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재앙의 서해바다를 살리려면
작성일[2008/02/10 14:20:30]    

 기름재앙의 서해바다를 살리려면

만리포는 서해안의 많은 해수욕장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친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서 여름피서지로 최고다. 이곳을 찾는
시인묵객들도 청정한 바다라고 글을 쓴다.

필자는 어렸을 적에 서산에서 만리포까지 걸어서 갔다. 수영을 하고
싶어서다. 팔봉산 샛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너시간이 족히 걸린다.
늦은 오후까지 실컨 수영을 하다가 한밤중에 돌아오곤 했다. 그래도
얼마나 신이 났는지, 다음날에도 또 갔었다.

만리포에 기름이 덮친것은 작년 12월7일이다. 오전 7시 15분경에 크레인선과
유조선이 충돌하면서 1만 500톤이란 어마한 기름이 유출되었다. 바로 만리포
앞바다에서 일어난 재앙의 시초인 것이다. 재앙이란 말에 누가 이의를 달 수 없을 정도로 시커먼 기름덩어리가 파도처럼 만리포로 들이 닥쳤다. 그 광경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담한 기분을 갖게 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만리포에 살고 있는 현지인이나, 관광온 사람들도 처참한 바다를 바라보면서
발만 동동 거렸다. 저걸 어쩌나,, 저걸 어쩌나,, 누구 입에서 나왔는지, 재앙이란
말이 흘러 나오고 경찰서에 전화하는 사람, 친구에게, 혹은 119에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더욱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기름덩어리는 마치 대치한 적을 뚫고 뭍을 점령하려는지, 끝없이 밀려 들어왔다.
여기저기 백사장을 잠식하고는 점점 시커먼 기름으로 만리포를 초토화 시켰다.
얼마전에는 북서풍에 편승되어 남해안으로 도발을 했고, 제주도에 까지 기름 일부가 발견될 정도로 심각한 재앙이었다.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13년만에 다시 보는 기름유출 사고였다. 그러나 규모를 보면 이번 사고가 서너배는 넘는 기름사고며 재앙인 것이다. 어떤이는 회복하기까지 15년은 걸린다고 하고, 어떤 자연전문가는 20년은 걸려야 생태가 복원될 것이란 비관적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사고가 난 지, 2개월이 지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적을 보게 된다.
100만명이란 엄청난 인적자원봉사자들이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피땀어린 기름제거 작업에 서해바다가 조금씩 달라진 것이다. 언론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찬사를 보냈고, 비록 부추기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손길들이 필요했다.

이제는 책임과 규명 그리고는 보상을 정확하게 할때다.
뜨뜨미지근하게 겉모습만 가지고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은 사고의 상황을 살펴보자. 충돌한 크레인선은 삼성물산 소유다. 인천대교를 만드는데 삼성중공업에 임대를 해줬다. 그리고는 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유조선[현대오일뱅크]을 들이 받은 것이다.


어찌 보면 다중적 책임이면서 직간접적인 사고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추후 책임규명을 하자면 삼성이나 현대를 직접적인 책임으로 몰아가기 어려움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좀 더 살펴보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현대오일뱅크, 유조선사 등, 다소 복잡하고 얼키고 설킨 책임추궁에 난항이 있을 수가 있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당장의 생계에 어려운 피해어민들, 주변인들에게 정부가 선보상과 생계유지를 위한 중요한 일들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가해 기업이 확정이 되면 구상권을 청구하면 된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책임을 물을 때, 무한책임으로 강제해야할 것이다. 완전한 복구와 완전한 보상이 그나마 피해지역인들에게 다시 살아갈 희망을 갖게할 것이다. 앞으로 지켜볼 것이다.

지금 현지인들은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벌써 현지인 세사람이 자살을 했다. 얼마나 삶이 고통스러우면 자신의 생명을
버릴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이에 정부는 차후 이러한 재난에 대한 완벽하고 신속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과학적인 방제시스템을 갖춰야 만이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생태복원 노하우와 장기적 관리체제 등, 친환경적 에너지 정책과 사회구조의 대변환이 있어야 한다.

언제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무슨 사고가 나면 국민동원이란 원시적 방법이 아닌 체계적이고 안전한 그리고는 완벽한 준비만이 미래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피해주민들이 새희망을 갖고 살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지저스 타임지  논설위원 최 장 희