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지도자들 국회대치 상태의 현 시국에 대한 긴급성명 발표
 시국상황에 대한 기독교 지도자 긴급성명

그러나 새해를 맞는 우리국민의 마음은 어둡기 그지없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위기가 새해에는 우리국민에게 더욱 큰 시련을 줄 것으로 예견되어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난국을 잘 헤쳐가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극한적인 대치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개혁을 꾸준히 밀고 나가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대 국민 설득이 있어야 하고 야당의 동의도 상당 부분 얻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충분한 준비와 설득 없이 한나라당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국에 대처한다면 우리는 이를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FTA 자유무역협정은 지난 노무현정권이 추진해 온 사안일 뿐만 아니라, 한미FTA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불만을 가질 정도로 한국에게 유리한 협정입니다. 그렇다면 FTA는 국회가 당연히 승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여당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한다면 국회승인이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한나라당이 추진하려는 방송관련법도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고 기업의 방송참여가 당연시되는 세계적 추세에서 볼 때 바른 개혁방향인 것도 사실입니다. 또 지난번 광우병 촛불시위 때 보여진 바와 같이 그동안 공중파 방송은 편파적인 점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점은 반드시 시정되어 방송이 균형감각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이 점을 잘 모른 채로 방송개혁을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로 이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상화 과정도 국민설득과 병행하여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방송에 참여하여 방송의 판도가 바뀌었을 때 방송이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공영방송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등의 염려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은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법개정 작업을 진행시켜 주기 바랍니다. 야당도 국회점거를 풀어 여야가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법안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홍보하는 시간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이 시점에 국회가 물리적인 힘 대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크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부디 국회가 적법한 절차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우리국민에게 근심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2009년 1월 2일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김준곤 목사(CCC총재), 정진경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NCCK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 박종순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전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전 예장 통합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