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상담원리 ① 변화
 학교생활에 무관심한 L군

고등학교 교사시절에 있었던 경험이다. 고교 2년생인 L군은 교내에서는 알려진 인물이다. 지각, 조퇴가 무상하고, 저녁 자습시간에 나가 술 한잔 하고 들어와서 조용히 공부하는 학생을 방해하는 일, 집단 패싸움에 중심에 서 있는 경우 등등, 그야말로 ‘문제아’였다. 이 학생을 고3에서 내가 담임을 하게 되었다. 여러 날 이 학생과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궁리하다가 마주하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3학년이 되어 처음 만나게 될 때, 대학진학문제가 중심이 되기 마련이다. 이 학생은 담임에게서 대학을 포기하고 학교 출석이나 잘 해서 졸업이나 하라는 말을 들을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이 학생과의 만남에서 대학에 가기위한 학습계획이며, 학습방법까지 그리고 지금까지 충실하게 못했던 미진한 부분의 복습계획까지 상세하게 상담을 했다.

L군은 이런 상담내용이 자기를 신뢰하는 것으로 믿게 되어 그 고마움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1년간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애석하게도 대학에 진학은 못했다. 그러나 후회없는 한해를 보내게 됐다고 졸업식 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어른들이 ‘문제아’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을 만나 대화를 해 보면 따뜻한 마음과 외로움을 가진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청소년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요, 학교에서는 친구요, 사회에서는 환경 그리고 청소년 자신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 부모들이 자기가 자식에 대해 제일 많이 알고 있다고 반문하겠지만 정말 얼마만큼 알고 있으며, 어디까지 이해하는지 묻고 싶다.

청소년은 젊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 이 변화의 첫 걸음은 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 가정들이 청소년을 신뢰하고 대화를 나눌 때 그들은 건전하게 성장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자. 그들을 신뢰하자. 그들을 격려하자. 그들을 인정해 주자. 어떤 청소년들이라 해도 잘 관찰하면 칭찬할 구석이 있고, 인정할 만한 재능이 있다. 특별한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차이성을 찾아 키우자. 평범한 것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며 칭찬해 줄 때. 그들의 미래는 더 좋게 변화 할 것이다.

성경 요한복음 3장(1절-21절 참조)에 예수님께 찾아온 유대인 관원인 니고데모를 만나 상담하는 과정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니고데모와의 대화를 통해 참 구원의 길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대화과정을 보면,

① 예수님은 니고데모의 통찰력과 학식을 훨씬 능가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상담을 했으며

② 예수님은 새로운 시각에서 믿음을 알게 하고 새로운 인식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상담 했고

③ 상담의 핵심은 거듭남(중생:衆生)에 있었다.

예수님은 니고데모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지성에서 출발하여 그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믿음의 새로운 관점으로 이끌었으며, 니고데모의 삶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어 주셨고, 그 전환점은 니고데모를 새로운 삶으로 몰입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즉 니고데모와의 상담은 변화를 가져왔다. 행동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면서 인격이 성숙되어 갈 것이다.

 

백석문화대학 조 영 길 교수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