가 달린 특수 마스크를 코에 쓰고 자는데. 여기서 나오는 공기의 압력으로 기도가 막히는 부위를 열어주어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장치다. 특히 비만 때문에 생긴 중증 수면 무호흡증으로 사망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반드시 이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양압기 치료는 6개월 정도 병원의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인공 호흡기처럼 생긴 마스크를 얼굴에 대고 잠을 자야 하므로 불편한 점은 있다.

◇턱이 작거나 무턱이 원인일 땐 구강내 장치=잘 때 구강 구조에 맞게 제작된 장치(마우스 가드)를 착용해 코골이를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원리는 구강내 장치가 혀와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줌으로써 충분한 공기 통로를 확보해 주는 것이다뷐 아래턱이 작고 뒤로 밀려 있는 사람은 누웠을 때 기도로 공기 순환이 어렵기 때문에, 이들에게 적당하다. 구강내 장치는 치아 구조에 맞게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치과 영역에서 많이 시술된다. 목동 서울탑치과 이호림 원장은 “예전엔 아래, 위 치아에 끼우는 장치가 함께 묶여져 장착 기간 동안 턱을 전혀 움직일 수 없어 턱관절에 무리를 줬지만, 최근엔 아래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가 새로 도입돼 이런 불편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자세성 코골이엔 수면 조끼=수면 조끼는 잘 때 조끼처럼 입고 자면 일정시간 간격으로 환자의 자세 변화를 유도해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을 개선시킨다. 좌우 양측에 에어 챔버가 달려 있어 공기 주입 여부에 따라 조끼가 부풀어 환자가 자연스럽게 자세를 바꾸게 된다. 타이머가 부착돼 있어 잠든 이 후에 작동하도록 조정 가능하며 좌우 팽창하는 주기 역시 환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고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이 체위 의존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수면 조끼를 착용한 경우 착용 전에 비해 무호흡과 저호흡 증상이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