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작성일[2008/05/05 10:51:59]    
성령강림절을 기억하십니까?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이 달에는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 교사주일 등이 연이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기념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기념일이 5월 중에 있다. 그것은 바로 성령강림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많은 교회들이 이 절기를 예사롭게 지내고 있다. 심지어 성령강림절이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한 채 지나는 교회들도 있다.

왜 이 놀랍고 귀중한 구속의 역사가 이렇게도 소홀히 되고 있을까? 이것부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이 절기를 소홀히 함으로써 우리가 참으로 풍성하고 충만한 은혜를 간과해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수적인 기독교인의 많은 숫자가 뜨거운 열정과 충만한 기쁨, 그리고 확신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교회가 성령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앙고백을 갖지 못하고, 그의 영광과 권세에 합당한 자리를 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구약시대의 3대 절기는 유월절과 맥추절 그리고 수장절이다(출23:14-16). 이 절기들은 연속성을 가진 절기들이며 일련의 구속역사다. 곧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에 대한 예표다.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지켰던 이 절기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 곧 유월절은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성취되었고, 오순절은 성령강림으로 그 실체가 드러났으며, 수장절(추수감사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될 것이다. 우리는 성취된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 가운데서 이 절기들의 의미와 영광을 더욱 구체적으로 발견하며 또 이 축제들에서 복음의 풍성함을 다시 보는 것이다.

구약의 3대 절기 중에서 성령강림절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절기는 맥추절이다. 이 절기는 칠칠절 혹은 오순절이라고도 부른다. 맥추절이란 보리와 밀을 추수하는 절기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칠칠절이나 오순절이란 명칭은 유월절과의 관계에서 붙여진 이름들이다. 곧 유월절로부터 일곱이레 동안 지키는 절기라는 의미에서, 또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절기라고 해서 각각 붙여진 이름이다.

또 이 절기는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로 불리어졌다(출23:16, 34:22, 레23:17, 민28:26). 오순절은 하루 동안 지켰으나 - 유월절과 수장절은 7일 동안 지켰다 - 칠칠절이라는 이름에 나타나는 대로 이 절기의 기간은 사실상 일곱 이레 동안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이 절기는 초실절로부터 시작한다(레23:9-14). 초실절은 유월절이 지난 첫 안식일 이튼 날(레23:11, 16)로, 이 날에 첫 이삭 한 단을 요제로 하나님께 드렸다. 이 초실절로부터 일곱 이레를 지나면 칠칠절 곧 오순절이다. 그리고 오순절에는 새 밀가루로 만든 떡 두 덩이를 요제로 드리는 "새 소제"(레23:16)가 거행되었다.

특기할 것은 새 소제로 드려진 떡에는 누룩을 넣었다는 사실이다(레23:17). 본래 소제물에는 누룩을 넣지 못하도록 되어있다(레2:11). 그러나 오순절에 드리는 새 소제에는 누룩을 넣도록 했는데, 이것은 예수님의 천국비유 곧 "가루 서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는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이는 성령강림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드려지는 교회를 예표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교하게 세워진 구약의 절기들과 성취된 그리스도의 사역을 본다. 유월절에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초실절에 부활하셨다. 그리고 일곱 이레가 지난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초실절에 드려진 첫 열매였으며(고전15:20), 오순절에 바쳐진 떡은 성령강림으로 말미암아 설립된 신약시대의 교회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40일 동안 이 땅에 계시며 그의 부활을 증거하시다가 승천하셨다.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행1:4)고 하셨다. 이 말씀대로 순종하여 전심으로 기도하던 사도들과 120여명의 성도들이 주께서 승천하신 후 열흘째 되던 날 곧 오순절(맥추절)에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다. 그리고 이 날이 성령강림절이 되었다.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1-4)

(코 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