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부모사랑 나눔에
                                                  늦깎이 대학생이 된 권용현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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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전북사회복지 졸업

저희는 여생을 농촌이나 시골에서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되어주고 사랑으로 양육하는 일에 바치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이 세상 속에서 크리스천 리더로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세워주는 일에 작은 도구로 쓰임 받고 싶습니다.”

10일 오전 11시 전북 완주군 상관면 한일장신대(총장 정장복)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와 함께 전북사회복지협회장상을 받은 권용현(57·사회복지학부)씨가 밝힌 졸업 소감이다. 그는 오랜 이민생활을 정리하고 남은 인생을 사회복지에 헌신하기 위해 뒤늦게 학교를 다닌 만학도다.

권씨 가족은 24년 전 가정형편이 어려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건축현장 노동, 세탁소 운영, 우체국 근무 등 온갖 고된 일을 했다. 차츰 생활이 안정되었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 부부는 언제부턴가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고국의 부모 없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살자는 결론을 내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느낀 강렬한 사명이었다. 부부는 하나님앞에 함께 서원했다. 두 딸이 독립할 나이가 되면 받은 사명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노라고. 그리고 때가 되자 부부는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5년 전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권씨는 2006년 한일장신대에 입학했다. 미국에 있을 때 칼빈 연구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던 한일장신대 배경식(신학부) 교수와의 인연이 계기였다. 배 교수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부부는 이에 따랐다.

권씨는 한일장신대에서 사회복지학과 기독교상담학을, 부인 유진경(60)씨는 전주비전대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했다. 유씨는 하루 전인 9일 졸업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전북지역대학 졸업예정자 중 우수 학생에게 전북사회복지협회가 수여하는 모범 예비사회복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부는 재학 중 전주 예랑유치원에서 유아체육교사로 생태교육과 체육, 영어를 4년간 가르쳤다. 또 자전거동아리 크로스 바이크(Cross Bike)’ 회원으로 자전거 이용홍보와 자전거 무상수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여름방학때는 미국 전역에서 모인 교포 청년들의 봉사단체인 예스대디(Yes Dady)’ 회원들과 함께 한국 보육원에서 2주간 영어캠프를 열며 봉사활동도 벌였다. 졸업 후 그룹홈을 운영하기 위해 완주군 구이면에 새 보금자리도 마련했다.“이민가기 전까지 서울에서 살았지만 이곳에 5년 동안 살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북지역이 많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 농촌교회 유년주일학교를 섬기면서 이곳이 바로 저희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부부는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주려고 시청과 군청을 찾아다니며 절차와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예산문제로 당장 시작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2~3명의 위탁양육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권씨는우리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경험해서 다른 이들에게 그 사랑을 다시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우리가 기다리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